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만가구에 10월분 21일까지 지급…급여도 15% 인상
정부 "엘니뇨 피해 대비"…야당 "노골적인 선거용 조치" 반발
정부 "엘니뇨 피해 대비"…야당 "노골적인 선거용 조치" 반발
이미지 확대보기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대선 결선투표를 앞두고 저소득층 약 1900만가구에 대한 복지급여 지급을 앞당기기로 했다.
브라질 정부는 이상기후에 따른 피해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야당은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저소득층 현금지원 프로그램인 '보우사 파밀리아(Bolsa Família)'의 10월분 급여를 21일(이하 현지시각)까지 모두 지급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보우사 파밀리아는 브라질의 대표적인 저소득층 현금지원 제도로 현재 약 1900만가구가 혜택을 받고 있다. 통상 매월 마지막 열흘에 걸쳐 순차적으로 지급하지만 이번에는 지급 일정을 앞당겼다.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는 오는 25일 실시된다. 이에 따라 저소득층 유권자들은 투표일 나흘 전까지 10월분 복지급여를 모두 받게 된다.
이번 지급액에는 룰라 대통령이 지난달 발표한 15% 인상분도 처음 반영된다. 가구당 평균 지급액은 777헤알(약 20만5000원)로 높아진다.
◇정부 "엘니뇨 대응"…야당은 선거 개입 의혹 제기
브라질 정부는 복지급여 조기 지급이 선거와는 무관한 기후재난 대비 조치라는 입장이다.
브라질 정부는 올해 이례적으로 강한 엘니뇨 현상으로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취약계층에 대한 현금 지원을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급 일정 변경은 10월뿐 아니라 올해 말까지 적용될 예정이다.
정부는 과거에도 자연재해 피해 지역을 대상으로 보우사 파밀리아 지급 일정을 앞당긴 사례가 있다.
그러나 야당은 결선투표 직전에 대규모 복지급여를 지급하는 것이 사실상 선거를 겨냥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파 정당 노부당의 에두아르두 히베이루 대표는 "보우사 파밀리아 지급을 앞당긴 것은 수많은 사례 가운데 또 하나의 노골적인 선거운동 수단"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엘니뇨를 지급 일정 변경의 이유로 내세운 것은 룰라 대통령이 소속된 노동자당의 기준으로 보더라도 민망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야당은 지급 일정 변경과 함께 15% 인상된 급여가 처음 지급된다는 점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반면 룰라 대통령 측은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 확대와 가계의 경제적 부담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차 투표 보우소나루 선두…룰라, 지지율 격차 축소
복지급여 지급 일정 변경을 둘러싼 논란은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가 접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불거졌다.
오는 25일 결선투표에서는 80세인 룰라 대통령과 45세의 우파 후보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맞붙는다.
플라비우 후보는 ‘브라질판 트럼프’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의 아들이다.
지난 4일 실시된 대선 1차 투표에서 플라비우 후보는 약 47%를 득표해 룰라 대통령을 약 2%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그러나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두 후보는 결선투표에서 다시 경쟁하게 됐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룰라 대통령이 보우소나루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좁히고 있다는 결과도 나오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네 번째 대통령 임기에 도전하고 있으며 이번이 마지막 선거운동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플라비우 후보의 아버지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도 2022년 재선에 도전할 당시 저소득층에 대한 현금지원 정책을 확대하는 등 비슷한 조치를 시행했다.
그는 당시 룰라 대통령에게 패배했으며 이후 쿠데타 모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징역 27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건강 문제로 가택연금 상태에서 형을 복역하고 있다.
◇룰라, 부채 탕감·무료 대중교통 등 추가 지원 공약
룰라 대통령은 복지급여 조기 지급 외에도 최근 유권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책들을 잇따라 제시했다.
개인 채무에 대한 부담 경감과 주말 대중교통 무료 이용, 저소득층 학생에 대한 추가 재정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야당과 비판론자들은 이러한 정책들이 이미 재정 압박을 받고 있는 브라질 정부의 지출 부담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치권에서는 복지급여 인상과 조기 지급이 실제 선거 결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브라질 제툴리우 바르가스 재단의 에두아르두 그린 정치학 교수는 최근 정부 조치가 선거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결선투표까지 남은 시간이 너무 짧아 룰라 대통령이 필요한 만큼의 유권자를 동원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복지급여 지급 일정 변경이 저소득층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수는 있지만 이를 곧바로 지지율 상승이나 선거 승리로 연결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빈곤층 지원 대표 정책…브라질 대선 핵심 쟁점 부상
보우사 파밀리아는 룰라 대통령이 첫 번째 임기를 시작한 2003년 도입한 대표적인 사회복지정책이다.
이 제도는 저소득 가구에 현금을 지원하는 대신 자녀의 예방접종과 학교 출석 등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도입 이후 수백만명을 빈곤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룰라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책 성과로 자리 잡았다.
이번 대선에서도 복지제도의 유지와 정부 재정지출 규모는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룰라 대통령 지지자들은 보우소나루 후보가 추진하는 재정지출 감축 정책이 저소득층 복지급여와 공공서비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보우소나루 후보는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삭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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