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직접대출 시장 공급자 우위 재편… 환매 220억 달러 대 신규 160억 달러
개인은 유동성 제약과 수익 하향에 반응… 기관은 조건 개선된 신용 사이클 기회로 해석
개인은 유동성 제약과 수익 하향에 반응… 기관은 조건 개선된 신용 사이클 기회로 해석
이미지 확대보기파이낸셜타임스는 6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대형 기관들이 시장 혼란 속에도 사모 신용 펀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며 강력한 하방 지지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2분기 160억 달러 유입… 4년래 두 번째 기록
데이터업체 프레퀸 자료에 따르면 기관투자자용 북미 직접 대출 펀드는 올해 2분기에만 최소 160억 달러, 한화 약 24조 원을 끌어모았다. 지난 6월 25일까지 3개월 동안 집계된 이 수치는 자금을 한 번만 받고 만기를 정해 운용하는 폐쇄형 펀드 실적 기준으로 지난 4년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분기 기록이다.
직접 대출은 은행 규제 회피 수요를 흡수하며 성장한 비은행 신용 시장의 핵심 갈래다. 전통 은행을 거치지 않고 기업에 자금을 곧바로 빌려주기 때문에 금리와 구조 조건이 유연하지만, 시장 유동성은 낮다. 최근 소프트웨어 업종 포트폴리오 편중 우려와 일부 대규모 채무 불이행 징후가 나타났음에도 글로벌 큰손들은 이 시장의 장기 성장성에 무게를 뒀다.
엇갈린 행보, 개인의 ‘유동성 공포’ 대 기관의 ‘신용 사이클’ 독해
기관의 이 같은 매수세는 개인과 부유층 대상 펀드에서 일어난 대규모 자금 이탈과 정면으로 대조된다. 2분기 중 아폴로와 모건스탠리를 비롯한 글로벌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직면한 개인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 규모는 220억 달러(약 33조 7300억 원)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주요 운용사들은 해당 펀드의 자금 인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이처럼 개인과 기관의 선택이 극명하게 갈린 이유는 시장을 바라보는 판단 근거가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개인은 반개방형 구조 펀드에서 비롯된 유동성 착각, 연준의 금리 정점 통과 기대에 따른 매력 저하, 사모 자산 특유의 순자산가치 평가 불신이 복합 작용해 빠르게 자금을 회수했다.
반면 기관은 이를 가격과 투자 조건이 동시에 개선된 신용 사이클 중반의 기회로 해석한다. 시장 변동성 덕분에 기준 금리에 얹는 추가 이자인 스프레드가 벌어졌고, 대출 기업에 요구하는 서류 조건은 한층 까다로워졌으며 담보인정비율이 하락해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대출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었다고 본 셈이다.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의 데이비드 콜라 글로벌 신용투자 책임자는 개인들이 예전 대출의 수익률 기대를 낮추며 돈을 뺐지만, 현재 진입하는 상품의 수익률은 여전히 견조하다며 개인이 남긴 공백을 기관이 성공적으로 메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개선 신호인가, 지연된 리스크의 덫인가
기관 투자자들의 낙관론은 미국 경제의 견고한 기초체력과 변동금리 자산의 특성에 기반한다. 사모대출은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때 수익률이 동반 상승하는 구조를 갖는다.
브래드 마셜 블랙스톤 사모 신용 펀드 공동 운용역은 대중이 불안해할 때 자본 구조가 가장 보수적으로 짜이고 가격 스프레드가 벌어지기 때문에 변동성 국면이 자본을 집행하기 가장 좋은 적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기관의 공세 진입이 항상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장기화로 차입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깎여 나가면 이자보상배율이 급격히 악화되어 부실 대출이 속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연준의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변동금리 상품인 사모대출의 이자 수익 매력도 빠르게 감소한다. 사모시장은 공모시장과 달리 자산 가치 평가가 분기나 반기 단위로 늦게 반영되는 시차가 존재하므로 리스크가 뒤늦게 터지는 자산일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현재 국면은 전형적인 신용 스프레드 확장 초기 구간으로, 역사상 초과수익 기회와 부실 확대 위험이 동시에 싹트는 시기다.
시장 온도를 가늠할 세 가지 정량 지표
이에 따라 향후 사모 대출 시장의 향방과 유동성 스트레스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지표의 추이와 임계점의 범위를 면밀히 추적해야 한다.
우선 2분기 기록한 150억(약 23조 원)에서 160억 달러(약 24조 5300억 원) 수준의 견조한 자금 유입이 하반기에도 유지되는지 살펴야 한다. 분기 200억(약 30조 6600억 원)에서 220억 달러(약 33조 7300억 원)를 넘어선 개인 환매 압박이 지속된다면 이는 개인 펀드의 구조 유동성 스트레스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신규 딜의 가격 조건이 미국 무위험지표금리(SOFR)에 500bp 내외 이상을 얹어 유지되는지 여부가 대출자 우위 시장을 판단할 척도가 된다.
현재 사모대출 시장은 낮은 환금성을 대가로 유동성 프리미엄을 감수할 것인가, 아니면 금리 정점 통과에 따른 자본 이득을 쫓아 공모 자산으로 선회할 것인가라는 거대한 선택지 위에 서 있다. 큰손들이 공포를 사들이는 사이 개미들은 문을 나서는 현 상황, 이 두 흐름의 깊은 간극이야말로 전환기를 맞이한 사모대출 시장의 가장 명확한 진짜 얼굴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