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미분양 아파트는 전세 전환하자 '오픈런
LH, 구미·포항 미분양 아파트 282가구 전세 공급…시세의 90% 수준
LH, 구미·포항 미분양 아파트 282가구 전세 공급…시세의 90% 수준
이미지 확대보기20일 마이홈포털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경북 구미와 포항 지역의 '분양전환형 든든전세주택' 282가구에 대한 입주 신청을 받는다. 구미 139가구, 포항 143가구로 주변 전세 시세의 90% 수준에 공급된다. 일정 기간 거주한 뒤 자격 요건을 충족하면 해당 주택을 매입할 기회도 주어진다.
이번 공급은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와 무주택자의 주거안정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미분양 아파트 매입 사업의 일환이다. 정부는 지난해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매입 목표를 8000가구로 확대했으며, 올해에도 5000가구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매입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악성 미분양 물량을 줄이는 효과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지방 주택시장에서 매매와 임대 수요가 엇갈리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미분양 주택의 임대 전환이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구 미분양 아파트는 전세 전환하자 '오픈런'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달 대구 달서구 '상인 푸르지오 센터파크' 사례다. 2024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입주가 시작된 이후에도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민간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가 미분양 물량을 매입해 전세주택으로 공급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달 진행된 전세 계약에는 수백 명이 몰렸다. 일부 수요자들은 이틀 전부터 계약 장소에 자리를 잡았고, 텐트와 캠핑의자까지 동원해 밤을 새우며 순서를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분양할 때는 팔리지 않던 아파트가 전세로 나오자 계약을 위해 줄을 서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수요자들이 몰린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한 전세보증금이었다. 전용면적 84㎡의 전세보증금은 2억2000만~2억6000만원 수준으로, 주변 구축 아파트보다 저렴하게 책정됐다. 대형 면적의 경우 주변 시세와 최대 1억원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을 통해 보증금 회수에 대한 불안감을 덜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전세사기와 보증금 미반환 사고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신축 브랜드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보증금 보호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수요자들의 관심을 끈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아파트가 분양시장에서는 외면받았지만 전세시장에서는 밤샘 대기까지 벌어질 정도로 인기를 누린 셈이다. 지방 미분양 문제가 단순히 주택 수요 부족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다만 상인 푸르지오 센터파크는 민간 CR리츠가 미분양 물량을 매입한 것으로, LH가 직접 매입하는 공공임대주택과는 사업 구조가 다르다. 그럼에도 미분양 아파트를 임대주택으로 전환해 새로운 수요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지방 미분양 매입 정책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미분양 아파트를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면 건설사나 시행사는 장기간 팔리지 않은 주택을 처분해 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무주택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주거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으로 자금 부담이 커진 지방 건설사들에는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모든 미분양 아파트가 임대주택으로 전환한다고 해서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별 주택 수요와 입지, 적정 임대료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매입 물량만 늘릴 경우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집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있지만 분양가격과 대출 부담 등으로 매입을 꺼리는 수요도 적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주택 공급 물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수요자가 원하는 지역에 부담 가능한 가격과 안정적인 주거 여건을 갖춘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주택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