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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외국인들, 총기사고에 진저리…美 방문 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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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외국인들, 총기사고에 진저리…美 방문 꺼린다

글로벌 여행·관광시장 좌우하는 중국인들 "총기사고 만연한 미국 방문 생각 없어"

중국인이 미국 방문을 꺼리는 주요한 이유들. 코로나19와 더불어 총기사고를 비롯한 폭력범죄 문제에 대한 불안감이 1위를 차지했다. 사진=모닝컨설트/악시오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인이 미국 방문을 꺼리는 주요한 이유들. 코로나19와 더불어 총기사고를 비롯한 폭력범죄 문제에 대한 불안감이 1위를 차지했다. 사진=모닝컨설트/악시오스

2년 넘게 지구촌의 인구 유동을 역대급으로 위축시켰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대유행 국면에서 벗어나면서 기대감이 가장 커지고 있는 분야는 여행 및 관광업계다.

코로나 사태로 어느 나라보다 큰 피해를 입은 미국 업계도 물론 예외가 아니다.

글로벌 통계사이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가 닥치기 전인 지난 2019~2020년 기준 미국은 프랑스, 이탈리아, 멕시코에 이은 세계 4위의 관광대국이었다.

또 스태티스타가 집계한 미국 방문객 통계에 따르면 2019년까지 고공행진하던 방문객 수가 코로나 사태가 터진 2020년부터 수직 낙하했음이 확연히 드러난다.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5월 바닥을 쳤던 외국인의 미국 방문건수는 그 이후 차츰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코로나 사태로 인한 충격파가 워낙 컸기에 회복 속도는 매우 더딘 실정이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 국면이 진정되면서 미국을 찾는 외국인이 늘어나길 잔뜩 기대하고 있는 미국의 관련 업계에 커다란 실망을 안겨줄 수 밖에 없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와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끊이지 않고 사고가 터지고 있어 미국인의 삶의 일부가 됐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미국의 총기 사고가 단순히 미국의 국내 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이 미국을 찾기를 꺼리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일상화된 총기 사고와 중국인이 미국 방문을 꺼리는 이유

중국인이 계획 중인 주요 해외 여행국. 미국에 대한 관심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모닝컨설트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인이 계획 중인 주요 해외 여행국. 미국에 대한 관심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모닝컨설트


12일(이하 현지시간)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의 시장정보 분석업체 모닝컨설트는 중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실시한 여행 계획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중국인의 여행 계획을 통해 미국 여행 및 관광업계의 향배를 가늠하기 위한 취지였다.

모닝컨설트가 중국인을 대표적인 표본으로 꼽은 이유는 중국인의 미국 방문건수가 지난 2019년 기준으로 캐나다, 멕시코, 영국, 일본에 이어 다섯 번째를 기록한 이래 증가해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직전까지는 3위까지 오른 것과 무관치 않다.

또한가지 이유는 모닝컨설트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해외 여행에 쓰이는 돈의 약 5분의 1이 중국 관광객들 지갑에서 나오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해외여행을 생각하고 있는 중국인이 어느 나라에 관심을 두고 있느냐가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주요 관광국들의 관심사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모닝컨설트가 이번 조사에서 확인한 가장 중요한 결과는 해외여행을 고려하고 있는 중국인 가운데 54%가 유럽 국가를 생각하고 있는 반면, 미국을 고려하고 있는 경우는 35%에 그쳤다는 대목이다. 대다수의 중국인은 미국에 관심이 별로 없거나 아예 고려 대상으로 삼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이유를 살펴보면 이번 조사에 참여한 중국인의 57%는 미국의 코로나19 관리 및 정책에 대한 불신을 반영한 듯 코로나19를 미국을 방문하고 싶지 않은 이유로 꼽았다. 문제는 총기사고를 비롯한 폭력범죄가 횡행해 불안하다는 이유를 꼽은 중국인도 57%나 됐다는 것.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더 중요한 사실은 미국의 코로나 사태는 진정됐지만 코로나 사태 못지 않게 미국의 치부라 할 치안문제도 중국인들이 굳이 미국을 찾을 필요성을 느끼지 않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는 점이다.

미국과 중국이 글로벌 패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중국인들이 미국에 대해 느낄 수 있는 거부감이 결코 전부가 아니라는 뜻이다.

악시오스는 “미국의 언론보도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온 각종 총기 관련 사고를 중국 언론이 의도적으로 부각시켜 전해온 점도 중국 관광객들의 이같은 시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미국 직장인 33% “아직도 코로나 감염 염려”


한편, 여론조사업체 갤럽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에 대한 염려는 미국 직장인들 사이에서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갤럽이 지난 7월 26일부터 지난달 2일까지 미국 성인 36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매우” 또는 “어느 정도” 코로나에 걸릴 가능성에 대한 걱정이 있다는 응답이 현재 직장에 다닌다는 미국인의 33%로 나타나 이전 조사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향후 코로나 유행 전망과 관련해서는 직장 생활 중인 미국인의 3분의 2가 오는 가을과 겨울께 코로나 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26%는 매우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고 43%는 어느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갤럽은 “젋은 직장인과 나이가 든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여성 직장인의 41%가 코로나 감염에 대한 불안이 있다고 밝힌데 비해 남성 직장인은 26%만 그렇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