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리들 "머스크가 직접 결정"…트럼프 사전 협의 여부 증언 엇갈려
백악관 내부 조사까지 촉발…우크라이나 드론 작전·미사일 방어 차질 지속
백악관 내부 조사까지 촉발…우크라이나 드론 작전·미사일 방어 차질 지속
이미지 확대보기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는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의 속도 제한을 직접 지시했다는 미국 관리들의 증언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조치를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를 놓고는 엇갈린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양상이다.
머스크 CEO가 우크라이나군이 의존하는 군사용 스타링크 서비스의 속도를 낮추도록 지시했으며 이로 인해 공격용 드론과 요격용 드론의 운용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관리들과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2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 14일부터 적용된 제한 조치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공격하거나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는 데 사용하는 드론의 통신 연결에 영향을 미쳤다. 일부 드론은 사실상 운용이 어려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 CEO와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에 불만을 표출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경유 생산시설 공격이 에너지 가격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민간기업인 스페이스X가 전쟁 수행에 필수적인 군사통신망을 얼마나 강하게 통제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머스크 직접 지시 증언…트럼프 사전 관여는 엇갈려
WSJ에 따르면 머스크 CEO와 트럼프 대통령은 스타링크 속도 제한이 알려진 직후 전화로 관련 문제를 논의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유세 중이었으며 두 사람이 통화했다는 사실은 복수의 관계자가 확인했다.
한 관계자는 머스크 CEO가 속도 제한을 시행하기 전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 문제를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 미국 관리들은 머스크 CEO가 독자적으로 결정을 내렸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보복 조치를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머스크 CEO가 제한 조치를 시행하기 전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행정부 고위 인사 여러 명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스타링크 속도 제한을 누가 결정했는지 알지 못한다면서도 그 경위를 알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앞서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스타링크의 속도나 사용에 관한 모든 제한은 미군이 결정하며 최종적으로는 미국 대통령의 권한에 속한다고 주장했다.
머스크 CEO의 설명과 일부 미국 관리들의 증언이 서로 다른 가운데 이번 조치의 결정 과정은 여전히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백악관 내부 조사 촉발…스페이스X도 대응 나서
스타링크 제한 조치가 알려지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즉각 강하게 반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제한 없는 서비스를 복구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공개적인 문제 제기 이후 백악관 내부에서는 누가 제한 조치를 지시했는지를 놓고 혼선이 발생했다.
WSJ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번 결정의 경위를 확인하기 위한 비공식 조사까지 진행했다.
논란이 확산하는 동안 스페이스X 관계자들은 백악관 관계자들에게 연락해 머스크 CEO의 지시 이전에 회사와 트럼프 행정부가 조율했는지에 관한 공동의 입장과 대외 설명을 마련하려 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스타링크 제한 조치 직전에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CEO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판하는 등 우크라이나에 적대적인 발언을 이어갔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제한 조치가 미국의 대우크라이나 압박과 관련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드론 속도 시속 130㎞ 미만 제한…방공작전에도 영향
스타링크의 속도 제한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작전뿐 아니라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막기 위한 방공작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최전선에서 러시아군을 공격하고 자국 영토를 방어하는 데 스타링크 위성통신망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동 중인 장비의 통신 연결 속도에 제한이 적용되면서 공격용 드론과 요격용 드론의 운용 능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문가 마이클 코프먼은 “우크라이나군이 공격용 및 요격용 드론을 운용하는 데 필요한 속도가 시속 160㎞ 수준이지만 현재 통신 연결 제한은 시속 13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제한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작전과 방공작전을 계속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속도 제한으로 일부 러시아 미사일이 방어망을 뚫고 들어올 수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주재 우크라이나 고위 외교관인 데니스 시에니크는 20일 우크라이나 정부가 미 국방부와 스페이스X 측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양측 고위급 접촉을 통해 정확히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확인하는 동시에 통신 연결이 복구됐거나 복구될 예정인지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에 불만…미국·우크라 갈등 심화
이번 스타링크 논란의 배경에는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에너지 시설 공격을 둘러싼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유 가격을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정유시설을 공격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상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WSJ는 대다수 전문가들이 에너지 가격 상승에 더 큰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이란 전쟁을 지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러시아를 공격하더라도 정유시설은 공격하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의 경유 생산시설을 공격하는 것은 세계적인 문제가 된다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해당 발언을 담은 백악관 영상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나쳤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나흘 뒤인 14일 우크라이나군 드론 운용 요원들은 별다른 설명 없이 스타링크 연결이 제한되는 문제를 겪기 시작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러시아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추적하고 러시아 영토 내부를 타격하는 데 필요한 정보 지원까지 일시적으로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20일 기자들에게 정보 지원 중단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미국과 우크라이나 사이의 긴장이 높아졌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인정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도 같은 날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던 지원을 철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스타링크가 서비스 이용 조건과 관련해 자체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면서도 미국 국방부가 제한 조치를 지시한 사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노르웨이를 방문해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 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했다.
WSJ는 이번 사태가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관계를 지난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충돌한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시켰다고 분석했다.
또 민간기업을 운영하는 머스크 CEO가 위성통신망의 운용 조건을 변경하는 것만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다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김대호 인물] 캐시우드의 무서운 베팅 "테슬라+스페이스X"](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setimgmake.php?w=270&h=173&m=1&simg=2026102109195202172906806b77b1752093689.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