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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러시아, 도네츠크 등 5개 전선 대규모 공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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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러시아, 도네츠크 등 5개 전선 대규모 공세 이유

여러차례 좌절 경험 전장서 주도권 되찾기 총력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러시아군이 새로운 서방 무기의 우크라이나 인도에 앞서 동부 전선서 대규모 공세를 단행하고 있다. 7일(이하 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 특파원의 현지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군은 동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5개 전선에 걸쳐 공격을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해 수차례 좌절을 경험한 후 전장에서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부심해 왔다. 악명 높은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까지 동원한 러시아의 공세를 막아내기 위해 서방은 레오파르트2 전차를 비롯한 각종 무기의 지원을 약속했다.
러시아의 공세에 대한 서방과 우크라이나 당국의 반응은 다소 엇갈린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가 앞으로 몇 주 안에 전쟁의 결과에 영향을 줄 병력 증강에 나설 것 같지는 않다. 최근 공세에도 불구하고 몇 백 미터의 전진이 있을 뿐이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이달 말 침공 1주년을 맞은 러시아가 새로운 공격에 나설 것이 확실시된다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지난 1년간의 무차별 폭격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완전히 통제하는 데 실패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쿠퍄스크, 리만, 바흐무트, 아브디브카, 노보파블리프카 등에 대한 러시아의 대공세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7일 자국 군대가 “쿠퍄스크와 라이만 전선, 도네츠크 지역 전체, 남부 자포리지아와 헤르손 지역에서 전투를 수행하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화요일 국영 TV에 나와 “러시아군이 최근 공격을 강화한 도네츠크 지역의 병참 허브인 바흐무트와 불레다르 주변에서 성공적인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러시아 점령 지역 대리 지도자인 데니스 푸실린은 “시베르스크 마을 인근에서도 전과를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시베르스크를 통제하면 러시아군이 전략적 도시인 리만에서 서쪽으로 더 진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모스크바 당국이 이처럼 서두르는 이유는 서방 무기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독일 정부는 7일 레오파르트1 전차 178대의 우크라이나 수출을 승인했다. 조만간 레오파르트2 전차 60대도 우크라이나에 인도될 예정이다. 레오파르트 전차는 한국의 K2 흑표 전차, 미국의 M1 에이브람스 전차 등과 함께 세계 최강의 전차로 손꼽히고 있다. 레오파르트 전차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을 바꿀 게임체인저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장거리 미사일과 전투기를 제공 받기 위해 안보 회의가 열리는 독일 뮌헨으로 날아가 서방 국가들에게 로비를 벌일 예정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무기 확보를 위해 브뤼셀에서 열릴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유럽 의회에서 연설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젤렌스키가 브뤼셀에 간다면 지난 해 12월 워싱턴 방문 이후 두 번째 해외순방이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 함대를 효과적으로 저지하고 자국 상공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의 F-16이나 독일 또는 스웨덴 전투기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독일은 러시아를 자극해 확전을 유도할 우려가 높다고 보고 반대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당초 서방은 같은 이유로 하이마스와 패트리어트 미사일, 탱크의 공급을 거부했다. 하지만 결국 우크라이나는 이들 무기를 손에 넣었다. 이후에도 염려했던 확전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 무기들 덕분에 우크라이나는 지난 해 러시아의 진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냈고, 남부와 북부 영토 일부를 되찾을 수 있었다. 이로 인해 러시아는 지난 가을 30만 명을 추가로 동원하는 등 소모전을 벌여야 했다.

안토니오 구테라스 유엔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에서 평화에 대한 전망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넓은 지역에서 분쟁이 확산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구테라스 사무총장은 6일 유엔 총회 연설서 “온 세상이 몽유병 환자처럼 전쟁을 향해 걸어가지 않을까 두렵다. 두 눈을 부릅뜬 채 비극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고 말했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