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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인물] 샘 올트먼 OpenAI ... 챗GPT 아스트라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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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인물] 샘 올트먼 OpenAI ... 챗GPT 아스트라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CEO/사진=오픈 AI  이미지 확대보기
샘 올트먼 오픈AI CEO/사진=오픈 AI
오늘날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인공지능 혁명의 불을 지핀 AI 돌풍의 주역은 뭐니뭐니해도 오픈AI의 샘 올트먼이다. 인류 문명사에서 격변의 문턱마다 등장했던 인물들은 대개 두 가지 상반된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세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인도할 선구자라는 찬사, 혹은 제어할 수 없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젖힌 무모한 모험가라는 경계가 그것이다. 21세기 중반을 향해 달려가는 오늘날, 실리콘밸리를 넘어 전 지구적 담론의 진앙에 서 있는 새뮤얼 해리스 올트먼(Samuel Harris Altman) 역시 이 이중적 시선의 정점에 위치한다. 인공지능(AI)이라는 전대미문의 기술적 파도를 타고 문명의 지형도를 완전히 재편하고 있는 오픈AI(OpenAI)의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의 궤적은 한 기술 엘리트의 성공 신화를 넘어 기술 유토피아와 파멸적 실존 위험 사이를 위태롭게 유영하는 현대 지성사의 축도다.

그의 여정은 1985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시작되었다. 중산층 유대인 가정에서 자란 올트먼은 유년 시절부터 기계적 논리와 연산의 세계에 깊이 매료되었다. 여덟 살 생일에 매킨토시 컴퓨터를 선물 받은 소년은 화면 너머의 가상 공간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직관했다. 당시 그가 직면했던 개인적 정체성의 혼란과 사회적 고립감은 프로그래밍이라는 절대적이고 명확한 언어 체계 속에서 일종의 안식처를 찾았다. 하드웨어의 회로를 뜯어보고 코드를 분해하며 축적한 경험은 훗날 그가 복잡한 시스템의 작동 원리를 꿰뚫어 보고 과감하게 재구성하는 지적 토대가 되었다.

스탠퍼드 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한 올트먼은 학문적 울타리에 오래 머무르지 않았다. 2000년대 중반, 닷컴 버블의 잔해 위에서 모바일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거인이 태동하던 시기였다. 그는 스탠퍼드를 중퇴하고 2005년 위치 기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인 훱트(Loopt)를 창업했다. 비록 훱트는 상업적으로 압도적인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후일 매각되는 수순을 밟았으나, 올트먼이라는 인물이 실리콘밸리의 핵심 생태계로 진입하는 결정적인 도약판이 되었다. 특히 전설적인 액셀러레이터 와이 콤비네이터(Y Combinator)의 초대 배치 기업으로 선정되며 설립자 폴 그레이엄(Paul Graham)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은 것은 그의 인생을 바꾼 분기점이었다.

폴 그레이엄은 올트먼에게서 비범한 본능을 감지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냉철한 담력, 목표를 설정하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자원을 결집하는 집요함, 그리고 무엇보다 미래의 흐름을 구조화하는 거시적 통찰력이었다. 2014년, 서른도 채 되지 않은 청년 올트먼이 와이 콤비네이터의 수장 자리를 물려받았을 때 세간은 충격에 휩싸였다. 그러나 올트먼은 스타트업 육성의 문법을 단순한 소프트웨어 앱 개발에서 기후 변화, 핵융합, 합성생물학, 초고지능 등 인류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려는 이른바 '하드 테크(Hard Tech)'로 과감하게 전환했다. 그는 자본의 효율성에 매몰되기보다 거대한 문명사적 전환점에 베팅하는 모험적 자본가로서의 면모를 각인시켰다.
올트먼의 시선은 늘 하나의 궁극적인 질문을 향해 있었다. "인간을 능가하는 지능은 언제, 어떻게 도래할 것인가." 그는 인공일반지능(AGI)의 탄생이 피할 수 없는 필연이라면, 그것이 소수 거대 독점 기업의 사적 이익에 종속되어서는 안 된다고 확신했다. 2015년 말, 올트먼은 일론 머스크, 그렉 브록만, 일리야 수츠케버 등 당대 최고의 기술적 야심가들과 손을 잡고 비영리 연구소 '오픈AI'를 설립했다. 인류 전체의 이익을 위한 안전하고 투명한 AI 개발을 천명한 이 모험은 초기에는 구글 딥마인드와 같은 거대 자본과의 격차로 인해 이상주의자들의 돈키호테식 도전처럼 여겨졌다.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최첨단 심층학습(Deep Learning) 모델을 훈련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컴퓨팅 파워와 데이터, 그리고 천문학적인 자금이 요구되었다. 비영리 기구의 기부금 모델로는 거대 언어 모델의 폭발적인 성장을 감당할 수 없었다. 여기서 올트먼 특유의 전략적 유연성과 결단력이 발휘되었다. 그는 2019년 비영리 이사회의 통제를 받는 '이윤 제한(capped-profit)' 영리 법인을 신설하는 기형적이지만 독창적인 구조를 고안했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0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 과정에서 순수한 이상을 고수하려던 초기 동지들과 마찰이 빚어졌고, 일론 머스크와의 결별 등 뼈아픈 진통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이 타협이야말로 오픈AI가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연산 자원을 확보하고 전면적인 기술 확장을 감행할 수 있게 만든 현실적 원동력이었다.

2022년 11월, 마침내 세계의 판도를 뒤흔든 '생성형 AI 혁명'의 서막이 올랐다. 챗GPT(ChatGPT)의 공개는 인류 지식 생산의 패러다임을 단숨에 전복시켰다. 단순한 연구실의 결과물이었던 언어 모델이 일반 대중의 일상과 산업 현장 깊숙이 침투했다. 텍스트를 생성하고, 코드를 작성하며, 논리적 추론을 흉내 내는 기계의 등장은 전 세계에 경이로움과 공포를 동시에 안겼다. 올트먼은 단숨에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기술의 얼굴이자 대변자로 부상했다. 그는 각국 의회와 정상회담장을 오가며 AI의 규제와 안전을 논하는 유일무이한 기술 외교관으로 거듭났다.

권력과 영향력의 급속한 팽창은 필연적으로 거센 반작용을 낳았다. 2023년 11월, 실리콘밸리 역사상 가장 극적인 드라마로 기록된 '오픈AI 이사회 쿠데타'가 발발했다. 안전성을 중시하는 이사회 구성원들과 급진적인 상용화를 추진하던 올트먼 사이의 오랜 균열이 폭발한 것이다. 이사회는 올트먼을 기습 해임했고, 세상은 경악했다. 그러나 올트먼이 축적해 온 조직 내 영향력과 투자자들의 신뢰는 상상을 초월했다. 오픈AI 직원의 90% 이상이 그의 복귀를 요구하며 집단 사직서를 제출했고, 핵심 파트너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즉각 개입했다. 불과 닷새 만에 올트먼은 자신을 축출했던 이사회를 개편하고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는 그가 단순한 관리자가 아니라, 기술 자본주의 생태계에서 대체 불가능한 상징적 구심점임을 입증한 사건이었다.

복귀 이후 올트먼의 행보는 더욱 거침없어졌다. 그는 AI의 진화가 필연적으로 직면할 물리적 한계, 즉 반도체 수급과 에너지 병목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수조 달러 규모의 반도체 동맹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 동시에 헬리온 에너지(Helion Energy)와 같은 핵융합 스타트업과 인간 수명 연장 프로젝트에 막대한 개인 자산을 쏟아부으며 기술적 특이점(Singularity) 이후의 세계를 설계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 인공지능은 단일한 기술적 성취가 아니라, 인류 문명의 에너지, 생산성, 수명, 공간적 확장을 동시에 가속화할 거대한 촉매제다.
그럼에도 올트먼을 둘러싼 윤리적, 철학적 의문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안전하고 투명한 기술을 표방했던 초기 오픈AI의 이상은 폐쇄적 상용화와 기업적 이윤 추구의 그늘 아래 퇴색되었다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는다. "우리는 인류를 멸망시킬지도 모를 괴물을 만들고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경쟁자들보다 한 발 앞서 기술의 가속 페달을 밟는 그의 이중적 태도는 기술 관료주의적 오만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또한 가속화된 AI가 가져올 노동의 종말과 극단적인 부의 양극화, 지적 통제권의 상실이라는 실존적 물음 앞에서 그가 제시하는 보편적 기본소득(UBI) 구상은 다소 순진하거나 기만적인 면피책으로 비치기도 한다.

올트먼은 결코 고전적인 영웅의 형상을 띠지 않는다. 그는 냉철한 계산가이며, 기술의 파괴적 힘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면서도 그 불확실성 속으로 기꺼이 자신과 인류를 밀어 넣는 대담한 프로메테우스에 가깝다. 그가 꿈꾸는 미래는 지능의 희소성이 완전히 사라지고 모든 물질적 결핍이 극복된 유토피아인가, 아니면 인간이 스스로 창조한 지능의 피조물에 압도당하는 디스토피아인가. 샘 올트먼이라는 인물의 오디세이는 아직 완결되지 않았다. 그것은 실리콘밸리의 한 천재가 써 내려가는 개인의 연대기를 넘어,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거울 앞에 선 인류 전체가 써 내려가야 할 문명사적 시험대다. 우리는 지금, 그가 앞장서서 열어젖힌 거대한 미지의 신세계 문턱에서 전율과 불안을 동시에 안은 채 그의 다음 발걸음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