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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2% 가까이 하락…러시아 제재 완화에도 중동 공급 불안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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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2% 가까이 하락…러시아 제재 완화에도 중동 공급 불안 여전

브렌트유 107.86달러·WTI 97.37달러…트럼프 제재 면제에 러시아산 공급 확대 기대
걸프 산유국·러시아 공급량 작년보다 하루 550만배럴 부족…모건스탠리 유가 전망 상향
지난 4월 8일(현지시각) 시리아 바니야스 석유 터미널 인근에 미국의 제재 대상인 러시아 국적 유조선 브라츠크호가 정박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4월 8일(현지시각) 시리아 바니야스 석유 터미널 인근에 미국의 제재 대상인 러시아 국적 유조선 브라츠크호가 정박해 있다. 사진=로이터

국제유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제재 면제 조치에 따른 공급 확대 기대감으로 2% 가까이 하락했다.

그러나 중동 지역의 해상 운송 위험과 러시아 석유시설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어 유가 하락세가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신규 제재와 관세 적용을 면제하면서 국제유가가 지난주 상승분 일부를 반납했다고 19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날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8% 하락한 배럴당 107.86달러(약 14만3600원)를 기록했다.

같은 달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도 1.7% 내린 배럴당 97.37달러(약 12만9600원)에 거래됐다.

지난 16일 국제유가가 중동과 러시아의 공급 차질 우려로 상승한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 면제 조치가 시장에 반영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 트럼프, 러시아 신규 제재 면제…원유 공급 확대 기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러시아를 겨냥한 새로운 법률에 규정된 제재와 관세의 적용을 면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러시아산 에너지 거래에 대한 일부 제한을 완화해 국제시장에 추가 물량이 공급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다만 기존에 시행 중이던 러시아 제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시장에서는 제재 완화가 러시아산 에너지의 수출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됐다.

이러한 공급 증가 기대가 국제유가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 리서치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유가 하락이 지난 16일 급등 이후 나타난 기술적 조정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정학적 긴장이 계속되고 추가적인 공급 차질 위험이 남아 있어 유가가 더 큰 폭으로 하락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우크라, 러시아 석유 터미널 공격…공급 차질 위험 지속


러시아산 에너지의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실제 공급을 위협하는 군사적 충돌은 계속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드론은 지난 18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석유 터미널을 공격했다.

러시아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면서 제재 완화만으로 공급 불안을 해소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WSJ는 “이란이 예멘의 후티 반군에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하기 위한 정보와 표적 선정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후티 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원유 수출 통로인 바브엘만데브 해협과 맞닿은 예멘 해안 지역을 장악하고 있다.

이 해협은 중동 원유의 해상 운송과 관련된 주요 항로 가운데 하나다.

중동 지역에서는 선박에 대한 공격도 계속되고 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지난 18일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역에서 예인선 한 척이 공격받았다.

이에 앞서 16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앞바다에서 유조선 두 척이 공격받았다.

이처럼 중동 해상 운송로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서 원유 공급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 걸프 산유국·러시아 공급량 작년보다 하루 550만배럴 부족


중동 지역의 원유 수출은 일부 회복되고 있지만 전체 공급량은 여전히 지난해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공급 차질을 겪고 있는 걸프 지역 산유국과 러시아의 원유 공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하루 550만배럴 적은 수준이다.

중동의 수출 회복에도 국제 원유시장에 상당한 공급 부족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모건스탠리는 이러한 수급 상황과 해상 운송비 상승을 근거로 올해 4분기 브렌트유 현물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105달러(약 13만9800원)로 상향 조정했다.

은행 측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상승한 유조선 운임과 낮은 원유 재고, 지정학적 위험이 유가를 계속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원유 생산량이 일부 회복되더라도 운송비가 높고 해상 운송로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국제시장에 원유를 공급하는 데 부담이 남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에 대한 제재 완화가 단기적으로 유가를 낮추더라도 중동 지역의 공급 차질과 운송 위험이 지속되는 한 하락 폭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 ING "호르무즈 운송 정상화하려면 미·이란 합의 필요"


국제유가의 향후 흐름은 호르무즈해협의 원유 운송 정상화 여부에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네덜란드 금융그룹 ING의 애널리스트들은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안정적으로 회복되려면 중동 지역의 안보 상황에 대한 신뢰가 높아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과 이란의 합의가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유가 상승 요인을 줄이는 데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원유 공급 확대 기대만으로는 해상 운송 위험을 해소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국제유가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대러시아 제재 면제 조치에 반응해 하락했지만 시장에서는 중동의 군사적 긴장과 러시아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이 추가적인 공급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을 계속 경계하고 있다.

WSJ는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 확대 가능성과 중동의 지속적인 공급 위험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국제 원유시장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