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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대만 갈등, 우크라전 뛰어 넘는 금융 시장 가장 큰 위험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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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대만 갈등, 우크라전 뛰어 넘는 금융 시장 가장 큰 위험인 이유는

유라시아 그룹, 美·中 중대 안보 위기 가능성 25%…브리지워터 미중 전쟁 가능성 30%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증권거래소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증권거래소 모습. 사진=로이터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중국과 대만 갈등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능가하는 세계 금융 시장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마켓워치는 2일(현지시간) “대만 사태가 금융 시장의 최대 매크로 리스크(macro risk)가 됐다”면서 “이것이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 중앙은행의 대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뛰어넘는 금융 시장의 관심사로 대두했다”고 보도했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도착한 이후 개장된 미국 뉴욕 증시를 비롯한 세계 주요국 증시에서 주가가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미국과 중국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 등을 우려해 가장 안전한 투자처라는 평가를 받는 미국 국채 매입에 나섰다. 글로벌 금융 기관은 자산 운용 전략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마켓워치가 전했다.
짐 보걸 FHN 파이낸셜 부회장은 이날 투자자에게 보낸 메모에서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봉쇄를 해제하면서 안정을 추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으나 이제 중국이 글로벌 경제 성장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믿기 어려워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대만에 대한 위협은 분명하고, 향후 몇 년에 걸쳐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 중국 간 군사 충돌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레그 벨리어 AGF 인베스트먼트 투자 전략가는 이날 메모에서 “미국과 중국 간 우발적인 충돌이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만을 관할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 전구 스이 대변인은 2일 밤부터 대만 주변에서 일련의 연합 군사행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만 북부·서남·동남부 해역과 공역에서 연합 해상·공중 훈련, 대만 해협에서 장거리 화력 실탄 사격을 각각 실시하고, 대만 동부 해역에서 상용 화력을 조직해 시험 사격을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는 인민 해방군이 4일 12시부터 7일 12시까지 해당 해역과 공역에서 중요 군사훈련과 실탄 사격을 실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 해군은 대만과 멀지 않은 필리핀해에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를 비롯한 전함 4척을 전개했다고 로이터가 이날 보도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유라시아 그룹은 이날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을 고조시키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나 중국이 미국과 충돌을 초래할 수 있는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라시아 그룹은 “미·중 간 군사적 대치 상황이 길어져 추가적인 긴장 고조 사태와 같은 중대한 안보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25% 정도”라고 밝혔다.
유라시아 그룹은 “중국이 해군과 공군을 동원해 추가적인 군사훈련을 할 수 있을 것이고, 미국 대표단에 대한 제재, 미·중 양국 교류 제한 등의 조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라시아 그룹은 또 “중국이 대만과 미국 기업에 대한 보이콧이나 제재를 단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창설자로 ‘헤지펀드의 제왕’으로 불리는 레이 달리오는 “향후 몇 년 사이에 미국과 중국 간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30%가량이고, 대만이 이 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을 비롯한 미국 하원의원 대표단이 탑승한 항공기가 2일 밤 10시45분께(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쑹산 공항에 도착했다. 펠로시 의장은 타이베이의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 숙박한 후 3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면담 및 오찬, 입법원(의회)과 인권박물관 방문, 중국 반체제 인사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3일 오후 4~5시께 출국할 것이라고 대만 언론이 보도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