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S&P 변동성 격차 2002년 이후 최대… 실질금리 부담과 옵션 쏠림이 촉발
소수 반도체 종목 과열이 지수의 개별주화 초래… 포트폴리오 분산으로 리스크 낮춰야
소수 반도체 종목 과열이 지수의 개별주화 초래… 포트폴리오 분산으로 리스크 낮춰야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뉴욕증시 중심축인 기술주 장중 변동성이 2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나스닥 100 지수 변동성이 급증하면서 현 상승 사이클 후반부 진입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형 기관투자자가 대형 기술주 하락 위험에 대응해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한 만큼, 자산 배분 전략을 다변화해야 할 때다.
미국 금융정보 플랫폼 바차트(Barchart)는 지난 4일(현지시각)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데이터를 인용해 기술주 중심 나스닥 100 변동성 지수와 S&P 500 변동성 지수($VIX) 사이 통계적 격차가 12포인트까지 벌어졌다고 발표했다.
금융위기·팬데믹 때보다 커진 괴리
평소 동행하는 경향이 강한 두 지수가 이처럼 전례 없는 수준으로 어긋나는 현상은 기술 부문이 홀로 극심한 압박을 받고 있음을 뜻한다.
지수는 버티는데 변동성만 오르는 이러한 국면은 대형 기관투자자들의 불확실성 프리미엄 확대가 반영된 구조적 신호에 가깝다.
최근 인공지능(AI) 투자 기대를 반영한 선행 가치평가(밸류에이션)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에 따른 실질금리 상단과 충돌하면서 변동성이 전방위로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 옵션 시장에서 기술주 콜옵션 쏠림 현상으로 인한 감마 스퀴즈가 발생해 장중 변동성을 더 증폭시키는 촉발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기술주 중심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QQQ)는 장중에 15달러 안팎으로 움직이는 날이 잦아졌다. 하루 만에 2% 넘게 가격이 오르내리는 비정상적인 흐름이다.
'매니아(M-A-N-I-A)' 5대 종목의 역설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주범은 아이셰어즈 반도체 상장지수펀드(SOXX)를 구성하는 핵심 반도체 기업들이다. 마이크론(MU), AMD, 엔비디아(NVDA), 인텔(INTC), 브로드컴(AVGO)으로 짜인 이른바 '매니아(MANIA)' 종목이 대표적이다.
AI 인프라 가치사슬을 사실상 독점한 이들 5개 종목이 SOXX 상승분 대부분을 설명한다. 연초 이후 수익률만 105%를 웃돌며 다른 상품들을 압도했다.
문제는 반도체 업종이 시가총액 가중방식인 S&P 500과 나스닥 지수 상단을 독점하면서 심각한 시장 왜곡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S&P 500 지수 내 상위 5개 종목 비중이 전체 시가총액의 30% 선에 육박함에 따라, 사실상 '지수의 개별주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시가총액 가중 지수와 동일가중 지수 간 수익률 괴리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소수 종목이 전체 지수를 지탱하는 구조는 지수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취약성을 내포한다. 실제 SOXX 내재변동성은 62%에 달해 S&P 500 지수보다 3배나 높다. 투자심리가 꺾인다면 언제든 가파른 조정이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이다.
현금 확보와 지수 분산 필요
지표가 가리키는 위험 신호는 명확하다. 자본이 뜨거운 주도주에서 이탈할 때를 대비해 자산 보호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자산 성격상 리스크가 매우 큰 3배 인버스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할 때는 철저히 제한적인 헤지 수단으로만 접근해야 안전하다.
더욱 현실적인 대안은 공격적인 투자 비중을 낮추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나 로볼(Low-Vol·저변동성) ETF, 동일가중 ETF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방법이다. 동시에 일정 수준의 현금 비중을 확보해 시장 충격에 대응할 기초체력을 길러야 한다.
기술주가 홀로 지수를 떠받치는 장세는 영원할 수 없다. 앞으로 시장 방향성을 가늠하려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단기 청산 물량 추이를 우선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나스닥 100과 S&P 500 변동성 지수 간 격차가 다시 좁혀지는지 관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집중도가 완화되면서 동일가중 지수가 반등세로 돌아서는지도 함께 살펴야 정확한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지금 시장은 정상적인 상승장이 아니라 '집중 리스크의 누적 국면'에 가깝다. 문제는 이러한 위험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채 보이지 않는 상태로 축적되고 있다는 점이다.
과열 국면이 끝자락에 다다랐을 때 가장 위험한 행동은 아무런 대비 없이 유행에만 편승하는 태도다. 소수 기술주에 쏠린 시선을 거두고 포트폴리오 전체 균형을 다잡아야 할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