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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워싱턴] 무디스 "美, 정부 부채 문제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재발 가능성"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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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워싱턴] 무디스 "美, 정부 부채 문제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재발 가능성" 경고

약 700만 명 대량 실업 사태 발생…협상 타결해도 올해 경기 침체 불가피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사진=CSM이미지 확대보기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사진=CSM
무디스 애널리틱스가 7일(현지시간) 미국 정치권의 연방 정부의 부채 상한 연장 협상이 결렬되면 2008년 당시와 같은 미국발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다시 발생해 약 700만 명가량의 대규모 실직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이날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이 동료들과 공동으로 작성해 미 상원 은행위 산하 경제정책 소위원회에 보낸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CNN, 뉴욕 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 보고서에서 정치권의 부채 상한 연장을 둘러싼 대립이 미국 국가 경제에 직접적인 위협이고, 실질적으로 모든 미국 국민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디폴트 사태가 이미 취약한 미국 경제에 대재앙과 같은 충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상황을 볼 때 타이밍이 최악이고, 부채 상한 인상 협상이 결렬되기 이전에도 많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과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이 올해 경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디스 팀은 ‘심각한’ 경기 침체 시나리오가 전개되면 경제에 대재앙적 타격을 줄 것이고, 현재 3.4%에 머무르고 있는 미국의 실업률8% 이상으로 올라가리라 전망했다. 무디스 팀은 의회가 빠르게 부채한도 증액에 합의해도 '가벼운 경기 침체를 피하지는 못할 것이고, 이때 실업자 100만 명가량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무디스 팀은 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연방 정부 지출을 대폭 줄이라는 요구를 수용해도 ‘상당한 침체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시나리오에서는 260만 명의 실업자가 발생할 것으로 무디스가 밝혔다.

무디스연방 정부의 보유 현금이 바닥나는 시점이 오는 8월 15일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적인 신용 평가사인 피치가 미국이 연방 부채 상한 인상에 성공해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피해도 미국의 신용 등급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임스 매코맥 피치 글로벌 신용 평가팀장은 전날 CNN과 인터뷰에서 미국 정치권이 매년 연방 부채 상한 문제를 놓고 ‘치킨 게임’을 하고 있어 미국의 신용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올해에는 그 어느 때보다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CNN은 부채 연장 상한 시한이 임박하면 실제로 미국에서 투자금 이탈 사태가 오고, 많은 투자자가 미국의 디폴트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버락 오바마 정부 당시에 부채 상한 인상 불발로 미국 정부가 디폴트에 빠졌다. 당시 미국은 AAA 신용 등급을 상실했고, S&P500 주가지수가 5% 하락하는 등 금융 시장에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미 연방정부는 지난 1월 19일 31조 4000억 달러(약 3경 9708조 원) 규모의 법정 부채한도에 도달했다. 미 재무부는 디폴트를 피하려고 연방 공무원 퇴직·장애인 연금 신규 납부 유예 등 특별 조치 시행에 들어갔다. 미국 정부가 이로써 시간을 벌었으나 6월 초까지 한도 인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 미 공화당은 백악관이 예산 지출 삭감에 동의하지 않으면 한도 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