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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메타 경영진, 새로 발표한 최첨단 AI 때문에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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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메타 경영진, 새로 발표한 최첨단 AI 때문에 '난감'

메타플랫폼스 계열 메타AI가 발표한 '블렌더봇 3' 베타버전이 사용자와 대화하는 모습. 블렌더봇 3 서비스는 현재 미국에서만 시범 서비스되고 있다. 사진=메타AI이미지 확대보기
메타플랫폼스 계열 메타AI가 발표한 '블렌더봇 3' 베타버전이 사용자와 대화하는 모습. 블렌더봇 3 서비스는 현재 미국에서만 시범 서비스되고 있다. 사진=메타AI

메타버스 사업을 가열차게 추진 중인 메타플랫폼스 경영진이 난감한 입장에 빠졌다.

야심차게 개발해 최근 미국에서 발표한 최첨단 인공지능(AI) 프로그램 때문이다. 정확히는 ‘블렌더봇 3(BlenderBot 3)’로 명명된 AI 챗봇으로 메타플랫폼가 메타버스 비전을 내세운 뒤 메타AI 사업부가 개발에 나서 선보인 야심작이다.

채터봇으로도 불리는 챗봅은 음성이나 문자를 통한 인간과 대화를 통해 인간의 질문에 답하거나 인간이 요구한 작업을 수행하도록 제작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콜센터 직원을 대신할 수 있어 비용을 절감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메타AI, 야심차게 개발한 최첨단 AI봇 ‘블렌더봇 3’ 발표

블렌더봇 3 베타버전을 이용할 수 있는 데모 사이트. 사진=메타AI이미지 확대보기
블렌더봇 3 베타버전을 이용할 수 있는 데모 사이트. 사진=메타AI


6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메타AI는 블렌더봇 3의 시범서비스를 미국에서 시작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메타AI는 블렌더봇 3이 1750억개의 파라미터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녀 사실상 모든 질문을 이해하고 답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수준의 AI가 개발된 것은 처음이라는게 메타AI의 설명이다. 당대 최고의 성능을 지닌 AI봇이라는 주장인 셈이다.

파라미터(Parameter) 는 봇이 사용자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일컫는다. 바꿔 말하면 유저가 하는 말을 발화라고 하고 여기에서 뽑아내는 정보를 파라미터라고 한다. 봇과 봇 사용자가 나누는 대화는 대부분 파라미터 데이터를 채우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블렌더봇 3의 성능을 확인하려면 메타 측이 구축한 데모 사이트(https://geo-not-available.blenderbot.ai/)에 접속하면 된다. 다만 이 데모 사이트에 올라있는 블렌더봇 3은 현재 미국에서만 접속 가능하다.

메타가 일반 대중을 위한 베타버전을 공개하면서 벌써부터 이를 경험한 미국 네티즌들로부터 다양한 반응이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고 부정적인 반응도 있지만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미국 인터넷매체 버즈피드의 데이터분석 전문가가 블렌더봇 3 베타버전과 나눴다는 대화의 내용이다.

눈길을 끌 수 밖에 없는 것이 대화의 주제가 바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였기 때문이다.

◇블렌더봇 3 “엄청난 부자가 같은 옷 입는 것 이상해”


맥스 울프 버즈피드 데이터분석가가 6일(현지시간) 블렌더봇 3과 나눈 대화 내용을 공유하며 트위터에 올린 글. 사진=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맥스 울프 버즈피드 데이터분석가가 6일(현지시간) 블렌더봇 3과 나눈 대화 내용을 공유하며 트위터에 올린 글. 사진=트위터


블렌더봇 3에 질문을 한 사람은 맥스 울프 버즈피드 데이터분석가. 그가 던진 질문은 ‘저커버그 CEO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였다.

블렌더봇 3이 답을 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고 울프가 받아든 대답은 “특별히 이렇다 하는 생각은 없다. 저커버그는 훌륭한 사업가이지만 그의 사업 방식이 항상 윤리적인 편은 아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메타 경영진을 당혹스럽게 만들었을 답은 그 다음에 나온다. 블렌더봇 3이 “저커버그 같은 엄청난 부자가 늘 같은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덧붙였기 때문이다.

울프 분석가는 이 대화 내용을 캡쳐한 뒤 트위터에 올리면서 “메타에서 새로 발표한 챗봇이 자신의 CEO에 대한 ‘의견’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의견이란 말에 따옴표를 단 것으로 볼 때 자신도 놀랐지만 메타 경영진이 놀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 것으로 해석된다.

나아가 다른 사용자가 던진 질문에 대한 블렌더봇 3의 답변은 심지어 이 시범 서비스가 계속될 수 있을지 궁금하게 할 정도.

트위터에서 ‘dabbakovner’라는 아이디를 쓰는 사용자가 저커버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같은 질문을 올리자 블렌더봇 3가 “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쁜 사람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답한 뒤 위키피디어에서 찾은 것으로 보이는 저커버그에 관한 정보를 질문자에게 제공한 것.

블렌더봇 3는 앞서 밝힌 입장과 상충되는 답변도 제시했다. 또다른 질문자가 같은 질문을 하자 “저커버그는 위대하고 영리한 사람”이라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억만장자”라고 답했기 때문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