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EU, 러시아와 '치킨게임' 물러서나...원유 수출 제한 부분 해제

공유
2

[초점] EU, 러시아와 '치킨게임' 물러서나...원유 수출 제한 부분 해제

러시아산 원유 운송 선박에 대한 해상 보험 제공 중단 연기… 미국도 동의

러시아 옴스크에 있는 오일 탱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 옴스크에 있는 오일 탱크. 사진=로이터
유럽 국가들이 국제 유가 급등을 막으려고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부분적으로 해제하기로 했다. 31일(현지시간)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런던 로이드 해상 보험이 러시아산 원유를 선적한 선박에 대한 보험 서비스 제공 금지 조처 시행을 연기하고, 러시아산 원유 수출을 부분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6월 4일 러시아산 원유를 선적한 선박에 대한 해상 보험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보험 없이 선박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것은 국제 해사법 위반이다.
영국은 국제 해상 보험 중심 국가이다. 이 때문에 EU는 영국과 함께 러시아산 원유 운송 선박 보험 서비스 제공 중단 방안을 협의해왔다. EU와 영국이 손을 잡고, 해상 보험을 제공하지 않으면 러시아의 원유 수출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FT가 전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원유 수출이 전면적으로 차단되면 국제 유가가 폭등할 수 있다. 미국도 유럽 국가들에 해상 보험 서비스 중단이 미칠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전달했다.

미국은 그 대안으로 러시아산 원유가 상한제를 제안했다. 이는 러시아산 원유 수출 가격의 상한선을 정해 그 이상의 가격으로 거래된 원유를 실은 선박에 대해서만 해상 보험 제공을 중단하려는 것이다.

영국은 해상 보험 제공 중단이 몰고올 파장을 우려해 점진적인 조처를 하고 있다. 영국은 지난 5월 유럽연합과 해상 보험 제공 중단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영국 의회는 러시아산 원유를 선적한 선박 중에서 영국으로 입항하는 선박에 한해 해상 보험을 제공하지 않기로 하고, 이를 올해 12월 이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영국은 미국에 이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었다. 이 때문에 영국 의회의 결정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뿐이고, 러시아의 원유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수 밖에 없다.

영국은 자국 이외의 국가에 수출되는 러시아산 원유 운송 선박에 대한 해상 보험을 계속 제공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전했다.

유럽연합은 러시아산 원유 운송 선박에 대한 보험 제공 중단 조처를 지난 6월 4일 결정했다. 유럽연합은 그 당시에 신규 해상 보험 계약을 더는 체결하지 못하도록 했었다. EU는 이제 수정안을 마련해 유럽 이외의 지역으로 운송되는 러시아산 원유 운송 선박에는 해상 보험을 현재와 같이 계속해서 제공하기로 했다. 또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로스네프트 등에 대한 대금 결제도 제한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과 영국은 러시아산 원유가 상한제를 먼저 시행한 뒤 해상 보험 제공 중단 조처를 나중에 추진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EU는 이에 앞서 지난 21일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로즈네프트와 가스프롬이 제3국에 원유를 수출하는 것을 막지 않기로 했다. EU는 성명에서 “전 세계 식량 및 에너지의 안전보장에 대한 잠재적인 악영향을 피하려고 EU는 제3국과의 농산물 거래 및 원유 수출에 있어서 특기업과의 거래 금지 적용 예외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글렌코어, 트라피구라를 비롯한 석유 거래 업체와 셸, 토탈 등 석유 기업이 EU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이유로 시아와 제 3국 간 원유 거래 개입을 중단해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