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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걸림돌 치우니 장애물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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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걸림돌 치우니 장애물 여전…"

입국 시 유전자 증폭(PCR) 검사 대신 신속항원검사(RAT)가 인정
환율과 유류할증료, 여행 중 코로나 감염 우려에 대한 부담 여전

미국 수도 워싱턴을 관광하는 해외여행객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수도 워싱턴을 관광하는 해외여행객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정부의 방역 규제 완화로 해외여행의 부담이 줄어 해외여행의 빗장이 풀린 분위기다. 그러나 아직 장애물은 남아있는것으로 보인다.

16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오는 23일부터 해외에서 입국 시 유전자 증폭(PCR) 음성확인서와 신속항원검사(RAT) 음성확인서 제출을 병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외여행 비용과 시간의 걸림돌이었던 입국 시 유전자 증폭(PCR) 검사 대신 신속항원검사(RAT)가 인정된다.
현재 모든 입국자는 출발 전 음성을 확인받아야 한다. 원래 이틀 전(48시간 이내) PCR을 받은 뒤 음성 확인서를 내야 했는데 23일부터는 하루 전(24시간 이내)에 받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결과도 인정해준다.

여행객들은 검사 비용이 15만원 가량인 PCR 대신 5000원인 신속항원 검사를 받을 수 있어 비용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게 됐다. 다만 일본과 인도네시아 등 신속항원검사를 하지 않거나, 하기 쉽지 않은 일부 국가에서는 부득이하게 PCR을 받아야 한다.

내달 1일부터는 입국 6~7일차 신속항원검사까지 의무에서 권고로 바뀐다. 현재는 귀국 시 ▲입국 전 48시간 이내 PCR 검사 ▲입국 1일 이내 PCR 검사 ▲입국 6~7일차 신속항원검사 등 3차례 검사를 거쳐야 한다. 내달 1일부터 입국 1일 이내 PCR 검사 의무는 '3일 이내'로 변경된다. 결국, 해외에서의 입국 전후로 각 1회씩 총2회만 검사하면 된다.

최근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면서 여행수요가 늘었지만 현지 PCR 음성확인 비용이 문제였다. 영국, 태국, 독일, 싱가포르 등 주요 국가들이 입국시 PCR 면제를 택했지만, 우리는 입국 시 여전히 음성확인서를 요구했다.

항공사들의 국제선 운항 확대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정부는 국제선 운항을 이달 주 532회에서 다음 달 주 762회로 230회 늘릴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샌프란시스코 ▲벤쿠버 ▲런던 ▲암스테르담 ▲프랑크푸르트 ▲울란바타르 등의 노선을 증편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운항이 중단됐던 김포~하네다 노선뿐 아니라 동남아 휴양지 노선의 운항 재개도 검토하고 있다. 이달 19일부터는 인천~세부 노선을 주 2회 운항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국제선 여객 감소에 따라 좌석을 제거해 화물기로 운영하던 화물전용 여객기도 다시 여객 운항에 투입한다. 이달 초 화물전용 여객기 1대에 다시 좌석을 장착한 데 이어 16대의 화물전용 여객기 중 6대를 순차적으로 여객기로 전환한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 로마, 파리 노선의 운항을 재개한다. 김포~하네다 노선 역시 운항을 검토 중이다.

티웨이항공은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호찌민, 방콕, 다낭 노선의 운항을 재개한다. 싱가포르 노선에도 신규 취항할 예정이다.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괌, 사이판 노선에 대해서도 다음 달 증편을 준비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다음 달 제주~방콕, 부산~싱가포르 노선의 운항을 재개하고 인천~방콕, 세부, 마닐라 노선은 증편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계획 단계여서 실제 운항 일정은 변경될 수 있다"면서 "국제선 운항이 크게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한,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의 해외여행이 조금은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큰 걸림돌 중 하나였던 미접종 자녀의 격리 면제 요건이 완화됐다.

부모가 접종을 완료했더라도 미접종 자녀의 경우 만 6세를 넘지 않아야 격리가 면제됐는데 정부가 최근 이 기준을 만 12세 미만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항공업계는 어린이 격리 면제 기준이 완화됨에 따라 가족 단위의 여행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의 코로나19 규제 완화로 최근 빗장이 조금씩 풀리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장애물은 남아 있다.

최근 해외여행 수요 급증으로 여객 좌석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항공권 가격이 급등했다.

여름 성수기 런던, 파리 등의 왕복 항공권 가격은 2019년 150만~200만원에서 현재 220만~350만원까지 50%이상 올랐다. 일본과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 역시 2019년 대비 2배가량 올랐다.

환율과 유류할증료 상승, 그리고 해외여행 도중 코로나 감염 우려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해외 여행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평소보다 두배는 비싼 항공권과 치솟은 환율은 여행객들의 발길을 망설이게 하고 있다.

해외여행을 계획했던 박모씨는 글로벌이코노믹과의 인터뷰에서 "해외입국자 자가격리면제와 해외 입국의 길이 열려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생각했지만, 평소보다 항공권 값이 너무 비싸다"며 "달러 환율과 국제 유가등을 고려해 좀더 생각해보기로 했다"고 말해 해외여행 비용에 대한 부담은 아직 남아있는 모양세다.

이런 이유로 아직까지는 제주도를 선택하는 여행객이 많다. 제주도 여행의 경우 최근 90%까지 비행편 예매율이 회복됐다.

항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음성 증명서를 요구하지 않는 것이 글로벌 추세인 만큼 향후 검사 의무화 자체를 폐지할 필요가 있다"며 "현행 오후 8시부터 오전 5시까지 운항이 제한되는 인천공항의 '커퓨'도 해제해야 국제선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제선 수요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방역 규제가 완화되면서 최근 좌석 공급 부족으로 급등한 항공권 가격이 안정화될지 주목된다.


최연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yd52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