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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도 규제에 멈춘다… ‘정책 리스크 자산’ 현실화, 밸류체인 재편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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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도 규제에 멈춘다… ‘정책 리스크 자산’ 현실화, 밸류체인 재편 신호

앤트로픽 15일 차단 후 해제 기류… ‘API 단위 차단’이라는 전례 없는 즉각적 리스크
단순 소프트웨어에서 ‘국가 전략 자산’으로… 성능 경쟁에서 ‘접근 가능성’의 시대로
인공지능(AI) 공급망이 정부의 안보적 판단과 규제에 따라 언제든 중단될 수 있는 ‘정책 리스크 자산’으로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공급망이 정부의 안보적 판단과 규제에 따라 언제든 중단될 수 있는 ‘정책 리스크 자산’으로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 공급망이 정부의 안보적 판단과 규제에 따라 언제든 중단될 수 있는 정책 리스크 자산으로 본격화하고 있다.

미 행정부가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서비스 권한을 전격 회수한 앤트로픽(Anthropic)의 최신 고성능 AI 모델에 대해 서비스 재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현지시각)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정부 개입으로 최상위 AI 모델 공급이 끊긴 지 15일 만에 규제 완화 기류가 감지된다.

반도체 이어 AI'이중 용도' 지정… 미국 정부의 모델 단위 통제신호탄


이번 사태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군사와 민간 모두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이중 용도(dual-use)’ 기술로 간주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고성능 AI 모델이 단순한 텍스트 생성을 넘어 사이버 공격 및 생물학 시뮬레이션 역량까지 갖추게 되면서, 기존 반도체 하드웨어 수준의 물리적 통제 필요성이 소프트웨어 영역으로 확장된 결과다.

현지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특정 기업의 돌발 악재가 아니라, 미국 정부가 인프라 최상단인 모델 단위 통제에 착수했음을 보여주는 첫 번째 패러다임 전환 사례라고 평가한다.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강경한 기술 통제를 주장하는 안보 라인과 산업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경제 부처 사이의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미 상무부는 최근 앤트로픽의 최강 패키지 사이버 보안 모델인 미토스 5(Mythos 5)’에 대해 제한적 사용을 허가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서한을 통해 위험 요인 해소를 위한 상호 협력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펜타곤(미 국방부)과 국가안보국(NSA)의 최종 승인이 남아 있어 낙관은 이르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앤트로픽을 국가안보에 대한 공급망 위험으로 지정하는 등 안보 부처의 강력한 반론도 팽팽하다. 이제 AI 경쟁의 본질은 기술적 성능이 아니라 정부 규제로부터 안전한 접근 가능성(Access)’으로 이동하고 있다.

공급 중단이 부른 현장 혼란… 중국산 대안의 단기적 모색과 한계


AI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현장은 즉각적인 타격을 입었다. 미국 결제 기업 스트라이프(Stripe)가 하루 만에 5000만 줄의 코드를 개편하는 등 독보적 성능을 검증받았던 최신 모델 페이블 5(Fable 5)’의 접속이 차단되자 개발자들의 자동화 작업은 그대로 마비됐다.

물리적 제조 시간이 걸리는 반도체 공급망과 달리, AI‘API 단위 차단한 번으로 전 세계 서비스가 실시간으로 멈추는 강력한 휘발성을 지닌다.

다급해진 일부 글로벌 기업이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AI 모델을 대안으로 테스트하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데이터 주권과 보안 규제, 잠재적 리스크 탓에 중국산 모델이 단기적인 임시방편은 될 수 있어도 글로벌 표준(장기 표준)이 되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AI 기업 멀티플 디스카운트… 멀티 LLM·오케스트레이션 반사 수혜


금융시장과 투자자 관점에서 이번 사태는 AI 밸류에이션 프레임을 통째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AI 모델 개발사들이 누려왔던 높은 멀티플(배수)정부 규제 불확실성이라는 치명적인 디스카운트 요인이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특정 모델에 대한 종속성을 회피하려는 기업들의 수요가 폭발하면서 중개 인프라 계층은 강력한 반사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복수 거대언어모델을 조율하는 오케스트레이션 기업의 가치가 재평가받는 이유다.

이에 따라 단일 API에 의존해 온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들에게는 생존을 위한 아키텍처 다변화가 시급한 과제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테크 기업들이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세 가지 구체적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첫째, OpenAI와 앤트로픽 등 이종 모델을 병행하는 멀티 LLM 라우팅체계 구축이다.

둘째, 보안성이 검증된 온프레미스(사내 구축형)나 프라이빗 모델을 한 축으로 확보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규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의 리전을 분산 배치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이제는 비용 효율보다 서비스 연속성이 기업의 핵심성과지표(KPI)가 됐다.

단기 전망, '조건부 승인'에 따른 가입자 혜택 축소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차세대 모델 서비스가 재개될 기류다. 다만 정부의 승인은 철저한 조건부일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용자의 신원을 엄격히 검증하는 KYC(Know Your Customer) 절차가 도입되거나, 상세 사용 로그의 상시 제출, 바이오·사이버 관련 특정 기능의 제한 조치가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기존 가입자들이 약속받았던 무료 이용 혜택이 축소되거나 추가 비용 및 신원 확인 절차가 허들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중장기 전망, 'AIFDA' 자율 검증 제도화 압박 거세질 듯


오픈AI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이 차세대 모델 시범 서비스를 제한적으로 시작한 가운데, 실리콘밸리의 시선은 정부의 자의적인 건별 심사 구조를 탈피하는 데 향하고 있다. 명확한 기준 없는 일방적 통제는 혁신을 지연시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실리콘밸리 진영은 이달 초 발표된 대통령 행정명령을 기반으로 투명하고 예측이 가능한 표준 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향후 AI 규제는 바이오 산업의 FDA 모델을 벤치마킹하여 △1단계, 모델 사전 인증 △2단계, 기업 자율 검증 및 배포 △3단계, 사후 책임 및 모니터링으로 이어지는 3단계 구조로 제도화될 가능성이 높다.

AI는 더 이상 단순한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국가가 통제하고 관리하는 심장부 전략 자산으로 완전히 편입되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