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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이란戰에도 경제 방어력 과시…IMF "내년 7.9%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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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이란戰에도 경제 방어력 과시…IMF "내년 7.9% 반등"

올해 GDP 3.3% 역성장 전망에도 카타르·쿠웨이트보다 충격 작아
호르무즈 우회 송유관·재정 여력 효과…원유 수출 유지하며 고유가 수혜 가능성
사우디아라비아 라스타누라에 있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정유시설과 원유 수출터미널 전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사우디아라비아 라스타누라에 있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정유시설과 원유 수출터미널 전경. 사진=로이터

이란 전쟁으로 중동 산유국들이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은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가 풍부한 재정 여력과 대체 원유 수출 경로를 바탕으로 주변 걸프 국가들보다 충격을 잘 견디고 있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평가가 나왔다.

사우디 경제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최악의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송유관을 활용해 원유 수출을 유지하면서 내년에는 강한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15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IMF는 사우디의 재정적 완충 능력과 대체 에너지 수출시설이 이란 전쟁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지하드 아주르 IMF 중동·중앙아시아 국장은 태국 방콕에서 열린 IMF·세계은행 연차총회 기간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사우디가 주변 걸프 국가들보다 전쟁의 충격을 견딜 수 있는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르 국장은 "사우디는 이번 위기에서 충격을 견딜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다"며 충분한 준비자산과 원유 수출 경로를 신속하게 전환할 수 있도록 구축한 기반시설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올해 3.3% 역성장에도 걸프 국가 중 상대적 선방

IMF는 올해 사우디 경제가 3.3%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가장 부진한 경제성적이다. 이란 전쟁으로 원유 수출이 차질을 빚고 에너지 기반시설이 공격받으면서 중동 최대 경제국인 사우디도 심각한 피해를 피하지 못했다.

그러나 다른 걸프 산유국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인 충격은 작은 편이다.

IMF는 올해 쿠웨이트와 카타르의 국내총생산(GDP)이 각각 15% 넘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우디의 예상 경제성장률 -3.3%와 비교하면 두 나라의 경제적 피해가 훨씬 클 것으로 전망되는 셈이다.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이후 이란과 친이란 세력은 사우디의 주요 에너지 시설을 공격해 왔다.

이란은 사우디의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했고 사우디는 원유 수출과 생산에 상당한 차질을 겪었다.

이달 들어서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의 주요 공항을 공격하면서 위기가 더욱 악화했다.

최근 공격으로 10명 이상이 사망하고 다수 항공편의 운항이 중단됐다.

이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는 주요 국제 투자자 행사인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를 불과 2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안보 위기와 경제적 충격에도 IMF는 사우디가 주변 국가들보다 우수한 대응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호르무즈 대신 홍해로 원유 수출…동서 송유관이 버팀목

사우디가 전쟁의 경제적 충격을 줄일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은 호르무즈해협을 거치지 않고 원유를 수출할 수 있는 대체 수송 기반시설이다.

사우디는 동부 유전지대에서 생산한 원유를 서부 홍해 연안으로 운송하는 동서 송유관을 활용하고 있다.

이 송유관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지 않고도 국제시장으로 원유를 공급할 수 있도록 연결돼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막히자 사우디 당국은 동서 송유관을 이용해 수출 물량을 홍해 연안으로 신속하게 돌렸다.

아주르 국장은 사우디가 충분한 준비자산뿐 아니라 원유 수출 경로를 단기간에 전환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갖춘 점이 위기 대응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사우디가 이번 전쟁의 중대한 충격 속에서도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경제적 대응체계를 구축해 왔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는 전쟁으로 주요 수송로가 제한됐지만 여전히 국제시장에 원유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수출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원유 판매로 더 많은 수입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IMF는 분석했다.

동서 송유관을 통한 우회 수출은 사우디 경제의 피해를 줄이는 동시에 글로벌 원유시장 안정에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IMF "내년 성장률 7.9%"…전쟁 이후 강한 반등 예상

IMF는 사우디 경제가 올해 침체를 겪은 뒤 내년에는 큰 폭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7년 사우디의 GDP 성장률 전망치는 7.9%다.

올해 예상 성장률 -3.3%에서 큰 폭으로 개선되는 수치다.

사우디가 원유 수출 경로를 유지할 수 있는 기반시설과 재정 여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향후 경기 회복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됐다.

아주르 국장은 사우디가 이번 위기에서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높이는 체계를 구축했으며 이것이 효과적으로 작동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같은 경기 회복 전망은 전쟁에 따른 수출과 경제활동의 차질이 점차 해소된다는 전제와 관련돼 있다.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거나 주요 수송시설에 대한 공격이 계속될 경우 회복 속도가 늦어질 위험도 남아 있다.

IMF는 중동 지역의 경제 회복이 전쟁의 지속 기간과 에너지 생산시설, 해상 운송망의 정상화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원유 수송 차질과 에너지 기반시설 피해가 추가로 발생하면 걸프 산유국들의 경제활동이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사우디 항만, 주변 걸프 국가 수출까지 지원

IMF는 사우디가 구축한 항만과 물류 기반시설이 자국뿐 아니라 다른 걸프 국가들의 경제적 피해를 줄이는 데에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와 전쟁에 따른 물류 차질로 원유와 상품 수송에 어려움을 겪는 주변 국가들이 사우디 항만을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주르 국장은 이러한 사례가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이 역내 경제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GCC 국가들이 상호 연결성을 더욱 높일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역내 경제통합을 가속하고 금융시장을 더욱 발전시키는 한편 공동 기반시설 사업을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전쟁은 원유 생산능력뿐 아니라 대체 수송로와 물류 기반시설을 확보하는 일이 중동 산유국들의 경제안보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드러냈다.

사우디는 충분한 재정 여력과 홍해를 통한 우회 수출시설을 활용해 다른 걸프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경제적 충격을 받는 것으로 평가됐다.

블룸버그는 IMF가 사우디의 이러한 대응 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전쟁 이후 강한 경기 반등을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호르무즈해협의 정상화 여부와 추가 공격 가능성은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 국가들의 경제 전망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는 관측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