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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게 치솟는 항공티켓…"비싸서 못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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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게 치솟는 항공티켓…"비싸서 못가겠다"

항공사 "폭증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너무 적어, 편수늘려줘야..."
국토부 "올해 연말까지 코로나 이전의 50% 수준까지 회복할 것"
업계 "운항 횟수 정상화 수준 이전까지는 고운임은 지속될 것"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이용객들이 출국 수속을 밟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이용객들이 출국 수속을 밟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최근 억눌렀던 여행, 비즈니스 출장 수요가 폭발하면서 최근 항공권 가격은 무섭게 치솟았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인천에서 출발해 미국 동부로 가는 경우 국적기인 대한항공, 아시아나의 이코노미를 기준 인천에서 왕복 항공권 가격이 약 300만원 대에 육박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해 두배 가까운 수준이다.
인천에서 하와이로 향하는 왕복 항공권은 70만~80만원에서 150만~190만원으로, 방콕 항공권은 50만원에서 90만~100만원으로 올랐다.

항공권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방역조치가 완화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여행, 비즈니스 출장 수요가 폭발한데다 팬데믹 기간 줄어든 항공편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티켓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국토교통부 항공 포털 실시간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국제선 공급 좌석은 총 65만186석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만8129석에 비해 약 265%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월 738만9048석과 비교하면 10%를 밑도는 수준이다.

국토부는 올해 연말까지 국제선 운항 규모를 2019년의 50% 수준까지 회복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공급 회복 속도가 너무 더디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수급 불균형의 원인은 이착륙 제한 횟수다. 인천공항의 경우 지난 2년여간 시간당 항공기 도착 편수가 10편으로 제한됐고 5월부터 20편으로 늘어난 상태다. 그러나 코로나19 이전 시간당 40편에 비하면 절반에 불과하다. 정부는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야간 비행 역시 여전히 제한하고 있다.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항공기 운항을 제한하는 ‘커퓨’ 조치 역시 계속되고 있다. 방역 당국은 검역 인력 부족 등으로 커퓨를 해제할 경우 검역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고공행진하는 유류비 역시 항공권 가격 상승의 원인이다. 유류할증료가 오르기도 했지만, 항공사들이 지는 유류비 부담 역시 항공권 가격 상승을 부르는 요인이다. 공급 부족으로 항공권 가격 책정에서 주도권을 쥔 항공사 측이 인상된 유류비의 일부를 승객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항공권에 붙는 유류할증료마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뛰면서 항공권 가격이 급격히 오르고 있다. 5월 최대 25만6100원이던 대한항공의 유류할증료는 6월 최대 29만3800원으로 뛰었다. 인상된 유류할증료는 고스란히 항공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런 비용 부담 때문에 올해 여름휴가를 고려하고 있는 직장인은 10명 중 8명에 달하지만 그중 절반이 국내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국제선 운항 횟수를 늘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체감하기는 힘든 수준"이라며 "정상화 수준에 이르기 이전까지는 고운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국제선 공급이 완전히 정상화되고, 방역 규제 역시 자율화하는 단계가 되어야 항공권 가격도 안정을 찾을 것"이라며 "최소한 내년 초까지는 고운임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도 마찮가지다. 미국 내 항공 요금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4월 항공 요금 인상폭은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4월 미 항공 요금은 전월 대비 18.6% 올랐다. 이는 소비자물가지수(CPI) 통계 작성 이후 월간 기준 최대 폭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도 33.3% 뛰었다.

현지의 한 분석가는 "미국 내 여행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좌석 수는 팬데믹 이전보다 오히려 줄어든 수준"이라며 “고유가로 부담이 커진 것은 소비자만이 아니라 항공유 가격 인상 부담, 부족한 인력과 높은 인건비 등이 모두 합쳐져 항공권 가격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여행의 경우 1~3개월, 해외 여행의 경우 2~8개월 전에 미리 항공편을 예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연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yd52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