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머스크 '1조 달러' 보상안 조건 실현 시 M7 밸류에이션 달성하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게 최대 1조 달러를 보상하기로 한 스톡옵션이 테슬라 주주총회를 통과함에 따라 그 계획이 실현되는 10년 뒤 테슬라는 어떤 모습을 띨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시가총액 8조5000억 달러짜리 기업으로 우뚝 설 테슬라는 고평가 논란에서 자유로워지면서 명실상부한 M7 빅테크로서의 입지를 굳힐 전망이다.


테슬라 주주들은 6일(현지시각) 주주총회에서 머스크 CEO에게 전례 없는 파격적인 보상을 안겨주는 방안을 승인했다.
머스크가 단계별로 조건들을 충족하면 4억2500만주를 주는 보상 패키지다.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율은 25%를 웃돌면서 경영권을 확실하게 챙기게 된다.


머스크가 이 지분을 확보하려면 조건들을 충족해야 한다.

우선 전기차 누적 판매량이 2000만대를 찍어야 하고, 로보택시도 100만대 이상 서비스에 투입돼야 한다.

또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구독 건수가 1000만건에 이르러야 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는 100만대 이상 인도돼야 한다.
오는 2035년까지 10년 동안 12단게에 나눠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주식을 머스크에게 주는 방식이다.


머스크는 이런 운용 목표 달성과 더불어 재무 목표도 충족해야 한다.

그는 테슬라 시가총액을 최종적으로 8조5000억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시총이 5000억 달러씩 증가할 때마다 스톡옵션 봉인이 풀리는 방식이다.

머스크는 또 연간 EBITDA(이자 세금 감가상각 전 순익)를 4000억 달러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11일 배런스에 따르면 올해 테슬라의 EBITDA는 약 130억 달러, 매출은 1000억 달러를 조금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올해 주당순익(EPS) 대비 주가수익률(PER)이 200배가 넘고, EBITDA 기준으로는 100배 후반대에 이른다.

이는 다른 M7 빅테크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밸류에이션이다.

테슬라를 제외한 나머지 6개 빅테크 PER은 올해 EBITDA 전망치를 기준으로 약 19배, 올해 EPS 전망치를 기준으로 하면 31배 수준에 그친다.

이들은 올해 약 1조 달러 EBITDA, 평균 EBITDA 순익 마진 46%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엔비디아가 61%로 마진 1위를, 아마존이 23%로 꼴찌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테슬라가 2035년에 4000억 달러EBITDA를 기록하면 테슬라 PER은 약 뚝 떨어진다. EBITDA 기준으로는 약 18배, EPS 기준으로는 약 30배로 낮아진다.

주주들은 머스크가 이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을 해 낼 것으로 굳건히 믿고 있다.


머스크는 10년 동안 테슬라 EBITDA를 30배 끌어올려야 한다.

이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해낸 곳이 있다. 바로 인공지능(AI)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는 AI 붐이 일기 전 연간 EBITDA가 50억~100억 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내년에는 엔비디아 EBITDA가 약 1300억 달러에 이르고, 2027년에는 약 1900억 달러로 더 불어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 예상대로라면 엔비디아 EBITDA는 AI 붐 이전에 비해 30배 확대된다.

엔비디아가 AI 반도체로 돈을 쓸어 담고 있는 것처럼 테슬라도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등 이른바 ‘피지컬 AI’로 돈 방석에 앉을 것으로 테슬라 주주들은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런 기대가 현실이 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트루이스트의 윌리엄 스틴 애널리스트는 10일 분석 노트에서 “피지컬 AI 제품은 출현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과도한 기대를 접을 것을 충고했다.

스틴은 테슬라 기업가치가 주로 로봇, 로보택시 같은 피지컬 AI 기술과 연관돼 있지만 그 어떤 프로젝트도 입증되지 않았고, 매출은 제로에 가깝다면서 테슬라의 꿈과 현실이 큰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틴은 테슬라에 중립 추천의견을 내놓고, 목표주가로는 406달러를 제시하고 있다. 406달러에서는 테슬라 시가총액이 1조2000억 달러를 조금 넘는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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