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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대구 달서구 복지예산 73%…정부 지원금 149억 분담에 재정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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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대구 달서구 복지예산 73%…정부 지원금 149억 분담에 재정 논쟁

재정자립도 17.28%까지 하락…594억원 규모 공공시설 건립사업 중단
한국은행 "소비쿠폰 가맹점 매출 2.91% 증가"…소비 진작 효과 확인
현금성 지원의 경제효과와 지방재정 부담 충돌…정부·지자체 비용 분담 쟁점
대구 달서구청 전경. 달서구는 복지예산 증가와 지방비 부담 등으로 재정 비상체제에 돌입하고 대형 공공시설 건립사업을 중단했다. 사진=달서구청이미지 확대보기
대구 달서구청 전경. 달서구는 복지예산 증가와 지방비 부담 등으로 재정 비상체제에 돌입하고 대형 공공시설 건립사업을 중단했다. 사진=달서구청
대구 달서구의 사회복지 예산이 전체 예산의 73%를 넘어선 가운데 정부의 현금성 지원정책을 둘러싼 재정 논쟁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올해 고유가 피해지원금에 따른 달서구의 지방비 분담액은 149억원에 달한다.
재정자립도는 17%대로 떨어졌고, 구는 지방채 발행에 이어 대형 공공시설 건립사업까지 중단했다.

반면 현금성 지원이 실제 소비를 늘리고 지역 상권에 도움을 줬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가맹점 매출을 늘리고 국내총생산(GDP)을 약 0.12% 높인 것으로 추정했다.
복지 확대의 경제적 효과와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정부 지원정책의 비용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가 논쟁의 중심에 섰다.

복지예산 8678억원…정부 지원금에 지방비 부담 증가


김용판 달서구청장은 지난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부의 현금성 지원정책이 지방재정을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용판 대구 달서구청장이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현금성 지원, 참으로 두렵다'는 제목의 글. 정부의 현금성 지원정책이 지방재정에 미치는 부담과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사진=김용판 구청장 페이스북이미지 확대보기
김용판 대구 달서구청장이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현금성 지원, 참으로 두렵다'는 제목의 글. 정부의 현금성 지원정책이 지방재정에 미치는 부담과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사진=김용판 구청장 페이스북


올해 달서구 사회복지 예산은 8678억원으로 전체의 73.29%를 차지한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비중이다.
정부가 지급 대상과 급여 수준을 결정하는 기초연금·생계급여 등 주요 복지사업은 지방자치단체도 일정 비율의 비용을 부담한다.
지원 대상자가 늘거나 급여액이 인상되면 지방비 지출도 증가하는 구조다.

달서구의 자체 재원 확보 능력은 약해졌다.

재정자립도는 2023년 21.09%에서 올해 17.28%로 3.81%포인트 하락했다.
한 해 예산을 집행하고 남은 순세계잉여금도 2022년 556억원에서 2025년 147억원으로 73.6% 감소했다.
재정 충격에 대비하는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잔액은 3억원 수준이다.

달서구는 지난해 보훈회관과 송현2동 행정복지센터 건립을 위해 총 6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다.
김 구청장은 민생지원금에 따른 지방비 부담이 없었다면 지방채 발행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정 압박은 대형 공공시설 건립 중단으로 이어졌다.

달서구는 지난 8월 재정 비상체제로 전환하고 달성습지 에코전망대 330억원, 달서별빛천체과학관 199억원, 달서생태관 65억원 등 총 594억원 규모의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에코전망대와 천체과학관 건립에 필요한 구비만 약 230억원이다.
축제와 행사 등을 포함한 69개 사업도 폐지하거나 축소·통합해 약 19억6000만원을 절감하기로 했다.

달서구의 사회복지 예산 8678억원에는 기초연금·생계급여 등 법정 복지급여와 보육·장애인 지원, 복지시설 운영비가 포함돼 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처럼 일시적으로 지급하는 지원금과는 지출 목적과 성격이 다르다.

달서구의 재정 부담은 복지비 증가에 자체 세입 감소, 공공시설 건립과 도시재생사업에 따른 구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커졌다.

소비쿠폰 13조5220억원…한국은행, 소비 증가 효과 확인


정부의 현금성 지원정책이 경제에 미친 영향은 실제 소비자료에서도 확인됐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 10일 발표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경제적 효과 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전 국민에게 지급된 소비쿠폰은 총 13조5220억원이다.

한국은행은 6개 카드사의 매출자료와 소비쿠폰 신청자 설문조사를 분석했다.

그 결과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한 가맹점의 월평균 매출액은 사용이 불가능한 가맹점보다 2.91% 더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신용카드로 지급된 소비쿠폰 9조1000억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추가 매출 증가액은 약 2조8000억원이었다.
지급액의 30.9%에 해당한다.

소비쿠폰 사용으로 새롭게 발생한 소비의 비율인 한계소비성향은 평균 0.20으로 추정됐다.

지원금 10만원을 사용하면 기존 소비를 대체하지 않고 추가로 발생하는 소비가 평균 2만원 수준이었다는 뜻이다.
나머지 금액은 기존 생활비 지출을 대신하면서 가계의 현금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

경제적 효과는 소득과 지역에 따라 달랐다.

저소득층일수록 추가 소비로 연결되는 비율이 높았고, 가맹점 매출 증가 효과는 수도권보다 비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소비쿠폰이 지난해 GDP를 약 0.12% 높인 것으로 추정했다.
효과는 지급 초기 집중된 뒤 단기간 지속됐다.

소비지원 정책이 경기 침체기에 단기적으로 소비를 늘릴 수 있지만, 지급 대상과 시기 등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는 분석이다.

지방채 60억원 놓고도 공방…재정 분담체계 재검토 요구


달서구의 재정위기 판단을 놓고 전·현직 구청장의 입장도 엇갈린다.

이태훈 전 달서구청장은 지난 9월 김 구청장의 재정 비상체제 선언을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이 전 구청장은 달서구 예산이 1조3511억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지방채 60억원을 심각한 재정위기의 근거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태훈 전 대구 달서구청장이 지난 9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달서구의 지방채 60억원과 공모사업을 둘러싼 재정위기 주장에 반박했다. 사진=이태훈 전 구청장 페이스북이미지 확대보기
이태훈 전 대구 달서구청장이 지난 9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달서구의 지방채 60억원과 공모사업을 둘러싼 재정위기 주장에 반박했다. 사진=이태훈 전 구청장 페이스북


도시재생사업 역시 구비 25%를 투입해 국비와 시비 75%를 확보한 사업으로, 외부 재원을 활용해 공공시설을 확충한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김 구청장은 공모사업을 통해 국비를 확보하더라도 구비 분담과 시설 운영비가 장기간 발생한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양측의 공방은 재정위기를 판단하는 기준의 차이로 이어진다.
전체 예산 대비 채무 규모가 작더라도 자체 세입이 감소하고 의무지출이 증가하면 신규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줄어들 수 있다.

현금성 지원정책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소비쿠폰으로 지역 상권의 매출이 증가하더라도 그 효과가 기초자치단체의 세입으로 그대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세는 국세이며, 지방정부가 부담한 지원금은 실제 예산 지출로 남는다.
자체 세입이 부족한 자치단체일수록 동일한 지방비 분담 비율이 더 큰 재정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달서구가 기초연금과 생계급여 등의 구비 부담 비율을 낮추고, 국가 차원의 민생지원사업은 전액 국비로 추진할 것을 요구하는 배경이다.

한국은행 분석에서는 현금성 지원의 단기 소비 진작 효과가 확인됐다.
달서구의 재정자료에서는 자체 재원 감소와 의무지출 증가에 따른 부담이 드러났다.

현금성 지원이 주민 생활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높이려면 지급 대상과 규모뿐 아니라 지역별 재정 능력을 반영한 비용 분담 기준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정부가 결정한 복지정책의 혜택은 전국에 돌아가지만, 이를 집행하는 지방정부의 재정 여건은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심현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mhb744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