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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간신히 적자 면해…연간 전망치 달성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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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간신히 적자 면해…연간 전망치 달성할 듯

10월 경상수지 8억8000만 달러 흑자
연속 무역적자에 '살얼음판'

9일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9일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월 경상수지가 8억8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면서 다행히 적자는 면했다. 하지만 경상수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도 적자 전환했고, 수출 부진과 에너지 수입액 급증으로 무역적자가 쌓이면서 경상수지가 내년 상반기까지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2년 10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10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8억8000만 달러 흑자였다. 지난 9월에 이어 2개월 연속 흑자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흑자 폭이 71억3000만 달러나 줄었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2020년 5월 이후 올해 3월까지 23개월 연속 흑자를 보이다가 4월 수입 급증과 외국인 배당이 겹치면서 적자로 전환했다.

한 달 뒤 5월 곧바로 흑자 기조를 회복했지만 넉 달 만인 8월 다시 30억50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섰고, 9월(15억8000만 달러)에 이어 10월(8억8000만 달러) 두 달 연속 흑자를 냈지만 겨우 적자를 피하는 수준이었다.

올해 들어 1∼10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249억90000만 달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흑자 폭이 504억3000만 달러나 줄었다.

한은은 지난달 24일 수정 경제 전망치에서 올해 경상수지가 25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는데 남은 두 달 중 한 달은 소폭 적자가 나온다고 해도 전망치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11∼12월 중 경상수지 적자 전환 가능성 관련 "최근 대외여건 불확실로 전망 언급이 어렵지만, 산술적으로 11∼12월이 균형 수준이면 전망에는 충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10월 상품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14억8000만 달러 적자로 한 달 만에 적자 전환됐다. 지난 7월 상품수지는 2012년 4월(-3억3000만 달러) 이후 10년3개월 만에 적자를 보인 후 2개월간 적자를 이어왔다. 9월에는 4억7000만 달러 흑자로 돌아섰으나 한 달 만에 다시 적자가 됐다.
우선 수출(525억9000만 달러)이 전년 동월 보다 6%(33억6000만 달러) 줄었다. 수출은 지난 9월 23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감소를 기록 후 2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다.

글로벌 경기 둔화, IT(정보기술) 경기 부진 영향으로 반도체(-16.4%), 화학공업제품(-13.4%)이 부진했다. , 지역별로는 중국(-15.7%), 일본(-13.1%)에 대한 수출이 위축됐다.

김영환부장은 "주요국의 성장 둔화나 IT 경기 부진 등이 수출에 반영되면서 전체 상품 수지 적자의 배경이 됐다"며 "에너지 위주로 수입이 계속 늘고 소비재·자본재 수입이 증가한 탓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반면, 수입(540억7000만 달러)은 원자재 수입액 급등으로 1년 전보다 8.5%(42억2000만 달러)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 원자재 수입액이 전년 동월대비 9.9% 증가했다. 원자재 중 가스, 석탄, 원유 수입액(통관 기준) 증가율은 각 79.8%, 40.2%, 24.2%다. 수송 장비(23.0%), 반도체(20.4%) 등 자본재 수입도 10.9% 늘었고, 승용차(39.6%), 곡물(19.9%) 등 소비재 수입도 7.9% 증가했다.

임금·배당·이자 등의 유출입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는 22억6000만 달러 흑자를 보였다. 1년 전(12억5000만 달러)과 비교해 흑자 폭이 10억 달러 축소됐다. 배당소득수지는 15억8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내 1년 전(5억5000만 달러)보다 흑자 폭이 10억3000만 달러 확대됐다. 해외 현지법인으로부터의 배당수입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이전소득수지는 5000만 달러 흑자를 시현해 1년 전(1000만 달러)보다 흑자 폭이 소폭 확대됐다.

10월 서비스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5000만 달러 흑자를 보이면서 5개월 만에 흑자 전환했다. 1년 전(6억4000만 달러)보다 흑자 폭은 5억9000만 달러 축소됐다.

운송수지는 5000만 달러 흑자로 전년 동월 대비 흑자 폭이 5억9000만 달러 축소됐다. 세부적으로 운송수지는 흑자(13억8000만 달러) 기조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10월(23억1000만 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9억4000만 달러나 축소됐다. 10월 선박 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같은 기간 61.7% 떨어졌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여행 수지 적자 규모는 5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적자 폭이 8000만 달러 확대됐다.

본원소득수지 흑자(22억6000만 달러)는 1년 전(12억5000만 달러)보다 10억1000만 달러 증가했다.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25억3000만 달러 증가했다. 내국인 해외 직접 투자가 27억5000만 달러 늘어 2001년 9월 이후 25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외국인 국내 직접투자는 8억1000만 달러 증가해 지난해 12월 이후 11개월 연속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요국 주가 반등에 따른 차익 실현 등으로 15억6000만 달러 줄면서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 중 주식투자는 3억 달러 감소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채권투자는 12억6000만 달러 감소해 5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35억5000만 달러 증가해 4개월 연속 늘었다. 이 중 국내 주식투자는 영국 금융 불안 진정, 미국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 등의 탓에 23억1000만 달러 증가해 한 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채권투자는 장기채권 등을 중심으로 12억4000만 달러 늘어나면서 증가세가 이어졌다.

올해 연간 흑자 폭 달성은 가능할 전망이다. 하지만 문제는 내년이다.

정부도 이번 달 경상수지 적자를 면한 것에 안도감을 나타내면서도 당분간 경상수지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은 이날 '제13차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10월 경상수지의 적자 전환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경상수지 구조가 선진화되면서 소득수지 개선이 상품수지 악화를 완충하고 소폭이지만 2개월 연속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향후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입 감소가 기대되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국내 물류 차질 등 수출 불안 요인도 상당해 당분간 월별로 경상수지의 높은 변동성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