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문 보건복지부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이미지 확대보기공무원도 지치고 불안하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다. 공직을 선택했다는 이유로 과도한 업무와 감정적 부담을 끝없이 견뎌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공무원의 마음건강을 개인의 인내에 맡겨서는 안 되는 이유다.
정책을 만드는 일에는 여러 요구를 조정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부담이 따른다. 민원 현장에서는 국민의 절박한 사정과 때로는 거친 언행을 마주한다.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업무가 누적되거나 퇴근 이후에도 대응이 이어진다면 충분한 회복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에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라”는 조언만으로 답할 수는 없다. 상담과 개인의 노력은 필요하지만, 업무량과 조직문화가 그대로라면 어려움을 겪는 직원은 계속 생길 수 있다. 마음건강 정책은 개인을 지원하는 일과 일하는 환경을 바꾸는 일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첫째, 직원이 안심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 상담을 받거나 어려움을 이야기한 사실이 인사상 불이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면 지원제도가 있어도 이용하기 어렵다. 상담의 비밀을 보호하고, 관련 정보가 어떻게 관리되는지 명확하게 안내해야 한다. 도움이 필요할 때 어디로 연락해야 하는지도 쉽게 알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마음건강 점검이 업무환경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 조사만 하고 결과를 보관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업무가 특정 부서나 직원에게 집중되는지, 휴가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지, 반복되는 긴급 업무가 적절하게 관리되는지 함께 살펴야 한다. 점검 결과에 따라 업무를 조정하고 인력과 지원체계를 보완해야 한다.
셋째, 민원 대응 과정에서 직원의 존엄을 지켜야 한다. 국민의 정당한 요구를 충실히 듣는 일과 폭언·위협으로부터 직원을 보호하는 일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대응 기준을 명확하게 마련하고, 직원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조직이 개입해야 한다. 피해 이후의 상담과 회복 지원도 연결돼야 한다.
넷째, 관리자가 직원의 부담을 살피고 업무를 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관리자의 역할은 실적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직원의 어려움을 듣고 필요한 자원을 연결하며, 무리한 업무가 지속되지 않도록 조정하는 일도 포함된다. 이를 위해 관리자가 활용할 수 있는 교육과 대응 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공무원의 마음건강은 직원 개인의 삶에 관한 문제이면서, 국민에게 제공하는 행정서비스의 지속성과도 연결된 문제다. 국민을 돌보는 사람이 자신의 어려움을 숨기지 않아도 되는 조직, 책임 있게 일하면서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 공직사회는 “얼마나 버틸 수 있는가”를 묻는 데서 나아가 “건강하게 일하려면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를 물어야 한다. 공무원의 마음건강을 지키는 일은 그 질문에 조직이 책임 있게 답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진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eroji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