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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몬도 美 상무 "반도체 보조금 받는 기업, 중국 투자하면 지원금 즉각 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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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몬도 美 상무 "반도체 보조금 받는 기업, 중국 투자하면 지원금 즉각 회수"

내년 2월 이전 지원금 신청 받고 봄부터 지급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월 9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맨 왼쪽)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반도체 지원법'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월 9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맨 왼쪽)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반도체 지원법'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6일(현지시간) 반도체 지원법 시행 과정에서 정부의 지원금이 중국에 대한 투자에 사용되면 지원금을 즉각 회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법 시행의 첫 번째 목표미국의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몬도 장관은 내년 2월 이전에 기업으로부터 지원금 신청을 받을 계획이고, 내년 봄부터 지원금이 실제로 지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반도체산업에 520억 달러(약 68조 원)를 직접 지원하고, 세제 혜택 등을 통해 모두 2800억 달러 (약 368조 원)를 지원하는 내용의 ‘반도체 지원 및 과학 법안 2022’에 서명해 발효시켰다. 초당적으로 미 의회를 통과한 이 법에 따르면 약 390억 달러가 미국 내에서 반도체 생산 시설을 신설, 확장, 현대화하는 기업에 제공된다. 나머지 110억 달러는 반도체 연구, 개발 지원비로 사용된다. 방위 산업 관련 반도체업체에는 20억 달러가 지원된다.

그러나 이 법에는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국가에서 생산시설을 확장하거나 신축하면 정부가 지원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미국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으면 10년간 중국 공장에 첨단 시설 투자를 하지 못하게 된다. 특히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에서 28나노(나노미터·1㎚는 100만분의 1㎜) 미만은 중국에 신규 투자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반도체 지원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혜택을 볼 수 있으나 향후 중국 현지 공장에 첨단 설비를 도입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러몬도 장관은 만약 기업들이 돈을 받는다면 그 돈을 중국에 투자하는 데 사용할 수 없다”면서 “기업들은 10년간 중국에 첨단 제조시설을 짓지 못하고, 만약 '머추어 노드(mature node·40나노미터 이상)' 공장을 확장하면 중국 시장에만 판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기업들이 지원금을 받고 이 중 어느 것이라도 (위배)하면 지원금은 회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몬도 장관은 기업이 중국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 개별적으로 미국 정부가 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은 이에 앞서 월스트리트 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미국에서의 투자”라며 “미국이 핵심 광물,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특정 기술 분야를 지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이 WSJ에 한국에 투자를 검토하던 대만 반도체 회사를 설득해 미국 공장 설립으로 방향을 돌리도록 한 일화를 공개다. 대만 글로벌웨이퍼스가 지난 2월 50억 달러 규모의 독일 투자 계획을 포기하고 대안을 찾기 시작하자 발 빠르게 접촉해 미국 투자를 설득했다는 것이다.
러몬도 장관은 한 시간에 걸친 도리스 수 글로벌웨이퍼스 최고경영자(CEO)와의 통화에서 미국의 보조금이 없다면 건설비가 미국의 3분의 1인 한국에 신공장을 짓겠다 수 CEO를 설득해 2주 뒤 글로벌웨이퍼스의 텍사스주 신공장 발표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