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즈 원더로 오픈AI·앤스로픽에 도전…개인정보 논란과 대규모 감원은 부담
이미지 확대보기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새로운 인공지능(AI) 모델 '뮤즈 원더'를 공개하면서 메타의 기술력이 오픈AI, 앤스로픽 등 선두 기업들과 대등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메타는 막대한 추가 투자를 예고하는 동시에 기존의 오픈소스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유료 AI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13일(이하 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12일 FT와 인터뷰에서 메타의 AI 기술이 업계 최첨단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히면서 경쟁사들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한 투자를 계속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메타는 이날 새로운 AI 모델 뮤즈 원더를 공개했다.
저커버그 CEO는 새 모델이 “AI 분야의 최첨단 수준에서 훨씬 더 정교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는 자체 기술 평가에서 뮤즈 원더가 일부 작업에서 앤스로픽의 클로드 오퍼스 5.5와 페이블 5.1, 오픈AI의 GPT-6 아스트라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같은 성능 우위는 메타가 제시한 일부 평가 결과에 따른 것으로 모든 분야에서 경쟁 모델을 앞섰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FT는 전했다.
◇수십억달러 투자 결실…AI 모델 유료 판매 본격화
이번 뮤즈 원더 출시는 지난해부터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온 저커버그 CEO에게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메타는 지난해 AI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과 핵심 연구인력 확보에 수십억달러를 투입했다.
주요 AI 연구원들에게 수백만달러의 보수를 제시하면서 오픈AI, 앤스로픽, 구글 등 경쟁사들과 인재 확보 경쟁도 벌였다.
저커버그 CEO는 이번 성과를 얻기까지 막대한 컴퓨팅 자원과 투자가 필요했으며 연구진이 장기간 엄격한 과학적 연구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메타의 AI 투자 확대는 초기에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러왔지만 최근에는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메타 주가는 지난 9월 초 개인용 AI 비서 '뮤즈'를 출시한 이후 약 10% 상승했다.
뮤즈는 식료품 주문과 여행 예약 등 일상적인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기능을 갖췄다.
출시 직후 미국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내려받은 애플리케이션에 올랐으며 현재까지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기업가치가 약 1조8000억달러(약 2398조원)에 달하는 메타는 이번에 공개한 뮤즈 원더를 기존 뮤즈 서비스에도 통합할 계획이다.
특히 뮤즈 원더는 메타가 기존에 강조해 온 오픈소스 중심 AI 전략에서 벗어나는 전환점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새 모델은 내부 작동 구조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폐쇄형으로 운영되며 가장 강력한 버전은 기업 고객에게 유료로 제공된다.
기본 서비스 가격은 토큰 100만개당 최저 0.20달러(약 266원)이며 고급 유료 서비스인 '뮤즈 원더 풀'은 월 최대 200달러(약 26만6000원)에 제공된다.
메타는 이를 통해 기업용 AI 시장에서 오픈AI, 앤스로픽과 직접 경쟁하게 된다.
뮤즈 원더는 고급 코딩 기능과 여러 대화에 걸쳐 중요한 정보를 기억하는 능력도 개선했다.
임대차 계약서를 이해하거나 금융·건강 관련 정보를 분석하는 등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메타의 설명이다.
다만 출시 과정에서 메타의 코딩 서비스인 '코드'의 사용량 한도가 잘못 계산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메타 AI 부문 책임자인 알렉산더 왕은 문제 해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커버그 CEO는 이미 차세대 모델 개발에 착수했으며 앞으로 개발 속도가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AI 통제 불능 우려 일축…"개별 기업이 안전 책임져야"
저커버그 CEO는 AI 기술이 인간의 통제 범위를 벗어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신중론과는 거리를 뒀다.
그는 AI가 대규모 파괴를 초래할 확률을 의미하는 실리콘밸리의 'P(doom)'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AI 안전성을 확보할 책임은 개별 개발 기업에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저커버그 CEO는 AI를 인간처럼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존재로 보는 관점보다 일반적인 안전장치를 통해 관리하고 책임 있게 개발할 수 있는 기술로 보는 관점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이는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해 온 일부 경쟁사 경영진과 다른 접근이다.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와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 등은 AI 기술의 빠른 발전에 따른 위험을 경고해 왔다.
반면 저커버그 CEO는 AI를 안전하게 개발하면서도 기술 발전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과거 메타가 제품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내부 AI 개발 속도를 늦춘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저커버그 CEO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이 추진한 '초지능 협약'의 원칙을 마련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협약은 AI 업계의 자율 규제를 강조하지만 비판론자들은 공식적인 글로벌 AI 관리체계를 구축하기에는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개인용 초지능에 집중…개인정보 보호는 과제
저커버그 CEO는 메타의 AI 전략이 경쟁사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방향을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와 앤스로픽이 대부분의 작업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에 주력하는 반면 메타는 개인의 능력을 확대하는 '개인용 초지능'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다른 기업들이 지식노동과 자동화에 더 집중하고 있지만 메타는 개인의 역량 강화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AI가 고급 수학 문제를 해결할 정도로 발전하면서도 일상적인 고객 지원 업무조차 안정적으로 처리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저커버그 CEO는 AI 모델들이 일부 학문 분야에서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이상적인 개인용 비서가 되기에는 여전히 상식적인 판단 능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메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용자의 취향과 과거 대화 내용을 기억하면서 일상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AI 비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AI 에이전트의 활용 확대에는 기술적·사업적 제약도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아마존은 뮤즈 출시 직후 자사 웹사이트에서 뮤즈 에이전트가 쇼핑하는 기능을 차단했다.
이는 대형 기술기업들이 자사 플랫폼에 대한 접근 권한을 이용해 경쟁 AI 서비스의 기능을 제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FT는 분석했다.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일부 이용자들은 뮤즈가 허락 없이 개인 정보를 열람하거나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메타는 이러한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회사조차 이용자의 데이터와 AI 에이전트 대화 내용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하는 '뮤즈 컨피덴셜 VM'을 개발하고 있다.
저커버그 CEO는 이용자들이 메타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가 오히려 생산적인 기술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규모 감원·직원 감시 논란…AI 투자 확대의 그늘
메타의 AI 전략 전환은 내부 조직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
메타는 지난해 4월 공개한 AI 모델 라마4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조직 개편과 핵심 인재 영입을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라벨링 기업 스케일AI 창업자인 알렉산더 왕을 영입해 핵심 AI 연구조직인 'TBD 랩'을 이끌도록 했다.
올해 4월 공개한 뮤즈 스파크는 연구조직 개편 이후 처음 선보인 모델이었지만 경쟁사 제품보다 성능이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뮤즈 원더는 고급 코딩과 대화 내용 기억 등 여러 분야에서 성능을 개선하며 메타가 추진해 온 AI 투자 전략의 성과를 보여주는 모델로 평가된다.
그러나 투자 확대와 조직 개편 과정에서 내부 혼란도 이어지고 있다.
메타는 지난 5월 전체 인력의 약 10%에 해당하는 8000명을 감원했다.
또 일부 직원들에 따르면 메타가 AI 모델 학습을 위해 직원들의 마우스 움직임과 키보드 입력을 기록하는 소프트웨어 도입을 계획하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됐다.
메타는 과거 이용자 데이터 활용과 아동 보호 문제를 둘러싼 논란에도 휘말렸다.
지난 8월에는 아동 보호 의무 위반과 소셜미디어 중독 문제를 둘러싼 미국 주정부들과의 대규모 소송에서 최대 180억달러(약 23조9760억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저커버그 CEO는 AI 기술 발전으로 개별 업무에 필요한 인력이 줄어들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것을 만드는 직업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메타가 앞으로 지금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하게 되겠지만 각각의 업무에는 더 적은 인력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FT는 메타가 뮤즈 원더를 통해 최첨단 AI 경쟁에 본격적으로 합류했지만 대규모 투자에 대한 수익성 입증과 개인정보 보호, AI 안전성 확보, 내부 조직 안정화 등 여러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