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결권 C-신주 발행의 속내
이미지 확대보기메타의 저커버그가 영구집권의 카드를 꺼냈다. 메타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회사다. 이 회사를 세운 사람이 마크 저커버그다. 최근 메타가 새로운 주식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름은 ‘C주'다. 이 주식에는 특이한 점이 하나 있다. 회사 일을 정하는 투표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왜 이런 주식을 만드는 걸까. 주식은 회사를 잘게 나눈 조각이다. 동네 빵집을 100조각으로 나눴다고 생각해 보자. 그중 10조각을 사면 빵집의 10%를 가진 주인이 된다. 빵집이 돈을 잘 벌면 내 조각의 값도 오른다.
주식을 가지면 돈 말고 얻는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투표권이다. 빵집에서 새 메뉴를 낼지, 가게를 넓힐지, 사장을 바꿀지 같은 중요한 일은 주인들이 모여 투표로 정한다. 보통은 조각 하나에 한 표다. 조각을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목소리가 크다.메타는 조금 다르다. 메타에는 두 종류의 주식이 있다. 일반 사람들이 사고파는 주식은 1주에 1표다. 하지만 저커버그가 주로 가진 특별한 주식은 1주에 10표다. 그래서 저커버그는 회사 전체 조각 중 10% 남짓만 갖고도 투표권은 절반 넘게 갖고 있다. 다른 주인들이 모두 반대해도 저커버그가 찬성하면 통과되는 구조다. 쉽게 말해 메타의 운전대는 저커버그가 꽉 쥐고 있다.
문제는 저커버그가 돈이 필요할 때다. 그가 가진 10표짜리 주식은 남에게 팔면 1표짜리 평범한 주식으로 바뀐다. 그러니 주식을 팔수록 그의 투표권도 줄어든다. 돈을 마련하려면 운전대를 조금씩 놓아야 하는 셈이다. 실제로 저커버그는 최근 캘리포니아주의 세금 문제 때문에 큰돈이 필요해졌다. 주식을 팔자니 영향력이 줄고, 안 팔자니 돈이 없는 난처한 처지가 된 것이다.
회사는 이렇게 설명한다. 저커버그가 회사를 가장 잘 이끌 사람이고, 그가 계속 운전대를 잡아야 회사가 먼 미래를 보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C주가 생기면 회사는 앞으로 새 주식을 찍어 직원에게 주거나, 다른 회사를 사거나, 돈을 모을 때 C주를 쓸 수 있다. 그래도 저커버그의 투표권은 줄지 않는다. 반대로 일반 주주는 피자 조각이 계속 잘게 나뉘면서 내 몫의 비중이 줄어드는데, 회사 일에 목소리를 낼 기회는 늘지 않는다.
사실 메타는 2016년에도 같은 계획을 내놓은 적이 있다. 그때 주주들이 "창업자 권력만 키워준다"며 소송을 걸었고, 결국 계획은 취소됐다. 이번에는 저커버그가 C주를 마음대로 팔지 못하게 하는 약속도 함께 정했다. 구글도 2014년에 비슷한 주식을 만들었는데, 주로 직원 보너스로 쓰였다. 한 줄로 정리하면 C주는 저커버그가 회사 운전대를 놓지 않으면서 돈을 마련할 수 있게 해주는 주식이다. 영구적으로 독점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겠다는 구상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