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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전 대비한다" 배터리3사 기술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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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전 대비한다" 배터리3사 기술 경쟁

LG에너지솔루션, CATL에 특허 보유수 2만건 이상 앞서
삼성SDI, R&D 투자 확대로 기술력 강화…LG엔솔 추격
SK온, 파우치형·차세대 배터리 특허 확보에 다각화 노력

LG에너지솔루션의 충북 오창 생산공장에서 직원들이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이미지 확대보기
LG에너지솔루션의 충북 오창 생산공장에서 직원들이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전기자동차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내 배터리 제조 기업들의 전략도 고도화되고 있다.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와 함께 특허(지적재산권) 확보에 투자를 늘리며 수요처의 다양한 요구를 대응하는 데 힘쏟고 있다. 특히 기술력 강화로 해석되는 특허 확보는 향후 시장의 판도를 바꿀 변수로 꼽힌다. 배터리의 성능과 수명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지식재산(IP) 분쟁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6월말 기준 배터리 관련 보유 특허가 많은 제조사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순이다. 특허 개수에 대한 단순 비교로 각사의 기술력을 저울질할 순 없지만, 글로벌 경쟁과 생존이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특허 개수는 많을수록 유리하다. 배터리3사에서 너 나 할 것 없이 R&D(연구·개발) 분야에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도 독자 기술 개발을 위해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8280건, 해외 1만6706건으로 총 2만4986건의 특허가 등록돼있다. 세계 점유율 1위 회사인 CATL(약 4000건)의 6배 이상이다. 이 같은 격차는 LG에너지솔루션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사례다. 실제 중국 시장을 제외하면 LG에너지솔루션은 CATL을 압도하는 점유율을 보여준다. SNE리서치가 지난 5일 발표한 올해 1~7월 점유율 조사에서 CATL(18.6%)보다 10.9%p 높은 29.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경쟁사와 기술 격차에 자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권영수 최고경영자(CEO) 부회장은 올 초 진행한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CATL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자국산 배터리를 사용하는 기조에 그리 어렵지 않게 매출을 늘렸지만 향후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선 유럽과 미국의 고객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생산기지 확보, 배터리 소재 우위와 함께 '다수의 특허 보유'를 CATL과의 차별점으로 꼽았다.

회사 측은 글로벌이코노믹에 "LG에너지솔루션은 모든 배터리 분야에서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온 만큼 많은 특허를 보유하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최신 배터리 기술 확보에 노력하고 유용성 있는 특허를 다수 확보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국내 5513건, 해외 1만2855건으로 총 1만8554건(국내외 상표 186건 포함)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허 등록 전 '출원중' 상태인 5933건(국내 2379건, 해외 3545건, 국내외 상표 9건)까지 포함하면 2만4487건으로 늘어나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을 바짝 뒤쫓는 모습인 셈이다. 여기에 추격의 동력도 더해졌다. 삼성SDI는 올해 상반기에 집행한 R&D 비용이 5147억원으로, LG에너지솔루션(3874억원)과 SK온(1039억원)보다 많았다.

이로써 삼성SDI는 그룹에서 추구하는 '초격차 전략'을 배터리 사업에도 적용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 뒷받침할 글로벌 연구소도 속속 세워지고 있다. 지난 7월 독일 뮌헨에 'SDI R&D Europe(SDIRE)'을 설립한 데 이어 8월 미국 보스턴에도 'SDI R&D America(SDIRA)'를 설립했다. 내년에는 중국 내 연구소를 세울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배터리3사 가운데 상용화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진 전고체 기술 개발에도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SK온은 상대적으로 특허 보유 수가 적다. 국내외 총 1089건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업계 후발주자로 출발시점이 늦은 데서 온 수치상 결과일 뿐 기술력 강화에 소홀했다거나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글로벌이코노믹에 "SK온은 파우치형 배터리, 차세대 배터리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SK온이 주력 생산하는 배터리가 바로 파우치형이다. 기존 원통형이나 각형에 비해 가볍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편이다. 이로써 주행거리 연장에 탁월하다. 하지만 배터리 팽창에 따른 폭발·화재 가능성도 높아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SK온에서 집중 공략하는 특허 분야로, 올해 3월 등록한 파우치형 가스 배출 안전장치(벤트) 관련 기술을 개발 및 성능·안전성을 검사하는 데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각형 개발에 적극 나서면서 이르면 올해 12월부터 양산 대비 파일럿 라인을 가동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소미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nk254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