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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2030세대 잡아라...금융투자상품권 등 맞춤형 서비스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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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2030세대 잡아라...금융투자상품권 등 맞춤형 서비스 봇물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온라인금융투자상품권 인기몰이
삼성증권, 초보투자자 대상 맞춤형 MTS 출시

증권사가 2030세대를 겨냥한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으며 고객확보에 나서고 있다. 사진=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이미지 확대보기
증권사가 2030세대를 겨냥한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으며 고객확보에 나서고 있다. 사진=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증권사가 2030세대를 겨냥한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으며 고객확보에 나서고 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주식투자가 급증하며 예비 큰손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을 선호하는 2030세대의 특성을 반영해 온라인 금융투자상품권이나 눈높이에 맞는 모바일시스템트레이딩시스템(MTS)도 내놓고 있다.

◇2030세대 온라인 금융투자상품권 비중 70% 안팎


17일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 3월부터 온라인 금융투자상품쿠폰을 판매하고 있다. 두 달만에 120억 원이 넘는 금액이 판매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온라인 금융투자상품권은 MTS에서 국내주식을 매수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쿠폰이다. 국내주식 전종목(상장지수펀드(ETF) 등 포함)을 매수할 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한 종목에 쏠림보다는 시가총액상위 종목뿐만 아니라 ETF와 같이 다양한 상품을 매수할 때 유용하다.

원조는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3월 증권업계에서 처음 '온라인 금융상품권' 을 내놓았다. 온라인 금융상품권은 소비자가 한국투자증권이 발행한 상품권을 온라인쇼핑 플랫폼에서 구매 또는 선물하고, 이 상품권을 한국투자증권의 앱에 등록한 뒤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하는 서비스다. 지난 2019년 10월 금융위원회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이 상품권은 출시된 지 4개월 만에 100억 원이 팔리며 단숨에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눈에 띄는 사실은 이 온라인 금융투자상품권이 2030세대를 겨냥한 맞춤형 서비스라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온라인상품권 등록고객 가운데 2030세대 비중은 70%로 가장 높다. KB증권도 쿠폰 이용고객의 60% 이상은 온라인쇼핑에 익숙한 20~30대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모바일 등 플랫폼에 익숙한 2030세대에게 인기가 많다”며 “카톡 등으로 온라인 금융상품권을 선물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KB증권 관계자도 “주식투자를 처음시작하는 MZ(1980년대생인 밀레니얼세대와 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한 Z세대)세대에 니즈에 부합했기 때문에 고객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투자어린이 맞춤형 MTS 눈길…편의성 강화

2030세대를 겨냥한 서비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삼성증권은 초보 2030세대 투자자에게 초점을 맞춘 간편투자앱 '오투(O2)' 를 내놓았다.

오투의 큰 특징은 기존 자사 모마일트레이딩시스템(MTS) 대비 전체 메뉴수는 크게 줄이고, 자주 쓰는 기능은 한 화면에 모으는 투린(투자어린이)이 맞춤형 설계로 투자자 관점의 편의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오투의 메뉴를 살펴보면 총 78개의 메뉴로, 기존 자사의 MTS인 엠팝(Mpop)의 510개 메뉴 대비 무려 6분의 1수준까지 과감하게 다이어트를 감행했다. 손쉽게 원하는 메뉴를 찾을 수 있도록 기존 MTS의 이용 패턴을 면밀히 분석해 투린이 관점에서 꼭 필요한 메뉴를 엄선해 배치한 것이다.

오투의 홈 화면인 'MY'에 기존 자산 MTS앱 이용자들이 조회하는 기능 중 86%를 차지하는 '총 잔고', '보유종목', '관심종목', '리포트', '이벤트' 등 주요 기능들을 모았다. 기능의 배열도 본인의 스타일에 맞춰 변경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접속 후 첫 화면에서 간단히 스크롤하는 것 만으로 필요한 대부분의 기능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앱에서 사용되는 각종 증권용어도 초보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매수, 매도 등 어려운 표현 대신 바로투자, 팔기 등의 직관용어로 바꾸고, 자칫 어렵게 느끼기 쉬운 차트도 보기 쉽게 간소화했다.

2030세대의 반응도 좋다. MZ세대 비중이 절반을 넘은 설문 응답 고객들(232명) 중 42%가 '쉽고 직관적 인터페이스'를 기존 MTS들 대비 오투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답변했다.

이승호 삼성증권 디지털부문장은 "오투는 'PT(Personal Training)' 서비스처럼 주린이•투린이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눈높이에 맞춰 세팅된 맞춤형 간편투자앱"이라며 "초보 투자자들도 숨쉴 때 산소(O2)를 마시듯 쉽고 편하게 투자를 시작하실 수 있도록 앞으로도 오투는 이체부터 주문, 투자정보 학습에 이르는 전 과정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말했다.

증권업계가 2030세대에게 적극 관심을 갖는 계기는 핀테크증권사인 토스증권의 등장이다. 지난 2월 출범한 토스증권은 2030세대 초보투자자에게 집중한 맞춤형 MTS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초보투자자 MTS라는 컨셉으로 투자컨텐츠와 사용자경험(UX)를 강화했다. 봉(캔들)차트가 새로 반영됐고, 자기자본이익률(RPE), 주가수익 비율(PER), 순자산비율(PBR) 등 대표기업 재무지표도 업그레이드했다. 주문호가 창은 시세 화면에서 바로 볼 수 있도록 접근성을 향상했다.

그 결과 출범 석달 만에 신규 개설계좌가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300만좌를 돌파했다. 국내 개인투자자 914만 명(2020년말 기준, 예탁결제원 보도자료)의 약 30%에 해당하는 계좌수를 토스증권이 보유한 것이다.

증권업계는 2030세대 맞춤형서비스는 잠재고객을 확보하려는 투자자다변화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2030세대는 기존 5060세대에 비해 공격투자성향으로 주식투자를 선호한다"며 "금융투자상품권같은 소액투자서비스를 제공해 주거래증권사로 잠재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