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6월말 기준 배터리 관련 보유 특허가 많은 제조사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순이다. 특허 개수에 대한 단순 비교로 각사의 기술력을 저울질할 순 없지만, 글로벌 경쟁과 생존이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특허 개수는 많을수록 유리하다. 배터리3사에서 너 나 할 것 없이 R&D(연구·개발) 분야에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도 독자 기술 개발을 위해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경쟁사와 기술 격차에 자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권영수 최고경영자(CEO) 부회장은 올 초 진행한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CATL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자국산 배터리를 사용하는 기조에 그리 어렵지 않게 매출을 늘렸지만 향후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선 유럽과 미국의 고객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생산기지 확보, 배터리 소재 우위와 함께 '다수의 특허 보유'를 CATL과의 차별점으로 꼽았다.
회사 측은 글로벌이코노믹에 "LG에너지솔루션은 모든 배터리 분야에서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온 만큼 많은 특허를 보유하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최신 배터리 기술 확보에 노력하고 유용성 있는 특허를 다수 확보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국내 5513건, 해외 1만2855건으로 총 1만8554건(국내외 상표 186건 포함)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허 등록 전 '출원중' 상태인 5933건(국내 2379건, 해외 3545건, 국내외 상표 9건)까지 포함하면 2만4487건으로 늘어나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을 바짝 뒤쫓는 모습인 셈이다. 여기에 추격의 동력도 더해졌다. 삼성SDI는 올해 상반기에 집행한 R&D 비용이 5147억원으로, LG에너지솔루션(3874억원)과 SK온(1039억원)보다 많았다.
이로써 삼성SDI는 그룹에서 추구하는 '초격차 전략'을 배터리 사업에도 적용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 뒷받침할 글로벌 연구소도 속속 세워지고 있다. 지난 7월 독일 뮌헨에 'SDI R&D Europe(SDIRE)'을 설립한 데 이어 8월 미국 보스턴에도 'SDI R&D America(SDIRA)'를 설립했다. 내년에는 중국 내 연구소를 세울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배터리3사 가운데 상용화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진 전고체 기술 개발에도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SK온은 상대적으로 특허 보유 수가 적다. 국내외 총 1089건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업계 후발주자로 출발시점이 늦은 데서 온 수치상 결과일 뿐 기술력 강화에 소홀했다거나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글로벌이코노믹에 "SK온은 파우치형 배터리, 차세대 배터리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소미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nk254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