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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왕이 뮌헨에서 전격 회동…정찰 풍선 놓고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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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왕이 뮌헨에서 전격 회동…정찰 풍선 놓고 '격돌'

정찰 풍선 불거진 뒤 첫 대면 회담서 가시돋친 설전만 계속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 사진=CNN이미지 확대보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 사진=CNN
독일 뮌헨안보회의(MSC)에 참석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18일(현지시간) 전격 회동했으나 중국 정찰 풍선 문제를 놓고 날카롭게 대립했다. 두 사람은 정찰 풍선 격추 사건 이후 처음으로 대면 접촉했다. 그러나 양측이 팽팽한 신경전을 계속함으로써 정찰 풍선 문제 해결의 접점을 찾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 장관은 왕 위원에게 ‘중국 정찰 풍선이 미국 영공을 침공한 것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경고했다고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중국이 국제적인 제재를 피하면서 물질적 지원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 후속 논의를 위해 지난 3일 베이징으로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중국의 정찰 풍선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를 무기한 연기했다.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미 국무부 장관이 이번 회동에서 5개 대륙 40여 개 국가 상공에 중국이 정찰 풍선을 보냈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블링컨 장관과 회담에 앞서 미국이 '정찰 풍선'으로 지목하고 격추한 것'히스테리적'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위원은 안보 분야 연례 국제회의인 뮌헨안보회의에서사실을 무시하고 전투기를 출동시켜 위협이 없는 비행선을 격추했으며 이 행위는 상상조차 할 수 없고, 히스테리에 가까우며 무력을 남용한 것으로 국제협약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정부는 정찰 풍선이 기상관측용 민간 무인 비행선이고, 바람의 영향으로 표류했다고 주장한다.

왕 위원은 지구 상공에는 매일 수많은 풍선이 떠다닌다”면서 “미국이 설마 이것들을 다 격추할 것이냐고 반문한 뒤 이런 방법으로는 미국의 강대함을 증명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국내 정치의 필요 때문에 대외 접촉 과정에서 이런 황당한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미국이 성의를 갖고 잘못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고, 이 사건이 중미 관계에 끼친 손해를 해결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왕 위원은 또 미국의 '반도체 지원과 과학 법’에 대해 “국가 역량을 동원해 중국 기업을 압박하고, 일방주의와 사리사욕으로 세계무역기구(WHO)의 규칙을 위반하는 것으로 이는 산업망과 공급망을 교란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