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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에너지 물가상승, 신흥국에 재앙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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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에너지 물가상승, 신흥국에 재앙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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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단어 앞에 늘어선 피규어들. 사진=로이터
세계경제의 심장 미국은 현재 높은 연료와 식품 가격을 포함한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에 빠져 있다. 휘발유 가격이 5달러 이상이었던 정점에서 크게 떨어졌지만, 여전히 1년 전보다 10.6%, 경유는 46.5%나 오른 상태이며, 식료품 가격은 지난해 11.4%나 올라 23년 만에 연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여름에 정점을 찍었을 수도 있지만, 연료 가격이 올 최고치에서 떨어지려면 여전히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문제는 개발도상국이다. 세계은행의 최근 상품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의 통화 가치 하락은 이미 직면하고 있는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식량과 연료 가격을 상승시키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석유 수입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의 거의 60%가 통화 가치 하락으로 유가가 상승했다.

또한 이들 경제 중 거의 90%가 미국 달러 상승에 비해 현지 통화 기준으로 밀 가격의 상승 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2022년 1~3분기 동안 남아시아의 식품 가격 인플레이션은 평균 20% 이상이었다.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중동과 북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동유럽과 중앙아시아를 포함한 다른 지역들은 평균 12%에서 15% 사이의 식품 물가 상승률을 보였다. 동아시아와 태평양은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보다는 더 나은 편인데, 이는 부분적으로 이 지역의 주요 주식인 쌀의 안정적인 가격 때문이다.

세계은행은 "상품 가격 상승과 지속적인 통화 가치 하락의 조합은 많은 국가에서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초래한다"며 신흥 시장과 개발도상국의 정책 당국이 "수십 년 만에 가장 두드러진 글로벌 인플레이션 사이클에 대응할 여지가 제한적"이라고 경고했다.

상황은 더 악화될 것 같다. 세계은행의 전망 그룹 이사이자 EFI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아이한 코제(Ayhan Kose)는 이러한 신흥 경제국들은 "세계 금융 및 상품 시장에서 훨씬 더 높은 변동성의 시기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어 올해 60% 급등한 에너지 가격이 2023년 11% 하락할 것으로 세계은행은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브렌트유가 2023년 배럴당 평균 92달러를 기록한 뒤 2024년 80달러로 완화돼 5년 평균인 60달러를 훨씬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은 모두 2022년 사상 최고치에서 2023년 하락하겠지만, 미국의 천연가스 가격과 호주산 석탄 가격은 여전히 2024년까지 최근 5년간 평균의 2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거의 4배 더 높을 수 있다고 세계은행은 덧붙였다.

세계은행은 나아가 오는 12월 5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석유제품 제재와 보험·해운 제한으로 러시아의 원유 수출량이 하루 최대 200만 배럴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은 최근 무디스 조사 보고서와 일치하는 면이 있다.

무디스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 수익은 2023년에 전반적으로 안정될 것이지만, 최근 최고치에 도달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 분석가들은 상품 가격이 2022년 초의 매우 높은 수준에서 하락했다고 언급하지만, 가격은 2023년까지 주기적으로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이는 물량의 완만한 성장과 결합하여 석유 및 가스 생산업체의 강력한 현금 흐름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미국 에너지 부문의 2022년 EBITDA가 6230억 달러로 집계되다가 2023년에는 5850억 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설비투자 감소, 미래 공급 확대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 높은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주기적인 고유가를 계속 뒷받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미국의 LNG에 대한 수출 수요 호조는 높은 천연가스 가격을 계속 지지할 것이다.

그 보고서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분석가들이 유전 서비스(OFS) 부문에 대해 얼마나 낙관적인지이다. 분석가들은 "시추 및 완료 활동이 일부 성장하는 가운데 유전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가격 결정력이 계속 상승하고 OFS 기업들 수익의 물질적 성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