그동안 추상적으로만 여겨왔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실체가 2022년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보이는 등 대변화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혁신의 일상화가 필수요소가 되었다.
그룹 경영 전반에 나선 ‘50대’
각 그룹은 최고 경영진 자리에 50대 경영진을 대거 자리에 앉혔다. 삼성, SK, LG, 롯데, 한화, GS, 현대중공업, 신세계 등의 그룹에서 승진한 51명의 대표 가운데 45명(88%)이 50대 젊은피다. 이는 새로운 총수들이 그룹 경영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2018년을 전후로 재계는 3~4세 총수가 경영권을 잡았다. 총수 부임 당시 첫 인사는 신구의 원활한 연결을 위해 필요한 분야에서만 새로운 인물을 교체하는 좁은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이번 인사는 각 총수가 그리는 미래를 간접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단다는 점에서, 향후 5~10년간 그룹 경영의 중심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경영진과 임원진의 평균 연령을 낮추 것으로 해석된다.
10대 그룹 가운데 가장 젊은 피가 많이 등용된 그룹은 SK와 롯데로 집계됐다.
SK그룹은 9명의 대표 인사를 단행했으며 경영진의 평균 나이는 55.4세를 기록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51)부터 최재원 SK온 대표(58)에 이르기까지 모두 50대로 구성된 독특한 인사를 선뵀다.
롯데그룹 역시 11명의 대표를 선임했으며 50대로만 인사를 꾸렸다. 경영진의 평균 나이는 55세다. 이재옥 롯데GFR 대표(51)부터 김용석 롯데정밀화학 대표(59)까지 빈틈없는 라인업을 갖췄다.
삼성은 평균 나이가 57세였다. 삼성전자의 경우 한종희 CE부문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해 세트 부문을 이끌고, 삼성전기의 경계한 사장이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DS부문장으로 영전하며‘50대 투톱 체제’를 이뤘다.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는 54세로 가장 젊었다.
한화는 사장 승진자 6명 중 5명이 57세였다. 신임 대표 연령이 가장 높은 곳은 LG로 59세다. 현대중공업그룹은 30대 정기선 사장이 현대중공업지주·한국조선해양 대표로 선임되면서 평균나이가 57세로 집계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역대 최다인 203명의 임원 승진을 냈으나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사장단 인사는 실시하지 않았다.
전략·기술통이 경영키 잡아
51명의 승진 인사 가운데 전략 부문 전문가는 23명, 기술 부문 전문가는 11명이 차지했다. 경영진의 66.6%가 전략·기술통이 등용된 것이다.
특별한 전략과 기술 없이는 혁신을 창출해내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10대 그룹은 적극적인 혁신을 이뤄내기 위해 이 같은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22년부터 성장에 방점을 둔 공격경영을 추진할 것임을 의미한다.
특히 SK그룹은 가장 많은 전략통을 대표로 선임에 눈길을 끌었다. 9명의 대표 가운데 7명이 전략 부문 전문가다.
기술 전문가를 가장 많이 등용한 그룹은 현대중공업그룹이다.
정 대표를 포함한 7명의 대표 가운데 기술 부문 전문가는 5명이다. 사실상 고도의 기술 부문 전문가들이 현대중공업그룹을 이끈다고 볼 수 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올해 연말 대기업 인사의 특징은 삼성, LG 등 경영승계가 이뤄진 기업을 중심으로 세대교체 바람이 거셌다는 점”이라면서 “신사업을 위해 외부 영입이 늘어난 것도 눈여겨볼 점”이라고 말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