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면 어떤 행사에 참석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급등하는 국제 유가 안정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7월에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애초 이달 말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7월로 연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달 말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26~28일)와 스페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29~30일)에 참석한 후 곧바로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지역을 방문하는 일정을 검토했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순방 일정이 빡빡하고, 중동 지역 방문 준비를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백악관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치솟은 국제 유가의 안정을 위해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화해와 협력을 모색해왔다. 미국과 사우디는 전통적인 우방국이었다. 그러나 지난 2018년 10월 미국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으로 두 나라 관계가 틀어졌다. 사우디 국적의 카슈끄지는 터키 주재 사우디 영사관을 방문했다가 피살됐고, 당시 미 정보당국은 살해 배후로 사우디의 빈살만 왕세자를 지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19년 11월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사우디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고, 사우디를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사우디 측은 MBS 왕세자의 개입을 극구 부인하면서 바이든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