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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총재 "미중 대결로 신냉전 도래…글로벌 경제권 두 동강 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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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총재 "미중 대결로 신냉전 도래…글로벌 경제권 두 동강 날 것"

게오르기에바 총재, 프놈펜에서 워싱턴 포스트와 인터뷰…미중 경제 '디커플링' 불가 강조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사진=로이터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미국과 중국 간의 대결로 신 냉전 시대가 도래하고, 글로벌 경제권이 두 동강이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12일(현지시간) 아세안(ASEAN, 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워싱턴 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이 신문이 보도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세계 경제권이 갈수록 파편화하는 것을 우려한다”면서 “우리가 그 결과로 몽유병에 걸린 것처럼 좀 더 가난하고, 불안정한 세계로 걸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IMF는 세계 경제가 블록화돼 대결하면 1.5%가량 성장이 둔화하고, 연간 1조 4000억 달러가 날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자제품, 의류, 산업재 생산의 중심지인 아시아 지역은 경제 블록화의 피해 규모가 다른 곳에 비해 2배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IMF가 밝혔다.
불가리아에서 성장한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철의 장막이 드리워졌던 첫 냉전 시대에 참으로 추웠다”면서 “이제 또 다른 세기에 두 번째 냉전으로 들어가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 간 교역은 6000억 달러 규모에 달하고, 두 나라 경제가 상호 긴밀하게 얽혀 있어 완전히 분리되기는 불가능하다고 그가 지적했다. 그렇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정부가 2018년에 중국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이래 미국과 중국 경제 간 ‘디커플링’이 가속하고 있다고 WP가 전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미국 등 서방 세계가 동맹 중심으로 공급망을 강화해 중국러시아산(産) 제품 의존으로 발생할 수 있는 ‘지정학적 협박(geopolitical coercion)’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옐런 장관은 지난달 12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브레턴우즈위원회 주최 행사 연설에서 “러시아가 (주요 자원의) 수출입 무기화로 발생한 비용을 지정학적 협박의 도구로 악용하고 있다”면서 “유사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중국에 대해서도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유럽연합(EU)과 인도·태평양 국가들과 함께 공급망 통합 심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옐런 의장은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태양 전지판,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등을 예로 들면서 미국 기업들이 이들 기술에 대한 의존적 상황을 타개하려고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옐런 장관이 이번 주에 인도를 방문하는 이유도 ‘프렌드 쇼어링’을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중국과 같은 적대국 대신에 인도처럼 미국에 우호적이거나 미국과 동맹 관계를 맺고 있는 우방국과의 공급망 체계 구축에 나섰다고 이 신문이 강조했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WP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에 공급망을 다양화하려는 것은 합당하지만, 그 범위를 넘어서면 이것이 미국과 전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조 바이든 정부가 이를 이어받았으나 이로 인해 미·중 간 무역 적자 폭이 줄어들지도 않았고, 미국 소비자들이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