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올해에 하루 평균 원유를 75만 5,500배럴씩 수출해왔다고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8만 1,000배럴에 비해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원유와 디젤 수출 통제에 나서면 그가 에너지난에 직면한 유럽의 동맹국들을 지원하겠다고 한 약속을 파기하게 돼 논란이 일 수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 국가들과 러시아 간 원유와 천연가스 거래가 줄어들어 유럽 국가들이 에너지 위기를 맞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원유와 디젤 수출을 제한할 수 있는 직접적인 권한이 없으나 대통령의 다른 비상 권한을 원용해 이를 시행할 수 있다.
미국이 에너지 수출을 통제해도 장기적으로 휘발윳값을 떨어뜨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23일 정유업체 대표들과 만나 휘발윳값 폭등 대책을 논의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엑손모빌, 셸, BP, 셰브런, 필립스66, 마라톤 페트롤리엄, 발레로 등 7개 석유 기업에 편지를 보내 “전쟁으로 휘발유 가격이 갤런(1갤런=약 3.8L) 당 1.70달러 이상 올랐다’면서 “기록적으로 높은 정유사의 수익률이 이 고통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업들이 휘발유와 경유, 기타 정제 제품 공급을 늘리기 위한 즉각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면서 “조만간 정유 시설과 생산량 증가를 위한 모든 합리적이며 적절한 연방 정부의 도구와 비상 권한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석유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지난 2년여간 직원 수를 대폭 줄이고, 채산성이 떨어지는 유전과 정유 시설을 차례로 폐쇄해 왔다. 미국 석유업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현재 국제 유가가 뛰고 있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고 본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