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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사료비 급등에 역대급 가뭄까지 美 '쇠고기 가격' 대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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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사료비 급등에 역대급 가뭄까지 美 '쇠고기 가격' 대란 오나

미국의 사육 두수 추이. 사진=미 농무부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사육 두수 추이. 사진=미 농무부

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쇠고기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분쇄육을 기준으로 한 지난달의 미국 쇠고기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7%나 오른 상황.

30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더 큰 문제는 쇠고기 가격 상승이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금명간 더 오를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예상된다는데 있다.

미국 쇠고기 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큰 이유는 사육 두수가 전체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중이라서다.

특히 사육 암소의 감소가 문제다. 현재 미국 전역에 걸친 역대급 가뭄의 여파로 사료값을 비롯해 쇠고기 사육에 들어가는 비용 때문에 부담을 느낀 가축 농가들이 앞다퉈 사육 규모를 줄이면서 한참 사육 중인 소들을 내다팔아 현금화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축산농가 번식용 암솎까지 포함해 사육두수 감축 나서


미 농무부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송아지를 포함한 미국의 소 사육 두수는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988만 마리를 기록했다.

그러나 사육 두수만 감소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전례 없는 가뭄으로 인해 사료비를 비롯한 사육비용이 급등하면서 발생한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상당수 가축 농가들이 사육 규모를 줄이는데 나섰고 이 과정에서 번식용 암소까지 도축장으로 보내는 사례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도축용으로 사육되는 미국의 비육우는 1340만두로 지난해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 이 가운데 1000두 이상 보유 규모의 비육장들이 보유하고 있는 비육우는 전체의 84.6%를 차지해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농무부 소속의 셰일 섀검 애널리스트는 “도살 전에 머무는 사육장으로 보내지는 번식용 암소의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고 밝혔다.

농무부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가축농가들이 지난달 도축용 사육장으로 내다판 번식용 암소는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가운데 전체적인 사육 두수는 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섀검 애널리스트는 “도축장으로 향하는 번식용 암소는 증가한 반면 전체 사육 두수는 감소했다는 것은 앞으로 도축될 수 있는 소가 줄어들 것임을 예고한다”면서 “내년부터 도축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이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송아지를 낳는 암소가 도축장으로 끌려가는 경우가 늘수록 전체 사육 두수는 감소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역대급 가뭄의 충격파


현재 미국에 닥친 극심한 가뭄은 과거와 크게 양상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미국축산협회(NCBA)의 콜린 우드올 최고경영자(CEO)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과거 같으면 가뭄이 오더라도 미국 전역에 걸친게 아니라 지역적으로 왔기 때문에 방목장을 다른 지역으로 옮겨다니는 방법으로 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미국의 대부분 지역에서 가뭄이 발생한 상황이라 딱히 옮길 수 있는 방목장이 여의치 않은 실정”이라고 밝혔다.

사육비용의 급등에다 피할 수 업는 극심한 가뭄까지 겹치면서 관련 농가들은 심각한 경영위기에 몰렸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사육 두수를 줄이는 자구책을 펴고 나섰다는게 우드올 CEO의 설명이다.

그는 “쇠고기 가격은 앞으로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쇠고기 가격이 오르더라도 그것은 축산농가의 책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