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와 베조스 재산 합해도 푸틴에는 미치지 못하나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제재를 단행했으나 그의 재산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직접적인 제재 대상 리스트에 올렸다. 이는 곧 미국과 유럽연합에 있는 푸틴 대통령의 자산이 동결된다는 것을 뜻한다. 문제는 푸틴의 재산 명세를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푸틴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를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라는 평가가 미국에서 나오기도 했다. 외신은 26일(현지시간) 푸틴의 은닉 재산이 1000억 달러(약 120조4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EU가 푸틴의 재산 내용과 목록 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연봉 14만 달러(약 1억7000만 원)를 받고, 조그만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을 뿐이다. 흑해에 있는 ‘푸틴 궁전’은 10억 달러가 넘지만, 그의 공식적인 재산 명세에 포함조차 되지 않았다. 그가 즐겨 사용하는 초호화 ‘푸틴 요트’는 1억 달러가 넘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푸틴의 새 애인으로 알려진 여인 명의로 모나코에 있는 아파트는 410만 달러가량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남부에는 푸틴의 전부인 소유 고급 빌라가 있다.

푸틴의 재산에 관해서는 다양한 분석과 주장이 나온다. 지난 2017년에 러시아 엘리트들과 교류가 많았던 미국의 금융인 빌 브로우더는 미 의회 증언에서 푸틴의 재산이 2000억 달러가량이라고 말했다. 에르미타주캐피털매니지먼트의 CEO였던 브라우더는 미 상원 법사위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 당시에 포브스 추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의 재산은 900억 달러, 베조스는 850억 달러였다. 이에 따라 게이츠와 베조스의 재산을 합해도 푸틴 대통령에 미치지 못한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앤더스 아스런드 조지타운대 교수는 2019년에 출간한 ‘러시아의 연고 자본주의’라는 저서에서 푸틴의 재산이 1250억 달러라고 주장했다.

푸틴은 2000년 대통령이 된 뒤 지금까지 20년 넘게 통치하면서 부패와 부정 축재 의혹에 휩싸여 있다. 그는 1100만 달러를 들여 객실을 치장한 비행기 5대를 포함해 58종의 항공기와 4척의 호화 요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의 오랜 정적인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측은 최근 흑해 연안에 있는 호화저택을 담은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모나코 국토의 39배에 달하는 부지에 있는 이 저택의 가치는 11억 유로 (약 1조4700억 원)로 추산됐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