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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글로벌 식량 위기 악화하나...유엔 주관 러시아·우크라 협상 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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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글로벌 식량 위기 악화하나...유엔 주관 러시아·우크라 협상 표류

러시아, 흑해 항구에서 우크라 식량 수출 차단한 뒤 서방 압박 카드로 활용

글로벌 식량 위기가 고조되면서 인도 주민들이 식량을 확보하려고 대기하고 있다. 사진=AFP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식량 위기가 고조되면서 인도 주민들이 식량을 확보하려고 대기하고 있다. 사진=AFP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흑해 인근에서 우크라이나의 식량 수출 길을 차단하고, 유엔이 중재에 나선 협상에서 러시아가 비타협적인 태도로 일관해 글로벌 식량난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식량 수출을 막으면서 이를 우크라이나와 국제 사회를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고 외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 주관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 대표가 참석한 협상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글로벌 식량 위기를 악용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해제하도록 유도하려 한다고 외신이 전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산 에너지와 금융 기관 등을 제재하면서 식량과 농업 분야에 대해 제재를 하지 않았다.

특히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비료 가격이 치솟자 은밀하게 러시아산 비료 수입을 확대하려고 한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산 비료를 수입하는 곡물 회사와 운송업체에 러시아산 비료 수입을 늘리라고 권고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러시아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글로벌 식량 위기와 비료 공급난이 발생하자 유엔 등이 주관한 회담이 열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러시아가 식량을 무기화하고, 우크라이나가 곡물 수출을 못 하도록 항구를 통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현재 흑해에서 우크라이나산 곡물, 해바라기유 2,500만t이 묶여 있다고 외신이 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항만 일대에 설치한 지뢰를 먼저 제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곡물 수출항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보장을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흑해 인근 항만에 묶여 있는 우크라이나 곡물을 훔쳐 러시아로 이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가 곡물 비축 창고를 공격했다고 우크라이나가 밝혔다. 러시아는 식량을 무기화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정부 대표단은 터키에서 이번 주에 협상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외신이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아직 이 협상에 초대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과 EU는 또한 러시아산 비료 거래를 제재 예외 분야로 인정했다. 러시아는 대표적인 비료 수출국이다. 그러나 운송회사, 은행, 보험회사 등은 잠재적인 제재 위반 가능성을 우려해 러시아산 비료 거래를 꺼린다. 러시아의 비료 수출은 올해 24%가 감소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비료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내년도 곡물 생산량이 줄어들어 곡물 가격이 치솟을 수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