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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갈등 딛고 잠비아와 손잡은 아부다비 왕실, 구리 패권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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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갈등 딛고 잠비아와 손잡은 아부다비 왕실, 구리 패권 지켰다

- 투자 약속 어겼다던 잠비아 정부와 협력 복원… 모파니 구리 광산 지분 51% 수성
- 2025년 반토막 난 생산 실적 딛고 2029년까지 연간 30만 톤 가공 구리 체제 구축
- 중동 국부 자본의 상류 광물 독식 가속… 한국 전선과 동박 제조 원가 변동성 주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실 소속 광물 투자사 인터내셔널 리소스 홀딩(IRH)이 잠비아 국영 광산사와 벌이던 자금 갈등을 끝내고 모파니 구리 광산에 11억 달러를 투자한다. 이미지=제미나이4이미지 확대보기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실 소속 광물 투자사 인터내셔널 리소스 홀딩(IRH)이 잠비아 국영 광산사와 벌이던 자금 갈등을 끝내고 모파니 구리 광산에 11억 달러를 투자한다. 이미지=제미나이4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실 소속 광물 투자사 인터내셔널 리소스 홀딩(IRH)이 잠비아 국영 광산사와 벌이던 자금 갈등을 끝내고 모파니 구리 광산에 11억 달러(약 1조 4635억 5000만 원)를 쏟아붓기로 10월 14일 공식 합의했다.

빌리어네어스 아프리카는 10월 19일(현지시각) 이번 투자액이 주식 지분 출자와 주주 대여금, 현장 운영 지원금을 합친 규모이며 양측의 지분율은 기존대로 유지된다고 보도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증설로 구리 수요가 치솟는 시점에 중동 오일머니가 아프리카 핵심 광산 통제권을 지켜내면서 한국의 비철금속 수급선에도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파기 위기 넘긴 11억 달러 동맹

인터내셔널 리소스 홀딩과 잠비아 국영 광산 지주사 ZCCM 인베스트먼트 홀딩스(ZCCM-IH)는 건설적인 협의를 거쳐 모파니 광산 개발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광산 지분은 인터내셔널 리소스 홀딩이 51%, 잠비아 국영 지주사가 49%를 나눠 갖는 구도를 유지한다.

알리 라시드 알라시디 인터내셔널 리소스 홀딩 최고경영자는 "모파니 투자는 사업과 잠비아를 향한 장기 약속"이라고 말했다. 페스토 무송다 잠비아 국영 지주사 이사회 의장도 "모파니는 단순한 광산 그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양사는 기존 광산을 넘어 새로운 광물 탐사와 광산 운영 전반에서 협력을 넓히기로 뜻을 모았다. 다만 잠비아 측이 공식 문제 삼았던 자금 미집행 사안을 어떤 조건으로 풀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서한 공방과 연간 30만 톤 증산 목표


이번 봉합 직전 양측은 계약 파기 문턱까지 가며 거칠게 충돌했다. 카케넨와 무양와 잠비아 국영 지주사 최고경영자는 9월 18일 인터내셔널 리소스 홀딩의 현지 자회사인 델타 마이닝에 공식 서한을 보내 재무와 운영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몰아붙였다.

서한 내용을 보면 델타 마이닝이 2025년 모파니 광산에 넣은 돈은 최소 약정액보다 6100만 달러(약 811억 6050만 원) 부족했다. 올해 내놓아야 할 1억 4000만 달러(약 1862억 7000만 원) 규모 투자 의무금 역시 송금 내역이 확인되지 않았다.

3억 810만 달러(약 4099억 2705만 원) 규모 광산 개발 예산 가운데 3월 말까지 집행된 금액은 6230만 달러(약 828억 9015만 원)에 그쳤다. 전문성 없는 하청업체 선정 문제와 맞물려 2025년 구리 음극재 생산량은 사업 계획보다 50% 넘게 밑돌았다.

잠비아 국영 지주사가 손해배상 청구와 국제 중재를 경고하자 인터내셔널 리소스 홀딩은 정상 주주 협의로 풀고 있다며 맞섰다. 벼랑 끝 대치는 하카인데 히칠레마 잠비아 대통령이 9월 말 아랍에미리트를 찾아 최고경영자를 직접 만나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2025년 6만 6369톤에 머문 모파니 광산의 구리 생산량을 2029년까지 연간 완성 구리 30만 톤으로 끌어올리는 과제가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원자재 장악하는 중동 자본과 한국 공급망


아부다비 왕실 자본의 잠비아 광산 정상화는 글로벌 자원 시장의 채굴 주도권이 중동 국부펀드로 빠르게 넘어가는 현실을 보여준다.

인터내셔널 리소스 홀딩은 2024년 3월 6억 2000만 달러(약 8249억 1000만 원)를 분할 지급해 모파니 인수를 마쳤고, 콩고민주공화국 비시에 주석 광산을 쥔 알파민 리소시스 지분 56%를 3억 6700만 달러(약 4882억 9350만 원)에 사들이며 아프리카 광맥을 넓혀왔다.

원자재 상류 공급망 과점화는 런던금속거래소 시세에 연동해 전기동을 들여오는 한국 전선업계와 배터리용 동박 제조사들에 새로운 계산서를 안긴다. 채굴 자금을 둘러싼 파행이 멈춘 점은 시장의 공급 불안을 덜어주는 대목이다.

반면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중동 투자사가 생산 물량의 장기 우선구매권을 독점할 경우 한국 기업이 런던금속거래소 현물 시장에서 치러야 할 조달 웃돈 부담은 커질 수 있다.

현장 설비 보수와 자금 집행이 차질 없이 이뤄져 모파니 광산이 실제 30만 톤 궤도에 올라설 수 있을지가 향후 글로벌 구리 수급 안정의 흐름을 판가름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