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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뉴 삼성의 ‘컨트롤타워’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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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뉴 삼성의 ‘컨트롤타워’는 어떻게 될까?

회장 승진 결정되면 총수로서 지원조직 필요성 대두
현 운용중인 3개 사업 TF 조율하는 소조적 결성설 제기
씽크탱크 삼성글로벌리서치가 미전실 역할 맡을 수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월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설에 앞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월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설에 앞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별사면을 통해 경영일선 전면에 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행보가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이 지난 2017년 3월 전격 해체한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부활시킬 것이라는 소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떠돌고 있다.

이 부회장이 스스로 미전실 해체를 결정했고, 이와 동시에 ‘그룹’이라는 단어까지 쓰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이번 소문은 사실무근이라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연내 회장 승진이 결정될 경우 외형상으로는 총수1인 체제로 전환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이 부회장은 이미 삼성의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맡고 있다고 강조해왔고, 자신의 역할은 전문경영인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했기 때문에 삼성 경영 시스템의 큰 틀이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선대 회장 시절에도 사장단 회의나 회장 보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동안 전문경영인과 같은 선상에서 일을 진행해왔던 그가 한발 앞에서 삼성을 이끌어가는 자리에 서게 된다면, 그룹의 전체 그림을 올바르게 봐야 하는데 이러려면 지원 부서의 필요성은 제기된다. 이런 점에서 미전실 부횔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현재, 삼성은 미래전략실을 해체한 뒤 △삼성전자(사업지원TF) △삼성생명(금융경쟁력제고TF) △삼성물산(삼성물산(EPC 경쟁력강화TF)) 등 3개 사업별로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부문별 계열사 대표이사들과 논의를 통해 사업을 조정하거나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이들이 의무적으로 이 부회장에게 보고하지는 않고, 이 부회장이 필요로 할 때 전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낙 많고 다양한 사안을 시시콜콜 이 부회장에게 결재를 받으려 한다면 이 부회장이 창의적으로 업무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경영인에게 폭 넓은 권한을 부여하고, 계열사 또는 삼성 전체의 명운을 건 사업에 대한 의견만 받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책임은 총수가 지는 삼성의 경영철학은 이병철 창업회장이 시작해 이건희 선대회장이 보편화시켰고, 이 부회장은 이를 계승했다. 사업별 TF의 형태도 이 부회장의 의도에 맞춘 조직이라는 게 삼성측의 설명이다. 과거 비서실, 구조조정본부(구조본), 전략기획실. 미래전략실 등 삼성의 컨트롤 타워는 총수의 전담조직으로, 조직의 책임자는 ‘2인자’. ‘오너의 복심’이라고 부르는 풍토가 짙었다. 이들의 말과 행동에 계열사 대표이사의 운명이 결정디기 때문에 그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내부 정치가 벌이지고, 파벌이 생기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따라서 사업별 TF는 상징성이라는 의미를 지우는 데 역점을 둔 조직이다. 철저히 몸을 낮추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 계열사 대표이사들의 경영을 지원하는 역할에만 충실한다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라는 한 지붕 아래에서도 계열사간 소통이 단절된 각자도생에 젖어있던 것에서 최근에는 사업 계열사들간 협업을 해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는 사례가 늘었다. TF 소속 인사들 가운데 승진한 이들이 많았다는 점도 그만큼 조직의 역량을 인정 받고 있음을 증명한다.
남은 과제는 사업별TF가 일궈낸 융합 문화를 어떻게 ‘삼성’이라는 전체 그림에서 실현해 내는가이다. 이 부회장의 큰 그림을 실현하고자 하는 별도의 조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3개 사업별TF 체제를 유지하면서 이들 TF의 과제를 하나로 묶는 차원의 소조직이 만들어지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물론 지금도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하지만 최소한의 의견 조율 장치는 마련할 수는 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직제를 단순화하고 임직원 직급단계를 줄이고 있는 상황인데 별도의 상급 조직이 생기면 안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인하우스 씽크탱크로 변신한 삼성글로벌리서치(옛 삼성경제연구소)가 사업별 TF와 함께 미전실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삼성글로벌시서치에는 이 부회장의 동생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고문으로 참여했으며 앞서 이서현 이사장의 남편인 김재열 사장도 합류했다. 삼성 내부 또는 외부 인재 다수를 영입해 삼성의 미래신사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다양한 이슈를 연구하고 있어 이 부회장을 측면에서 지원하는 조직으로 안성맞춤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