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그룹 회장은 14일 한국의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자 진정한 LCC 서비스 항공사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 LCC들은 다른 항공사 진입과 성장을 막기 위해 출범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LCC를 '저렴한 항공 운임을 제공하고, 그에 걸맞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국내 LCC의 경우 LCC답지 않게 항공 운임이 비싸고, 질 높은 서비스가 제공된다고 지적한다.
그는 "예를 들어 에어아시아의 경우 땅콩 서비스를 하더라고 그냥 봉지째 서비스하고 말지, 굳이 컵에 제공하지는 않는다"면서 "그런데 한국의 LCC는 그렇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보기엔 한국 LCC 중 제주항공이 제일 견실해 보인다. 그러나 제주항공 역시 항공운임이 높다"면서 "더 많은 경쟁을 위해 또 다른 LCC 진입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한국 시장 개방을 요구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신생 LCC 출범으로 인해 경쟁이 치열해지고, 일자리 창출은 물론 항공 이용 여객에게도 다양성과 편의성을 제고해 주는 등 (출범 효과가)좋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삼성전자의 휴대폰이 전세계에서 팔리듯 외국의 뛰어난 항공사도 한국으로 들어와 영업을 해야한다"면서 "국내 항공사보다 더 뛰어난 항공사라고 진입 자체를 막는건 옳지 않다"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한국 시장에 뛰어들고 싶다"며 "이건 한국 내 항공규제법에 달렸기에 허가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에어아시아는 지난 2014년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한국 법인 설립을 추진한 바 있으나 외국인이 사업을 사실상 지배하는 경우 항공사 면허를 낼 수 없다는 국내 항공법으로 인해 무산되면서 현재까지 답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페르난데스 회장은 이날 자서전 '플라잉 하이' 국내 출간 소식과 함께 유년시절부터 항공사 설립과 포뮬러 원 팀을 인수한 뒤 퀸즈 파크 레인저스의 구단주가 되기까지의 이야기 등 자신의 삶의 철학과 사업 스토리, 인생 여성을 소개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