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몬도 장관은 내년 2월 이전에 기업으로부터 지원금 신청을 받을 계획이고, 내년 봄부터 지원금이 실제로 지급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법에는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국가에서 생산시설을 확장하거나 신축하면 정부가 지원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미국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으면 10년간 중국 공장에 첨단 시설 투자를 하지 못하게 된다. 특히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에서 28나노(나노미터·1㎚는 100만분의 1㎜) 미만은 중국에 신규 투자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반도체 지원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혜택을 볼 수 있으나 향후 중국 현지 공장에 첨단 설비를 도입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러몬도 장관은 “만약 기업들이 돈을 받는다면 그 돈을 중국에 투자하는 데 사용할 수 없다”면서 “기업들은 10년간 중국에 첨단 제조시설을 짓지 못하고, 만약 '머추어 노드(mature node·40나노미터 이상)' 공장을 확장하면 중국 시장에만 판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기업들이 지원금을 받고 이 중 어느 것이라도 (위배)하면 지원금은 회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몬도 장관은 기업이 중국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 개별적으로 미국 정부가 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은 이에 앞서 월스트리트 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미국에서의 투자”라며 “미국이 핵심 광물,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특정 기술 분야를 지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이 WSJ에 한국에 투자를 검토하던 대만 반도체 회사를 설득해 미국 공장 설립으로 방향을 돌리도록 한 일화를 공개했다. 대만 글로벌웨이퍼스가 지난 2월 50억 달러 규모의 독일 투자 계획을 포기하고 대안을 찾기 시작하자 발 빠르게 접촉해 미국 투자를 설득했다는 것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