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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우 전 부위의 균등 소비를 위한 활성화 방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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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우 전 부위의 균등 소비를 위한 활성화 방안 필요

김학연 공주대학교 동물자원학과 교수이미지 확대보기
김학연 공주대학교 동물자원학과 교수
한우는 우리나라 고유 재래종으로 한반도의 기후 풍토에 잘 적응해 오랜 기간 역용으로 이용되어 오다 식육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육질 개량을 통해 육용으로 길러졌다. 육용으로 길러지면서 한우고기 고유의 뛰어난 마블링과 풍미 덕분에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왔으며 귀한 사람에게 음식을 대접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메뉴로까지 자리매김하게 됐다.

한우고기라는 단어를 듣게 되면 보편적으로 그릴이나 불판 위에서 구워지는 모습을 가장 많이 떠올리게 되는데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로 소개된 이미지들이 주변 한우 전문 식당을 지나가거나 방문하면서 뇌에 각인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우고기의 부위별 선호도를 보면 앞다리, 설도, 목심, 사태와 같은 비구이용(정육) 부위보다는 등심, 안심, 채끝, 갈비와 같은 구이용 부위를 즐겨 찾아 선호 부위에 대한 소비 쏠림 현상으로 인해 정육 부위의 적체가 생길 수밖에 없다.
정육 부위의 경우 굽기만 해 먹을 수 있는 구이용 부위에 비해 조리법과 활용도를 잘 알지 못하는 것도 선호도가 낮은 원인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우는 각 부위마다 식감과 맛이 모두 달라 활용도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부위별 조리법과 활용 방법만 알면 다양한 부위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따라서 소비 쏠림 현상에 대한 해결 방안의 핵심은 바로 한우 정육 부위를 활용한 간편한 레시피 개발과 확산이다.

한우 정육 부위는 지방이 적고 단백질 함량이 높아 다이어트 식단으로 활용하거나 건강관리를 위해 섭취하기 좋다. 또 ‘일두백미(一頭百味)’라고 불릴 만큼 부위별로 맛의 특징이 달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앞다리 중 부챗살은 특유의 감칠맛이 좋아 구이용으로 활용하기 좋으며, 꾸리살은 육회·장조림·국거리로 두루 활용하기 좋다. 살코기가 푸짐한 목심은 국거리 및 다짐육으로, 힘줄이 많고 고깃결이 다소 거친 설도는 얇게 썰어 육질을 부드럽게 만든 후 사용하면 좋다. 근막이 많은 사태는 찜·국거리 등으로 육질을 연하게 만든 후 먹으면 더욱 부드럽게 즐길 수 있다.
또 사태를 제외한 앞다리, 목심, 설도 등의 한우 정육 부위는 남녀노소, 외국인까지 즐겨 먹는 한우 불고기로 활용이 가능하다. 불고기는 시판 양념으로 간편하게 만들 수 있고, 채소와 함께 곁들여 먹으면 건강하고 영양소를 두루 갖춘 단백질 밥상이 된다.

개발한 레시피의 홍보도 같이 이뤄져야 한다. 구이용 한우고기의 우수성은 매체를 통해 다양하게 홍보됐지만, 한우 정육 부위를 활용한 레시피들은 그에 비해 정보의 노출도 및 접근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이에 한우 정육 부위의 소비 활성화를 위해서는 업체나 가정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레시피를 개발하고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다양한 조사연구 및 홍보를 통해 이러한 문제들을 타파하고자 노력해왔다. 경상대 연구팀과 협업해 ‘한우의 육질, 등급별 39개 소분할육의 영양성분 및 품질조사'를 진행해 한우고기의 정육 부위별 영양학적 우수성을 제공했고, 공주대 연구팀과 협업해 ‘한우고기 부위별 세분화 및 활용방안’을 통해 한우고기의 정육 부위별 조리방법을 제공해 한우고기 정육 부위별 소비 활성화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최근에는 ‘한우, 뚝심있는 선택’ 캠페인을 추진하여 한우 정육 부위의 우수성과 조리법을 제공해 적극적으로 소비자 인식을 개선하고자 했다.

이 같은 노력과 함께 학교, 대형급식, 공공기관 등에서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해 한우 정육 부위를 적극적으로 소비해야 소비자들에게 한우고기 우수성을 더 범용성 있게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 종사자들, 기관과 함께 범국민적인 호응이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면 한우 정육 부위의 적체율 문제 해결과 더불어 지속 가능한 한우산업의 밝은 전망이 펼쳐질 것으로 생각한다.

김학연 공주대학교 동물자원학과 교수



조용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c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