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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전 미군 사망자 집계 또 논란…공식 18명·내부 최소 2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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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전 미군 사망자 집계 또 논란…공식 18명·내부 최소 22명

WP “펜타곤 공개자료보다 4~5명 많아”…유족 보상에도 영향, 헤그세스는 “완전한 거짓” 반박
지난 7월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시에 있는 한 주택의 앞마당에 이란 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엔젤 S. 램퍼세드 병장의 유가족을 지지하는 이웃 주민들이 꽂아놓은 성조기들이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7월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시에 있는 한 주택의 앞마당에 이란 전쟁에서 전사한 미군 엔젤 S. 램퍼세드 병장의 유가족을 지지하는 이웃 주민들이 꽂아놓은 성조기들이 보인다. 사진=로이터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6개월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미군 사망자 수가 미 국방부가 공개한 공식 집계보다 최소 4명 더 많다는 보도가 나왔다.

단순한 숫자 차이를 넘어 미 국방부가 사망자를 어떤 작전으로 분류하고 공개하느냐에 따라 전쟁의 인명피해 규모가 달라 보일 수 있고 유족이 받을 수 있는 보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사상자 집계의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워싱턴포스트(WP)를 인용해 미 국방부 내부 사상자 자료에 정통한 당국자들이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중동에서 숨진 미군이 공개된 18명보다 많다고 밝혔다고 2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WP가 접촉한 미 당국자 5명은 사망자가 최소 22명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당국자는 지난 2월 28일 전쟁이 시작된 이후 미군 23명이 중동에서 사망했다고 말했다.
다만 공개 집계에서 빠진 사망자 모두가 이란과의 전투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은 아니며 전쟁이 계속되는 동안 중동에 배치돼 있던 장병들의 사망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기간 중동에 근무하던 미국인 계약업체 직원 3명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펜타곤 공개자료는 18명

로이트에 따르면 미 국방부의 사상자분석시스템(DCAS)에는 현재 이란 분쟁이 시작된 이후 발생한 미군 사망자가 모두 18명으로 기재돼 있다.

이 가운데 14명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전쟁에 붙인 작전명인 ‘에픽 퓨리 작전(Operation Epic Fury)’ 사망자로 분류돼 있다.
나머지 4명은 지난 7월 미국과 이란의 휴전이 무너지고 교전이 재개된 이후 숨진 장병들로 별도의 ‘해외 작전(Overseas Operations)’ 범주에 들어가 있다.

WP는 국방부 내부 자료에 정통한 당국자들이 실제 사망자 수가 최소 22명이라고 밝히면서 이 추가 사망자들이 왜 공개 사상자 시스템에 반영되지 않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누락된 것으로 전해진 장병들의 신원과 사망 시점, 장소, 사망 원인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WP가 사망자 수 차이에 대해 제기한 구체적인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로이터 보도가 나온 뒤 소셜미디어 X에 글을 올려 WP 보도를 “완전한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이란전과 무관한 중동 사망자도 집계서 빠져

WP는 국방부가 이란 전쟁과 직접 관련이 없는 임무를 수행하다 중동에서 숨졌다고 발표한 미군 장병 2명도 DCAS에 이름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데빈 사이벨 병장은 지난 5월 31일 이라크 아르빌에서 훈련 사고로 숨졌다. 국방부는 그가 이슬람국가(IS)를 상대로 진행하는 ‘내재된 결단 작전’에 배속돼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이벨 병장의 이름은 DCAS의 해당 작전 사망자 명단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소플리 데이비우스 소령은 지난 3월 6일 쿠웨이트에서 원인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응급 상황으로 사망했다. 그는 지역 군대와 협력하는 ‘스파르탄 실드 작전’에 배치돼 있었다. 데이비우스 소령의 사망이 이란의 공격과 관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두 사람이 내부 당국자들이 언급한 추가 사망자 4~5명에 포함됐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집계 방식, 유족 보상과도 연결

미군 사망자를 어떤 작전과 임무에 포함시키느냐는 단순한 통계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미군 장병이 사망하면 군 당국은 해당 사망이 공식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공무수행 사망 조사를 진행한다.

조사 결과에 따라 유족이 받을 수 있는 각종 보상과 지원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WP는 “이런 이유로 국방부의 정확한 사상자 집계가 공공정보의 투명성을 넘어 군인 가족들의 실질적인 권리와도 연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사상자 집계 방식은 앞서 지난 7월에도 논란이 됐다.

당시 이란과의 교전이 재개된 뒤 숨진 미군 4명이 한때 이란 전쟁 사망자 집계에서 빠졌다가 국방부가 이들을 ‘해외 작전’이라는 별도의 범주에 넣으면서 미군 사망자를 의도적으로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국방부는 당시 이를 데이터상의 일시적인 문제와 작전 분류 변경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군 820명 이상 부상

공개된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이란과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전투 중 부상한 미군은 820명을 넘어섰다.

상당수는 이란이 중동지역 미군기지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외상성 뇌손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전쟁은 미군의 정밀유도무기 비축량에도 부담을 주고 있으며 페르시아만 일대 미군기지들도 공격을 받아 피해를 입었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면서 국제 원유·가스 운송과 글로벌 에너지시장에도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WP가 확인한 미 중부사령부 문서에 따르면 이란 전쟁에 들어간 비용은 9월 초까지 약 436억달러(약 60조5600억원)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전쟁에서 사용한 군수품 비용이 약 280억달러(약 38조8900억원)이며 중동지역 미군기지의 피해 복구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중간선거 앞두고 정치 쟁점으로

사상자 집계 논란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정치권에서도 쟁점이 되고 있다.

WP에 따르면 9월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대응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8%, 반대한다는 응답은 62%였다.

최근에는 공화당 의원 7명이 민주당과 함께 전쟁 중단을 요구하는 상징적 성격의 결의안 처리에 가세하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방부가 사상자 자료를 임의로 조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군 출신인 팻 라이언, 제이슨 크로 등 민주당 하원의원 12명은 국방부가 미군 사상자에 관한 정부 자료를 조작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 마련에 나섰다.

상원에서도 태미 덕워스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이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공화당의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은 별도로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의회의 승인 없이 전쟁을 수행해 전쟁권한법을 위반했다며 탄핵 표결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현재 공개적으로 확인되는 공식 수치는 국방부 DCAS의 18명이다. 최소 22명 또는 23명이라는 수치는 국방부 내부 자료에 정통한 익명의 당국자들을 인용한 WP의 보도이며 미 국방부는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헤그세스 장관도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어 실제 사망자 수와 공개 집계 사이에 차이가 발생한 구체적인 이유를 둘러싼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