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포스코홀딩스가 출범하면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포스코그룹은 주력인 철강사업 일원화와 사업 시너지 확대를 위한 계열사 통폐합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음 달로 예정된 그룹 정기 임원인사 또한 포스코홀딩스가 처음으로 주도한다. 이번 인사에는 사업 구조 개편의 결과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그룹이 국내외 철강사업을 일원화하기 위한 구조 개편을 추진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에너지 합병을 진행하는 것처럼 사업 간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가 물적분할하는 과정에서 컬러강판 업체 포스코스틸리온과 미얀마 포스코 C&C 등은 포스코 아래에 두고, 대다수 해외 철강사업 법인은 포스코홀딩스 밑에 남겼다. 주요 법인으로는 △인도 포스코마하라슈트라(POSCO Maharashtra)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포스코(Krakatau POSCO) △중국 장자강(Zhangjiagang) 불수강(STS) 등 핵심 기업이다. 이들 해외법인을 포스코에 돌려줘서 사업 효율성을 높이고, 포스코홀딩스는 지주사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사장은 지난달 24일 3분기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소유와 지배구조 일원화 측면에서 철강 관련 법인을 (포스코홀딩스에서) 포스코로 이관하면 효율적인 경영관리에 아주 도움이 된다고 본다”면서 “여러 기관의 평가나 계약사항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끝나는 대로 (해외법인을 포스코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이사회에 부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포스코그룹은 지난 8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포스코에너지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내년 1월1일 출범하는 합병법인은 연간 매출 약 40조원, 영업이익 1조원 이상 규모를 갖춘 초대형 회사로 변모한다. 포스코그룹은 두 회사를 합치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해외 가스전 사업과 포스코에너지의 국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터미널 사업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이차전지 소재·원료 사업구조에도 변화를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화그룹은 10대 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정기 인사를 마치고 지배구조 전환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김승연 한화 회장의 3형제의 담당 사업 분야가 명확해졌다. △한화솔루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를 맡은 김동관 부회장이 제조 부문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 부문은 김동원 한화생명 부회장 △내년 3월 한화솔루션에서 분할되는 갤러리아 부문 등을 포함해 유통·레저 부문은 김동선 한화호텔&리조트 상무가 각각 담당한다.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지배구조 전환은 제조업 계열사 정리가 핵심이다. ㈜한화는 방산 부문을 떼어냈고,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오는 30일 이를 인수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외 사업을 영위하는 비주류 계열사들을 모두 매각했다. 한화파워시스템은 지난 8월 말 한화임팩트로 매각됐으며, 한화정밀기계는 ㈜한화에 매각해 자동화 기계를 생산하는 모멘텀 부문으로 흡수됐다.
한화건설은 ㈜한화에 합병돼 건설 부문으로 재탄생했다. 이를 통해 ㈜한화의 3대 사업구조는 기존의 △글로벌 △방산 △모멘텀에서 △글로벌 △건설 △모멘텀+정밀기계로 탈바꿈하게 됐다. 여기까지가 1차 재편 작업의 모습이다.
이어 내년 1분기까지로 예정된 대우조선해양 인수까지 더해지면 최종 그림이 완성된다. 대우조선해양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 부문에 속하게 된다.
한편, 올해 1월 주요 경영진에 대한 교체를 골자로 한 인사를 단행했던 한진그룹은 내년 인사도 소폭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완화 이후 항공 업황이 회복되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해외 주요국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계속되고 있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조직 개편 또한 내년 상황에 따라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