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조선 하루 6척 피격에 해상 운임 화물값 30% 폭등
- 비축유 30억 배럴 증발…트럼프 러시아 디젤 300만 톤도 역부족
- 중동 원유 70% 의존 한국 정유·석유화학 업계 원가 압박 직면
- 비축유 30억 배럴 증발…트럼프 러시아 디젤 300만 톤도 역부족
- 중동 원유 70% 의존 한국 정유·석유화학 업계 원가 압박 직면
이미지 확대보기브렌트유가 2026년 10월 14일(현지시각) 기준 배럴당 106달러(약 14만 2358원)를 넘어서며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글로벌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는 이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공격 급증과 세계 상업 비축유 고갈이 겹치면서 시장이 실물 공급 부족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도했다.
과거 정치 구두 개입이나 잠정 휴전으로 유가를 진정시키던 방식이 한계를 드러냈다. 원유 도입량의 70% 안팎을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 산업 공급망에도 비용 상승 압박이 고스란히 닿는 모습이다.
미 해군 호위 무력화된 호르무즈와 치솟는 뱃삯
영국 해상무역작전본부는 10월 첫 7일 동안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발생한 공격을 9건으로 집계했다. 지난달 전체 집계 건수의 절반에 이르는 수치다. 로이터 역시 해양 분석가들의 집계를 인용해 10월 5일까지 한 주간 최소 12건의 공격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미국 해군이 페르시아만을 빠져나가는 대체 수송로를 열었으나 현장 위험은 가라앉지 않았다. 윈드워드의 10월 12일 집계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은 2척에 불과했다. 두 척 모두 위치 추적을 피하려고 선박자동식별장치를 끈 채 항해했다.
오만 해상에서 이뤄지는 선박 간 환적으로 유조선 회전율이 떨어지면서 운임도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현재 해상 운임은 원유 화물 가격의 30% 수준에 달해 전쟁 전 5% 미만과 비교해 6배 이상 올랐다.
바닥 드러낸 비축유와 효력 잃은 디젤 처방
시장 충격을 흡수하던 세계 비상 비축유 여력도 한계선에 닿았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최고경영자는 지난주 공식 석상에서 전쟁 발발 뒤 30억 배럴에 이르는 원유가 손실됐다고 밝혔다. 각국이 비축유 약 10억 배럴을 방출했으나 상업 재고는 최소 운영 수준에 머물러 저장 체계 붕괴를 막으려면 추가 방출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미국 정유사 셰브론의 최고경영자도 위기 국면을 거칠 때마다 유가 하한선이 높아지고 시장이 예민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석유수출국기구는 2027년 원유 수요 확대를 내다봤다.
연료 시장의 공급 경색은 한층 뚜렷하다. 중동과 러시아 정제 시설이 타격을 입으면서 미국 주유소의 디젤 판매 가격은 갤런당 6달러(약 8058원) 선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맺은 300만 톤(약 1500만 배럴) 규모의 디젤 공급 협정도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로이터의 에너지 전문기자 론 부소는 이 물량이 전 세계 하루 디젤 소비량의 절반에 머물러 공급 공백을 메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국 정유·화학 가치사슬 전이와 시장 변수
중동 수송로의 병목 현상은 한국 정유와 석유화학 산업 전반의 조달 비용을 높이는 경로로 이어진다. 한국석유공사 유통 통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S-OIL·HD현대오일뱅크·GS칼텍스 등 한국 정유 4사는 전체 원유 수입의 70% 안팎을 중동 지역에 기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위험 증가는 원유 운송료와 해상 전쟁 보험료 상승으로 직결된다.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롯데케미칼·대한유화 등 석유화학 업계도 원자재인 나프타 가격 상승 위험을 안고 있다. 원가 상승분을 완제품인 플라스틱 소비재 가격에 곧바로 반영하기 어려운 생산 구조 탓이다. 개별 기업의 현물 원유 도입 계약 조건은 대외비이나 운임 비중이 화물가의 30%까지 치솟은 만큼 조달 비용 부담은 커진 상태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유가 안정의 핵심 변수로 해상 수송로 정상화와 산유국 대체 공급망 가동 여부를 지목한다. 미국 해군이 마련한 안전 통로를 통해 통항 선박 수가 평시 수준을 되찾을 수 있는지가 1차 분기점이다.
아울러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이 추진 중인 동서 횡단 송유관 우회 수송이 차질 없이 물량을 소화해 낼 경우 공급 압박이 일부 완화될 수 있다. 반대로 유조선 피격이 이어지고 비축유 추가 방출이 묶인다면 국제 유가 하한선은 현 수준보다 한 단계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