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 8개월 충돌 속 호르무즈·홍해 수송로 마비…국제 유가 13만 원 돌파
- 사우디 얀부항 하루 300만 배럴 뱃길 붕괴…이라크발 드론 송유관 피격 후 재가동
- 중동 원유 의존 70% 한국 정유·석유화학 업계…용선료와 위험 할증료 변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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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8개월째 이어지며 호르무즈와 바브알만데브 두 핵심 해협의 원유 수송 흐름이 마비돼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약 13만 3780원)를 넘어섰다.
CNN은 2026년 10월 17일(현지시각) 싱가포르 선적 화물선 GFS 프라이드호가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맞아 침몰하는 등 무력 충돌 여파로 중동 해상 수송로가 봉쇄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도했다. 중동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의 수급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운임과 원유 조달 경로 전반의 비용 불확실성이 한국 에너지 산업계에도 변수로 떠올랐다.
호르무즈·홍해 양대 수송로 동시 피격
영국 해사무역기구는 지난주 호르무즈 해협 안팎에서 발생한 선박 공격이 12건에 달했다고 집계했다. 이 과정에서 화물선 2척이 정체불명의 발사체 공격을 받아 침몰했다. 시엔엔이 검증한 영상에는 싱가포르 선적 컨테이너선 지에프에스 프라이드호가 연기를 뿜으며 침몰하는 모습과 해협 바다 위로 화물이 흩어진 상황이 포착됐다.
미군은 유조선의 위치추적장치를 끈 채 해협을 통과시킨 뒤 오만만에 대기 중인 다른 선박으로 원유를 옮겨 싣는 운항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 이란 자체 유조선은 미 해군의 해상 봉쇄에 묶여 정상 운항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하루 300만 배럴 수출선 붕괴와 송유관 타격
교전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후티 반군 간 전선으로 번졌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바브알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는 사우디 유조선을 집중 공격했다. 최근에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주요 국제공항까지 공습했다.
에너지 분석기관 에너지 애스펙츠의 리처드 브론즈 공동창업자는 사우디 홍해 연안 얀부항에서 하루 최대 450만 배럴의 원유가 수출됐고, 이 가운데 약 300만 배럴이 바브알만데브 해협을 통해 빠져나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후티 반군의 위협이 고조된 올여름 이후 해당 수송 흐름이 사실상 무너졌다고 전했다.
원유 분석업체 켑러의 요하네스 라우발 선임 원유 분석가는 후티 반군이 모든 국가의 선박을 위협할 경우 원유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심화해 유가가 다시 치솟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9월에는 이라크 내부에서 발사된 드론이 사우디의 동서 송유관을 공격해 홍해 항구로 향하는 공급망이 일시 중단됐으나 현재 복구를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배후일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이란 외무부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사우디는 미군의 지원을 받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국 정유 가치사슬 도달과 공급망 변수
중동 양대 해협의 동시 불안은 원유 수입의 70% 안팎을 중동에 기대고 있는 한국 정유와 석유화학 산업 가치사슬에 영향을 미친다.
한국 정유업계의 경우 장기 계약 물량을 통해 원유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으나, 해협 내 위험 고조에 따른 전쟁보험료 할증과 초대형 원유 운반선 운항 차질은 단기 조달 비용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국제 유가와 연동되는 나프타 등 기초 석유제품 가격 역시 시장 가격에 반영되면서, 나프타분해시설을 가동하는 석유화학 업계의 기초원료 투입 비용에도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유가 국면은 재고평가손익이나 제품 판가에 반영될 수 있지만, 해상 운송 차질과 운임 급등이 장기화할 경우 수급 안정성과 제조 비용 전반에 복합적인 변수를 안길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구체적인 비용 영향은 향후 분기 실적 발표와 원유 도입 통계를 통해 확인될 예정이다.
미국 해군의 호송 지원과 사우디 송유관 재가동, 수입국의 우회 수송로 개척은 향후 시장 향방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최대 구매자인 중국은 전략비축유를 방출하며 수입량을 줄였고 중동 국가들도 신규 우회 파이프라인 개설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켑러의 라우발 분석가는 분쟁이 길어질수록 각국이 우회로를 확보해 이란의 봉쇄 지배력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사우디 송유관의 정상 가동 유지와 음영 운항의 안착 여부가 한국 에너지 공급망의 운임 및 조달 안정을 가늠하는 기준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