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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 꽂힌 12조 유도탄…독자 분업이 빚어낸 한국 방산의 역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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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 꽂힌 12조 유도탄…독자 분업이 빚어낸 한국 방산의 역작

- 한화시스템 레이더·한화에어로 발사대·LIG D&A 체계통합 분업 확립
- 아랍에미리트 4조 6438억·사우디 4조 2458억·이라크 3조 7135억 계약
- 부품 국산화율 95% 달성 속 실전 요격률 공식 검증과 납기 유지 과제
천궁-Ⅱ’(M-SAM2). 사진=LIG D&A이미지 확대보기
천궁-Ⅱ’(M-SAM2). 사진=LIG D&A

한국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2(KM-SAM 블록2)가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 등 중동 3개국과 2026년 10월 기준 총 95억 달러(약 12조 6046억 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스톡아나토미케이알(stockanatomykr)은 2026년 10월 20일(현지시각)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 D&A 3사가 레이더, 발사대, 유도탄과 전체 체계 조율을 분담한 구조가 대형 수주를 끌어낸 원동력이라고 보도했다. 단일 기업이 완제품을 생산하던 기존 방식을 벗어나 체계 조립과 핵심 부품 공급망을 수직·수평으로 맞물린 협력망이 현지 계약을 이끈 셈이다.

중동 3국 수주 일지와 3사 분업망


천궁2 수출은 중동 3개국에 걸쳐 차례대로 매듭지어졌다. 아랍에미리트는 2022년 1월 두바이에서 방위조달기관 타와준과 약 35억 달러(약 4조 6438억 원) 규모 계약을 맺고 도입 체계를 실전 배치해 운용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23년 11월 약 32억 달러(약 4조 2458억 원) 계약에 서명했고 해당 내용은 2024년 2월 공시로 알려졌다. 이라크는 2024년 9월 19일 바그다드에서 약 28억 달러(약 3조 7135억 원) 계약을 확정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사업은 생산 절차를 밟고 있다. 계약 체결 시점마다 기준 환율이 달라 3개국 총액은 달러 기준 약 95억 달러로 집계된다.

천궁2 1개 포대는 유도탄 발사 차량 6기, 다기능 레이더 1기, 교전통제소 1기로 이뤄진다. 한화시스템은 표적 탐지·추적·피아식별을 도맡는 다기능 레이더 제작을 담당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도탄을 싣고 수직 사출하는 발사대와 발사관을 공급한다.

아랍에미리트 계약 당시 제작사는 한화디펜스였으나 2022년 11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흡수합병했다. 체계 종합 결합과 유도탄 최종 조립, 교전통제소 제작은 주계약자인 LIG D&A가 맡고 있다.

수직 사출 방식과 데이터 검증 한계


천궁2는 미국 패트리엇과 견줘 발사 구동 체계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패트리엇은 발사관 안쪽에서 로켓 모터를 점화해 추진하므로 발사대를 표적 방향으로 미리 돌려놓아야 한다. 반면 천궁2는 압축 가스를 이용해 유도탄을 10미터 이상 쏘아 올린 뒤 공중에서 추진 방향을 잡고 모터를 점화하는 냉발사(콜드런치) 방식을 쓴다. 수직 발사와 공중 회전이 결합하면서 360도 전 방향 위협에 즉각 대응하는 기동성을 확보했다.

수출 성과 이면에 자리한 성능 지표는 출처의 성격을 엄격히 가려볼 필요가 있다. 아랍에미리트 배치 포대의 96% 요격률과 60여 발 발사 내역은 2026년 3월 국회의원 발언을 인용한 보도에서 비롯된 수치다. 한국이나 아랍에미리트 정부가 발표한 공식 문서, 산정 기간, 명중 판정 기준은 확인되지 않았다.

방위사업청이 고지한 개발 시험 발사 100% 명중률과도 시험 환경이 달라 나란히 비교하기 어렵다. 부품 국산화율 95% 역시 나머지 5%의 세부 내역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2012년 개발에 착수해 2020년 11월 군에 인도된 천궁2는 초기형 천궁과 구별되는 개량 체계다.

부품 공급망 확장과 현지 이행 과제


중동 3개국 수주는 부품 제조부터 정비에 이르는 생산 유발 사슬을 한국 방산 업계에 열어젖혔다. 한화시스템은 공시 기반 보도 기준 아랍에미리트 약 1조 3000억 원, 사우디아라비아 약 1조 2000억 원, 이라크 약 8590억 원 등 다기능 레이더 납품으로만 3조 원대 물량을 채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뉴데일리 2024년 12월 26일 보도 기준 주계약자인 LIG D&A와 사우디아라비아용 발사대 6284억 원, 탄약 구성품과 발사관 3184억 원 등 총 9400억 원 규모 부품 공급 계약을 맺었다. 유도탄 생산과 전체 공정을 조율하는 LIG D&A를 정점으로 협력망이 짜인 구도다.

국산화율 95% 공정을 공유하는 3사의 분업 체계는 향후 유도탄 재보급과 창정비 수요로 이어지며 지속적인 매출 기반을 넓혀갈 수 있다.

다만 혹독한 모래 먼지와 열기에 노출되는 사막 특유의 환경에서 부품 수명을 방어하고 양산 납기를 안정적으로 지켜내는 일은 선결 과제로 꼽힌다. 정치권 발언으로 확산한 실전 요격 수치와 현지 군 당국의 실제 운용 기록 사이에 간극이 생길 경우 사후 성능 보증을 둘러싼 기술 협상이 까다로워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수출 물량의 구체적인 납품 완료 일정은 공표되지 않았다. 첫 실전 배치가 끝난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후속 2개국의 조달 공정이 약정된 속도대로 순항하느냐가 이번 3사 분업 생태계의 완성도를 증명할 실질적인 시험대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