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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9년 공백 아르헨티나, 3조 원 승부는 '돈줄'이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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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9년 공백 아르헨티나, 3조 원 승부는 '돈줄'이 가른다

- 佛·獨, 잠수함 3척 건조비 전액 금융 제안…결정은 대통령실로
- 독일 6조 원대 수출보증 대 프랑스 국가보증 미확정
- 英 해군 전문매체, 한국 잠재 공급국 거론…HD현대는 페루 정비 거점 구상
2017년 산후안함 침몰 이후 9년째 운용 가능한 잠수함이 없는 아르헨티나가 재래식 잠수함 3척 도입을 위한 프랑스와 독일의 제안에 대해 기술평가를 마치고 본격적인 기종 선정과 금융 협상 단계에 들어갔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2017년 산후안함 침몰 이후 9년째 운용 가능한 잠수함이 없는 아르헨티나가 재래식 잠수함 3척 도입을 위한 프랑스와 독일의 제안에 대해 기술평가를 마치고 본격적인 기종 선정과 금융 협상 단계에 들어갔다. 이미지=제미나이3

2017년 산후안함 침몰 이후 9년째 운용 가능한 잠수함이 없는 아르헨티나가 재래식 잠수함 3척 도입을 위한 프랑스와 독일의 제안에 대해 기술평가를 마치고 본격적인 기종 선정과 금융 협상 단계에 들어갔다.

프랑스와 독일 모두 건조비 전액을 분할상환 조건으로 금융 지원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은 가운데, 최종 도입 결정은 지정학 판단과 세부 금융 조건에 따라 결론이 날 전망이다. 마르셀로 달레 노가레 합참의장은 해군이 선호안을 확정해 행정부로 넘겼으며 양국 정부와의 최종 조율을 거쳐 사업을 매듭지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3조원 차입 한도 확보와 수주전 본격화


아르헨티나 경제매체 엘크로니스타는 10월 8일(현지시각) 마르셀로 달레 노가레 합참의장이 부에노스아이레스 로터리클럽 강연에서 프랑스와 독일 두 나라가 건조비 전액을 분할상환 조건으로 금융 지원하겠다고 제안했음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달레 노가레 의장은 강연에서 해군이 이미 기술평가를 끝내고 내부 선호안까지 정했으나 구체적인 후보 기종은 공개하지 않은 채 모든 평가안을 행정부로 넘겼다고 설명했다. 최종 결정은 향후 지정학 이해관계와 금융 조달 조건에 따라 내려질 예정이다.

밀레이 정부는 2027년 예산안에 잠수함 3척용 차입 한도 약 3조 800억 원을 반영했다. 영국 해군 전문매체 네이비룩아웃은 12일 분석에서 이 조항이 협상과 금융 조달을 허용할 뿐 건조 계약은 아니라고 짚었다.

같은 매체는 프랑스·독일 정부 모두 합참의장이 밝힌 금융 조건을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달레 노가레 의장은 서명 뒤 첫 잠수함이 도착하기까지 5~6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산후안함은 2017년 11월 탑승자 44명과 함께 침몰했다. 1974년 취역한 살타함은 마르델플라타 기지에 계류된 채 훈련용으로 쓰이고, 승조원들은 페루 해군에서 해상훈련을 이어 왔다.

달레 노가레 의장은 같은 강연에서 포클랜드(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 제도가 남극과 가까워 중요성이 커진다며, 영국이 유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게 될 때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비룩아웃은 그가 이번 도입을 무력 탈환 의도와는 분리해 설명했다고 전했다.

독일은 6조원 보증, 프랑스는 의향서


나발그룹의 스코르펜 에볼브드는 길이 약 72미터, 배수량 약 2000톤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쓴다. 나발그룹은 80일 작전과 12일 넘는 연속 잠항을 내세운다.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스의 209NG형은 길이 약 63미터, 수상 배수량 1590톤으로 더 작다. 아르헨티나가 1974년부터 운용해 온 209급 계열을 잇는다.

네이비룩아웃은 아르헨티나 재정 형편이 기술평가보다 더 결정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이 매체에 따르면 독일 연방하원 예산위원회는 2025년 초 최대 약 6조 1500억 원 규모 수출보증을 승인했다. 예상 계약액은 약 3조 3000억 원이고, 인도 시점은 2034~2035년이 거론된다.

프랑스는 2024년 말 의향서를 맺었으나, 나발그룹 스스로 국가보증 대출이 없어 협상이 멈췄다고 밝혔다. 네이비룩아웃은 1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밀레이 대통령의 회동도 계약 체결의 근거로 보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아르헨티나는 첫 함 인도 때까지 상환을 미뤄 달라고 요청했다. 이 매체는 그럴 경우 건조 기간 대부분을 대주와 보증국이 위험을 떠안게 된다고 분석했다.

브라질 이타과이 조선소에서 스코르펜을 짓는 방안도 나왔다. 거론되는 인도 시점은 2032~2036년이지만 계약이나 확정 일정은 없다.

한국, 평가 명단 밖에서 문 두드려


네이비룩아웃은 한국이 잠수함 건조 산업과 인도네시아 수출 경험을 갖췄고, 한화오션이 더 큰 장보고-Ⅲ급을 해외에 판촉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아르헨티나가 후보군을 넓힌다면 한국이 신뢰할 만한 잠재 공급국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은 2011년 12월 인도네시아와 잠수함 3척 계약을 맺었다. 계약액은 현재 환율로 약 1조 4700억 원이다.

아르헨티나 해군의 평가 대상은 프랑스·독일 두 기종이다. 한국 업체 가운데서는 HD현대중공업이 정비 협력을 앞세워 별도로 접근하고 있다.

페루 경제지 헤스티온은 8월 13일 김대규 HD현대중공업 특수선(함정·중형선)사업부 영업 담당 책임 매니저 인터뷰를 실었다. 김 책임 매니저는 HD현대가 설계·자재를 공급하고 페루 국영 시마 조선소가 건조와 정비를 맡는 구조 아래, 아르헨티나 잠수함을 시마에서 정비하는 구상을 밝혔다.

이 기사에 제안 기종과 금융 조건은 담기지 않았다. 프랑스 경제매체 레상시엘 드 레코는 8월 28일 HD현대중공업이 페루 해군과 HDS-1500을 설계 중이며 아직 착공한 함은 없다고 보도했다. HD현대중공업은 장보고-Ⅲ 1차 사업 마지막 함인 신채호함을 2024년 4월 해군에 인도했다.

네이비룩아웃은 한국산이라도 유럽발 수출규제에서 자유롭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대아르헨티나 무기수출 제한이 영국산 부품을 쓴 장비를 막을 수 있으며, 한국산 FA-50 경공격기 판매 추진도 영국제 사출좌석 문제에 걸렸다는 설명이다.

이 매체는 장보고-Ⅲ의 무장 취급·발사체계를 영국 밥콕이 공급하고, 한국의 초기 잠수함 설계도 독일에 뿌리를 둔다고 짚었다. HDS-1500에 영국산 부품이 쓰이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네이비룩아웃은 일정대로 인도돼도 아르헨티나의 잠수함 공백이 15년 이상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44명을 잃은 바다를 다시 지킬 잠수함의 국적은 이제 해군의 평가표가 아닌 대통령실의 손에 달렸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