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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사우디 방문하면 에너지 넘어서는 현안 논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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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사우디 방문하면 에너지 넘어서는 현안 논의할 것"

국내 반대 여론 의식해 사우디 방문 확정한 것은 아니라고 밝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EPA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EPA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기로 최종적인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으나 만약에 사우디에 가면 에너지 문제를 넘어서는 다른 회담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캘리포니아를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사우디 방문 계획에 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면 어떤 행사에 참석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급등하는 국제 유가 안정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7월에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카린 피에르-장 백악관 대변인은 7일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라면 누구라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추진하자 미국 정치권에서 ‘인권 탄압’의 상징적 인물인 사우디의 실질적 통치자 무함마드 빈살만(MBS) 왕세자와 손을 잡아서는 안 된다는 비판론이 제기됐다. 여당인 민주당의 중진 아담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MBS는 도살자이고, 그는 배척해야 할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애초 이달 말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7월로 연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달 말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26~28일)와 스페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29~30일)에 참석한 후 곧바로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지역을 방문하는 일정을 검토했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순방 일정이 빡빡하고, 중동 지역 방문 준비를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백악관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치솟은 국제 유가의 안정을 위해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화해와 협력을 모색해왔다. 미국과 사우디는 전통적인 우방국이었다. 그러나 지난 2018년 10월 미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으로 두 나라 관계가 틀어졌다. 사우디 국적의 카슈끄지는 터키 주재 사우디 영사관을 방문했다가 피살됐고, 당시 미 정보당국은 살해 배후로 사우디의 빈살만 왕세자를 지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19년 11월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사우디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고, 사우디를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사우디 측은 MBS 왕세자의 개입을 극구 부인하면서 바이든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