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디, 9월 유럽 판매 5배 급증…테슬라와 격차 좁혀

중국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BYD)가 지난달 유럽에서 판매 급증을 기록하며 시장 선두주자 테슬라와의 격차를 좁혔다고 30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 협회(ACEA)의 데이터에 따르면 선전에 본사를 둔 BYD는 9월 유럽에서 2만4963대의 신차 등록을 기록했는데, 이는 1년 전 인도량 5013대의 거의 5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 협회는 유럽 연합, 영국,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 스위스 전역의 차량 판매를 추적한다.

테슬라는 9월 판매량에서 전년 동기 대비 10.5% 감소해 총 3만9837대의 차량을 유럽 고객에게 인도했다.

상하이의 독립 분석가 가오션은 "이 수치는 BYD의 국제화 전략이 잘 작동하고 있음을 더욱 입증했다"며 "세계 최대의 전기차 제조업체인 BYD는 설계 및 제조 역량을 보여주기 위해 여전히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판매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BYD는 2026년에 유럽의 쇼룸을 2000개로 두 배로 늘리고 유럽 생산을 위한 완전한 현지 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스텔라 리 부사장이 지난달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컨퍼런스에서 밝혔다.

유럽에서 BYD는 2년 전 6대에서 13대 모델을 판매하고 있으며, 2028년까지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든 모델을 현지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ACEA에 따르면 2025년 첫 9개월 동안 유럽에서 BYD의 신차 판매량은 300% 증가한 12만859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 지역에서 테슬라의 인도량은 28.5% 감소한 17만3694대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순수 전기 자동차만 만드는 반면, 유럽에서 BYD의 라인업은 순수 전기 자동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구성된다.

BYD는 수출이 2024년 약 10%에 비해 올해 전 세계 판매의 약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는 2025년 중국 본토 이외의 지역에서 80만~100만 대의 배송을 예상하고 있으며, 총 판매량은 460만 대라고 지난달 브랜딩 및 홍보 총괄 책임자 리윈페이가 말했다.

리 총괄은 BYD가 예상되는 수출 급증을 지원하기 위해 9200대의 차량을 운송할 수 있는 대형 선박 8척을 포함해 자체 자동차 운반선 함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BYD는 또한 중국에서 개발한 모든 자동차를 국제 운전자들에게 소개함으로써 해외 시장을 위한 차량 라인업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자동차 제조업체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중국 본토에서의 판매가 둔화되면서 9월에 총 39만6270대의 인도량을 보고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한 수치다.

본토 이외의 판매량은 9월 전년 대비 116% 급증한 7만1256대로 전체 인도량의 18%를 차지했다.

JP모건의 예측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동차 및 전기차 시장인 중국 본토의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중국이 구매자에 대한 현금 보조금 및 세금 인센티브 제공을 중단할지 여부에 따라 2026년에 6년 연속 하락세를 깨뜨릴 수 있다.

JP모건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자동차 리서치 책임자 닉 라이는 이달 초 인터뷰에서 내년에 본토 자동차 판매가 3~5%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본토 밖에서 자동차가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 대당 2만 위안(약 400만원)의 이윤을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BYD의 유럽 판매 급증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해외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내수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해외 진출이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

다만 유럽연합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는 등 무역 장벽이 높아지고 있어 현지 생산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BYD가 2028년까지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든 모델을 현지 생산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BYD가 테슬라를 추격하고 있지만, 브랜드 이미지와 충전 인프라 등에서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