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캐나다 등 선진국 도심 중심의 주택 수급 불균형 심화
규제 장벽과 건설 비용 상승으로 가구 분화 속도 못 따라가
'도심 집중·지방 빈집' 양극화 심화… 한국 주택 공급 정책에 시사점
규제 장벽과 건설 비용 상승으로 가구 분화 속도 못 따라가
'도심 집중·지방 빈집' 양극화 심화… 한국 주택 공급 정책에 시사점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핵심 선진국들이 일자리가 집중되는 대도시 도심을 중심으로 극심한 주택 공급 절벽에 직면하면서 전 세계 주거난이 악화하고 있다.
야누스헤르메스(JanusHermes)는 8월 6일(현지시각) 미국에서만 역대 최대인 470만 채의 주택이 부족하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도심 선호 현상과 지방 빈집의 수급 미스매치는 한국 부동산 시장이 직면한 과제와도 직결된다.
가구 분화 속도 못 따라가는 주택 건설 실적
미국 부동산 플랫폼 지로우가 인구조사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미국의 주택 부족분은 470만 채에 달한다. 미국은 2023년에 145만 채, 2024년에 163만 채를 완공하며 2007년 이후 가장 많은 주택을 건설했으나, 새로 형성되는 가구 수가 이를 앞지르면서 수급 불균형이 커졌다.
유럽과 북미의 주요국 사정도 비슷하다. 독일 페스텔연구소는 2024년 말 기준 독일의 주택 부족 규모가 역대 최고인 140만 채에 달하며 2030년까지 최대 240만 채가 필요하다고 산정했다. 독일의 연간 주택 완공 물량은 목표치인 40만 채의 절반 수준인 20만 채 선에 그친다.
캐나다주택모기지공사는 2030년까지 주거비 부담을 2019년 수준으로 되돌리려면 현재 건설 속도 외에 350만 채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규제 장벽과 비용 상승이 만든 공급 절벽
주택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배경에는 인허가 지연과 건설 비용 상승이 자리 잡고 있다. 까다로운 용도지역 규제와 느린 행정절차가 건설 속도를 늦추고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건설 현장의 인력 부족이 사업성을 악화시킨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2025년 조사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의 다세대 주택 건축 비용은 건축 자재가 아닌 행정 규제 탓에 텍사스주의 두 배를 웃돌았다.
다른 선진국 정부의 공급 목표 달성도 불투명하다. 영국 싱크탱크 도시센터는 영국의 주택 부족 규모를 유럽 평균 대비 430만 채로 추산했다. 영국 정부가 내세운 임기 내 150만 채 공급 목표는 1960년대 이후 달성한 적 없는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호주 정부 역시 5년 동안 주거 선호 지역에 120만 채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공식 전망은 이를 밑돌 것으로 예상한다. 유엔해비타트는 전 세계적으로 약 16억 명에 이르는 인구가 열악한 주거 환경에 놓여 있다고 집계했다.
선진국 닮아가는 한국… '수도권 쏠림'과 '지방 빈집'의 이중고
글로벌 시장에서 나타나는 '도심 선호와 외곽 빈집의 미스매치'는 한국 시장에서도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다. 한국 역시 지방 도시를 중심으로 공가가 급증하는 반면, 청년층과 신규 가구의 일자리가 집중된 서울 및 수도권 선호 도심은 정비 사업 지연과 공사비 인상 여파로 신규 분양 및 입주 물량이 급감하는 공급 가뭄을 겪는다.
인구 감소 시대에도 1인 가구 증가 등 가구 분화 속도가 빠른 점도 선진국과 닮은꼴이다. 전체 주택 통계 수치상으로는 주택보급률이 100% 안팎을 유지하지만, 정작 실거주 선호도가 높은 도심 지역 주택은 턱없이 부족해 주거비 부담이 급증하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규제 강화 움직임과 정책적 시사점
주택 부족의 피해는 청년층과 이민자 등 신규 시장 진입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자산 형성 기회가 줄어들면서 생애 첫 주택 구매자의 평균 연령은 지속해서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대응해 각국 정부가 임대료 상한제 등 규제 카드를 꺼내 들고 있으나 이는 공급을 더 위축시켜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럽연합은 사상 처음으로 주택 담당 집행위원을 임명하며 공동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주택 부족 문제는 단순한 수치상의 공급 확대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선진국의 사례는 단순한 외곽 개발이나 숫자 채우기식 공급 정책이 도심 주택난을 해소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 역시 도심 재개발·재건축 인허가 속도를 높이고 인프라를 갖춘 선호 지역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실질적인 도심 공급 확대 정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