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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년 SK온 숙제는 적자 탈출·수율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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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년 SK온 숙제는 적자 탈출·수율 개선

2030년 생산능력 500GWh 확보 '글로벌 톱티어' 도약
흑자전환 목표 시점 올해 4분기…후발주자 꼬리표 떼야

SK온의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 전경. 사진=SK온이미지 확대보기
SK온의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 전경. 사진=SK온
SK온이 오는 10월1일 출범 1년을 맞는다. 국내 배터리3사 가운데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업계의 판도를 흔들 충분한 시간이었다. 출범 당시 목표로 세웠던 2030년 글로벌 선두권 진입이 톱티어(Top Tier)로 상향될 만큼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려나간 것이다. 27일 현재 SK온의 점유율은 국내 2위, 세계 5위다. 삼성SDI를 따라잡은 뒤 LG에너지솔루션의 뒤를 쫓고 있다.

시장 점유율 상승은 SK온의 공격적인 투자가 반영된 결과라는데 업계의 이견이 없다. 국내 충남 서산 공장에서 시작된 배터리 생산이 지금은 미국, 유럽, 중국에서 총 12개의 공장이 순차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이로써 연간 생산능력도 대폭 늘었다. 올해 말까지 70GWh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25년 220GWh, 2030년 500GWh 이상으로 확대된다는 게 SK온의 설명이다.
여기에 추가 성장 동력도 확보했다. 수주 규모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 증권사에서 올해 상반기까지 집계한 SK온의 확정(2030년) 수주 규모는 1048GWh로, LG에너지솔루션(2035GWh)과 중국 CATL(1153GWh)에 이어 글로벌 3위 수준이다. 순위 상승 가능성도 점쳐진다. 성사 단계에 임박한 추가 수주 규모가 1300GWh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톱티어를 향한 SK온의 자신감은 넘쳤다. 지동섭 사장은 지난 2월 공개된 자사의 공식 보도채널 '스키노뉴스(SKinno News)'와 인터뷰에서 "고객들이 증량 요청을 끊임없이 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글로벌 넘버1은 먼 꿈이 아니라 '준비된 미래'로 다가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래 투자는 기술에 방점을 찍었다. 화재에 안전한 배터리 개발, 전세계 공장에서 동일 수준의 제품을 일관되게 생산하는 글로벌 원 팩토리 구축이 그 사례다.

실제 SK온은 연구·개발(R&D) 투자도 늘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집행한 연구비용만 매출액의 4.1%(1040억원) 수준이다. 현재 SK온은 배터리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는 한편 주력 생산해오던 파우치형 배터리 외 각형 배터리를 제품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연내 각형 배터리 생산라인을 완료해 본격 양산에 돌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SK온 글로벌 생산기지 현황. 사진=SK온이미지 확대보기
SK온 글로벌 생산기지 현황. 사진=SK온

하지만 6분기 연속 적자는 아쉬운 성과다. SK온은 지난해 3조398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전년(1조6102억원)보다 88.8% 증가치를 보였음에도 △1분기 1767억원 △2분기 979억원 △3분기 987억원 △4분기 3098억원 등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도 매출 7조원 돌파 전망 속에서 △1분기 2743억원 △2분기 3266억원의 적자를 봤다. 때문에 SK온에서 밝힌 올해 4분기 흑자전환이 불투명해진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한 SK온의 반박은 후발주자의 한계 극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업 시작 단계에서 경쟁사 대비 투자 규모가 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초기 가동 공장의 고정비 부담, 연구개발비 등 판관비 증가 등으로 적자폭이 커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투자가 완료되고 배터리 수율(합격품의 비률)이 안정화되면 수익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데 SK온의 기대가 실린다.

이외 하반기 적자폭을 줄일 요소는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수율 개선이 기대되는 헝가리 코마롬 제2공장의 불량품 비용 부담 감소, 집전체·전해액 원가 상승분 판매가 반영, 미국 조지아 제1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의 본격 판매가 3분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수율이다.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를 위해선 90% 이상의 수율이 필요한데, 신규·증설 공장이 가동에서부터 정상 궤도에 올라 수율을 높이기까지 최소 3~4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가동이 2년을 넘지 않은 SK온의 대다수 해외 공장은 수율 70~80%대로, 성능 기준에 미치지 못해 폐기되는 배터리 비중만 약 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율 개선에 대한 SK온의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최근에 이뤄진 인사는 고민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의 개발제조총괄을 맡아온 진교원 사장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임명한 데 대해 SK온의 배터리 수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그룹 측의 극약처방으로 해석하고 있다. SK온 측은 해외 공장 수율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신설된 COO직 산하 조직개편을 통해 생산·공급을 최적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소미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nk254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