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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금 60% 붓고 3%만 받은 대만… 美 전투기 납품 덫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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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금 60% 붓고 3%만 받은 대만… 美 전투기 납품 덫에 걸렸다

- 대만 공군 66대 중 단 2대 도착… 대금 선지급에도 납품률 3% 그쳐
- 전자전 장치 빠지고 무게 늘어… 5세대기 각축 속 4.5세대 한계 노출
- 미국 대외군사판매 공급망 정체… 제3국 대체 시장에서 한국 방산 주목
대만 공군이 도입하기로 한 미국산 F16 블록 70 전투기 66대 가운데 초도 물량 2대가 하와이 체류를 거치며 일정이 지연된 끝에 전자전 장치가 장착되지 않은 채 대만에 도착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대만 공군이 도입하기로 한 미국산 F16 블록 70 전투기 66대 가운데 초도 물량 2대가 하와이 체류를 거치며 일정이 지연된 끝에 전자전 장치가 장착되지 않은 채 대만에 도착했다. 사진=로이터
대만 공군이 도입하기로 한 미국산 F16 블록 70 전투기 66대 가운데 초도 물량 2대가 하와이 체류를 거치며 일정이 지연된 끝에 전자전 장치가 장착되지 않은 채 대만에 도착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2026년 10월 15일(현지 시각) 군사 전문가 대담을 통해 대만이 전체 사업비의 60%를 이미 지급했음에도 실제로 넘겨받은 물량은 3%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미국 대외군사판매 제도의 공급망 병목이 드러나면서 제3국 항공 조달 시장에서 한국 방산 생태계의 납기 신뢰도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빈껍데기 논란과 사양 축소 의혹


대만 군사평론가 뤼리시 전 함장과 스양 군사관찰자는 대담에서 이번 전력 인도가 대만 영공 방위력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지 못한다고 짚었다. 대만에 반입된 초도기 2대는 핵심 생존 장비인 전자전 장치가 제외된 상태였다. 미국 공군이 자체 부대에는 블록 70 대신 별도 개량형 기종을 선택하는 상황에서 대만이 과도한 예산을 들이고도 온전하지 못한 사양을 인수했다는 비판이다.

미국산 무기 공급 과정에서 불거진 사양 감축 사례도 다시 거론됐다. 대만이 도입한 M1A2T 전차는 전장관리시스템 결함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장거리 순항미사일 대신 구형 하푼 미사일이 공급된 전례 역시 대표 사례로 지목된다. 안보 협력이라는 이름 뒤에서 기술 제약이 걸린 장비가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중 전력 격차와 조종 인력 이탈


동아시아 상공의 전력 구도 변화는 4.5세대 전투기의 작전 한계를 드러낸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스텔스 전투기 젠-20과 젠-35를 실전 배치하고 있다. 주변국 역시 5세대 스텔스 기종인 F35를 주력으로 운용 중이다. 반면 F16 블록 70은 성능을 개량했더라도 은신 능력이 없는 4.5세대 기체라는 태생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기체 형상 변경에 따른 비행 성능 저하도 문제로 꼽힌다. 대만 사양에 추가된 보형 연료탱크는 작전 반경을 넓혀주지만, 공기 저항과 자체 무게를 늘린다. 엔진 추력 향상분이 탱크 무게에 상쇄되면서 공중전 기동성과 긴급 출격 임무 수행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스텔스 성능이 없는 상태에서 장거리 타격 임무를 수행하면 대공 레이더망에 노출될 위험도 크다.

조종사 수급난은 전력 공백을 키우는 또 다른 변수다. 대만 조종사들은 복합 훈련 과목이 요구되는 F16보다 단순 요격 위주인 대만 자국산 고유 전투기인 경국호(F-CK-1)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복무 기간을 채운 숙련 조종사들이 진급 정체와 행정 부담을 피해 민간 항공사로 옮겨가면서 신규 기체를 들여와도 운용할 편대를 구성하기 어렵다는 실태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행정부 승인을 기다리는 대만 군사 판매 대기 규모는 140억 달러(약 18조8020억 원)에 이른다. 불가리아가 발주한 8대의 F16 인도 시점이 2030년으로 잡혀 있어 대만의 잔여 64대 수령 일정도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 공급 병목과 한국 방산 생태계 기회


미국 방위산업의 공급망 정체는 록히드마틴을 비롯한 주요 체계업체의 생산 라인 과부하에서 비롯됐다. 미국 국방안보협력국과 회계감사원 자료를 살펴보면 세계 분쟁 지원 여파로 대외군사판매 주문 잔액 적체가 구조화되는 양상이다. 대만의 납기 차질은 단일 지역의 문제를 넘어 미국 방산 제조망 전반의 한계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러한 수급 불균형은 한국 항공방산 기업에 우호적인 시장 환경을 열어주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의 경공격기 FA-50은 높은 가동률과 원활한 후속 군수지원 역량을 앞세워 시장을 넓히고 있으며, 양산 중인 KF-21도 중장기 4.5세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산 전투기 조달이 장기간 묶인 폴란드나 동남아 등 제3국 조달 시장에서 납기 준수 능력을 갖춘 한국산 기체 플랫폼이 실질적 선택지로 부상하는 배경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항공 엔진 부품과 LIG D&A의 정밀유도 무기체계도 긍정적 영향을 받는 공급망 영역이다. 한국산 플랫폼 수출 확대와 연계해 항공 전자와 유도무기 부문의 동반 진출 가능성이 커지는 추세다.

다만 미·중 관계가 긴장 완화 국면으로 돌아서거나 미국 정부가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해 동맹국 공급망을 강제로 정상화할 경우 한국 방산의 납기 우위는 단기간에 약화될 수 있다.

향후 핵심 변수는 미국 의회가 대기 중인 140억 달러 규모의 대만 무기 승인안을 어떻게 처리할지 여부다. 대만 공군의 잔여 기체 도입 일정이 조정되는 과정에서 조달 안정성을 원하는 제3국들의 전투기 구매 노선이 한국 방산으로 선회할지가 시장의 주요 확인 과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