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금리가 올랐다지만 상승폭 만큼은 빅스텝 보폭에 비해 크지 않았다. 반면 레고랜드 사태로 단기자금시장에서 자금 확보가 어려워진 기업들이 은행 대출 문을 두드리면서 기업 대출 금리는 가계대출 금리보다 3배 넘게 올라 1998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금리(4.82%)는 전월 대비 0.03%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2년 5월(4.8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올랐음에도 주담대 금리 오름폭은 크지 않다.
안심전환대출 출시로 낮은 금리의 고정형 상품으로 갈아타는 차주들이 늘어난 효과가 나타났다는 게 한은측 설명이다.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연 3.7∼4.0% 금리의 안심전환대출이 취급된데다가 일부 은행이 가산금리를 인하하고,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낮은 신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대출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말했다.
일반 신용대출 금리(7.22%)는 0.60%포인트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가 7%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3년 1월(7.02%) 이후 처음이다.
박 팀장은 "CD·은행채 등 지표금리가 크게 상승했고, 일부 은행에서 고신용 차주에 대한 신용대출을 줄였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대출금리 상승은 주로 기업 대출이 주도했다. 기업 대출 금리는 전월(4.66%)보다 0.61%포인트 오른 5.27%를 기록했다. 2012년 9월(5.30%)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금리 상승폭은 1998년 1월(2.46%포인트)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회사채 시장 위축에 따른 은행 대출 수요 증가 등으로 상승폭이 큰 폭 확대됐다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대기업 대출 금리는 한 달 새 0.7%포인트 오른 5.08%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도 같은 기간 0.62%포인트 오른 5.49%를 기록했다.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금리를 합한 전체 예금은행 대출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 평균은 9월(4.71%)보다 0.55%포인트 높은 5.26%로 집계됐다.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평균 금리도 연 3.38%에서 4.01%로 0.63%포인트 상승했다. 2009년 1월(4.16%) 이후 13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비은행 금융기관은 상호저축은행의 예금금리(신규취급액·1년 만기 기준)는 연 5.22%로 한 달 새 1.45%포인트 오르면서 가장 높은 오름폭을 보였다. 이어 새마을금고 (3.71%→4.68%·전월 대비 0.97%포인트↑), 상호금융(3.38%→4.33%· 전월대비0.95%포인트↑), 신용협동조합(3.66%→4.59%·전월대비0.93%포인트↑) 순이었다.
대출금리도 상호저축은행(11.04%→11.31%·전월 대비 0.27%포인트↑), 신용협동조합(5.43%→5.79%·전월 대비 0.36%포인트↑), 상호금융(4.88%→5.38%·전월 대비0.50%포인트↑), 새마을금고(5.34%→5.76%·전월 대비 0.42%포인트↑) 등 모두 상승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